미디어를 다루려 하지 말고 교육시켜라
정기간행물(종간)/시민과학 :
2003/09/23 00:00
균형보도는 각광을 받고 싶어하는 엉터리 과학자들의 소동을 진정시키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필립 헌터
번역 전방욱_강릉대 교수
무지와 상업적인 이해관계 때문에 폭발적인 혼합물 배기가스의 희생이 되는 것은 과학대중화이다. 논쟁에서 장점을 취하기보다는 대중의 관점은 양극화되며 미디어를 가장 잘 조종할 줄 아는 사람들에 의해 과도하게 영향을 받는다. 결과적으로 대중의 의견과 과학적 진실 사이에는 상당한 거리가 생기게 된다.
이런 경향은 유전자 조작이나 지구 온난화와 같은 커다란 문제에 대한 논쟁에 확실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그럼 무엇을 해야 하냐는 질문이 따를 수 있다. 과학대중화는 경고(awareness) 만으로는 이루어질 수 없고 대중이 보고 듣는 것에 어느 정도 영향을 받게 된다. 이런 인식 하에서 영국 정부는 실제로 일종의 검열이라고 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했다. 정부는 의견형성자인 미디어가 좀더 정확하고 균형있는 과학 보도를 해야 할 것을 요구하며 새로운 조치가 불가피하다고 한다.
영국정부는 '편집자들을 위한 지침'이라는 과학 보도를 위한 지침을 도입했다. 이 지침에서는 저널리스트가 '과학자와 그들의 업적에 대한 신뢰를 성립시킬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을 요구한다. 이 지침에는 "영국의 독립기구인 왕립학회의 회원명부에 등재된 공인된 전문가들에게 자문을 구하라"는 이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방법도 포함되어 있다.
이런 제안에 정부가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영국 내에서 번지고 있는 MMR (홍역 볼거리 풍진measles mumps rebella) 삼중백신에 대한 지속적인 논쟁 때문이다. 정부 공중보건 정책을 탈선시킬 정도로 위협해왔다. 이야기는 앤드류 웨이크필드Andrew Wakefield가 MMR이 장염을 일으킬 수 있으며 이것은 다시 자폐증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그의 가설을 발표한 1998년에 시작되었다.1 웨이크필드는 미디어의 입맛에 맞는 몇 가지의 논문2을 속보로 싣는데 상당한 성공을 거두었다. 최근 조사한 바에 따르면 영국 대중의 53%는 MMR 백신에 대한 찬반의 증거가 비슷하며, 전문가들의 의견도 반으로 나뉘어져 있다고 믿고 있다.3 그런데 실제로는 1998년 웨이크필드의 논문이 출판된 이래 과학자들과 의학자들은 많은 연구를 수행하여 MMR이 안전하다는 단일한 결론을 내렸다는 것이다.
2002년 왕립학회는 새로운 정책을 천명하면서 '만약 반대의 관점이 돈키호테식으로 소수일 경우에' 반대의 관점을 동일하게 부각시키는 순진한 편의주의를 통해 미디어는 편집상의 균형을 기할 수 없다는 점을 미디어에게 충고했다.
순진한 편의가 일반적인 미디어의 생각이라고 주장하기는 어렵다, 왕립협회가 주장했듯이 흡연과 폐암과의 관련성이 아직 입증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과학자들이 여전히 나타나지만 실제로 신중한 미디어이라면 아무도 그런 논문을 다루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국정부가 공평한 과학 보도에 기울이고 있는 노력은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새로운 이론이 진실한 것인지를 밝히기 위해서 공인된 리스트에 들어 있는 과학자들에게 자문을 구해야 한다는 아이디어는 고집불통에다가 무리할 정도로 편집권의 독립을 실천하고 있는 영국 저널리스트의 구미에는 맞지 않는다. 좋은 행동을 억지로 하게 하면 새로운 행위규범을 우회하는 교묘한 방법을 틀림없이 찾아내게 마련이다.
동일하게 저널리스트가 동료심사에 의해서 합법성이 확인된 아이디어나 관점에만 신뢰를 보내야 한다는 것을 제안하는 지침의 함축된 정신도 역효과를 갖는다. 이는 과학을 평가하는 판도라의 상자를 모두 여는 것과 같다. 우리가 모두 인식하고 애호하는 출판과정과 동료심사 과정은 안정한 기존 과학체제 내에서 혁명보다는 확인의 방식으로 작동한다. 하지만 이런 과정은 예를 들면 어떤 약품이 위험한 부작용을 가지고 있는 경우와 같은 변화와 위기의 경계에서는 효력을 거둘 수 없다. 1960년대에 개발된 진정제인 탈리도마이드가 태아에 영향을 미친다는 가능성을 믿을 수 있는가를 처음으로 공인된 패널의 위원들에게 물어보았다면그들의 대답은 어떨까를 상상해보면 알 수 있다. 그리고 과학적으로 중요하지만 한스 크렙스Hans Klebs의 유명한 회로[산소호흡경로 중 하나], 윌리엄 해밀턴William Hamilton의 유전학 논문과 같이 처음에는 동료심사를 통과하지 못한 사례도 많이 있다.
게다가 자신의 일에 매진하는 저널리스트라면 도전 정신 없이 출판이나 동료 심사를 기다리지는 않을 것이다. 저널리스트는 경쟁을 먹고 산다. 틀릴 위험성도 필연적으로 증가하게 된다. 하지만 만약 적당한 건강 정보가 그 이야기에 들어있다면, 독자들은 이익을 얻는 것이다. 불온한 아이디어를 팔고 다니는, 불화를 일으키는, 혹은 자신의 아이디어를 흥행하기를 원하는 과학자들은 단순히 귀찮은 것만은 아니다. 그것에는 목숨이 달려 있을 수도 있다. 엉터리 과학자들은 너무도 쉽게 미디어, 특히 보통 엉터리를 가려낼 수 있는 거북한 질문을 하지 않는 일반미디어에 등장한다.
산뜻한 해결책이란 없다. 하지만 손꼽을 수 있는 몇몇 전문가의 리스트를 사용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건강한 저널리즘의 원리 안에서 미디어를 교육할 때 이 목표를 이룰 수 있다고 본다.
* Philip Hunter, 'Control the Media? No, Educate Them : Balanced reporting will help mitigate the work of maverick scientists who hog the limelight,' The Scientists 17:14(July 2003), 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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