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국동窓> 혁명적 정책목표와 반혁명적 정책관료의 악조합을 벗어 던져야
칼럼과 기고 :
2003/12/12 10:14
국정쇄신을 위한 특별제언[2] 경제분야
사이버참여연대는 연말까지 총 9회에 걸쳐 경제, 정치, 사법 등 각 분야의 구체적인 개혁 방향을 제시하는 '국정쇄신을 위한 특별제언' 시리즈를 <안국동窓>에 게재합니다. 편집자주
필자는 경제학을 공부하는 사람이다. 주어진(as given) 제약조건 하에서 목적함수를 최적화하는 경제학의 방법론에 너무나 익숙해진, 즉 경제적 합리성을 추구하다가 상상력 결핍증이라는 직업병을 앓게 된 사람이다.
이런 경제학자의 관점에서 볼 때, 정치인들은 언제나 경이의 대상이다. 이 사람들은 주어진 제약조건을 아예 무시하고 완전히 새로운 답안지를 작성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보여준다. 한마디로, 경제학자와는 논리 회로가 전혀 다른 사람들이다. 그 대표적인 사람이 바로 노무현 대통령일 것이다. 그는 대통령이 되기까지 최악의 주어진 제약조건을 180도 뒤집는 반전의 결단을 여러 차례 보여주었다. 대통령이 된 이후에도 마찬가지다. 지금 그는 재신임 선언과 대선자금 수사를 계기로 지난 10개월간의 중간성적표를 찢어버리고 뒤집기를 시도하고 있다.
필자는 정치인 노무현의 상상력을 존중한다. 정치인은 풍부한 정책적 상상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동시에, 그는 이제 수많은 정치인 중의 한 명이 아니라, 4,700만 대한민국 국민의 운명을 좌우하는 단 한 명의 대통령이기에, 그의 상상력에 합리성이라는 제약조건이 부가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경제정책에서는 특히 그렇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경제정책의 목표설정과 집행과정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상상력은 지극히 비합리적인 결과를 초래하였다.
현재 노무현 대통령이 처한 환경은 대단히 열악하다. 대미관계, 대국회관계, 대언론관계, 대노동시민사회관계 등에서 어디 하나 우호적인 데가 없다. 제사회세력과의 관계에서 ‘역대 최약체 정부’라는 평가가 결코 틀린 말이 아니다. 게다가 국내경제 상황은 날로 악화되어 왔다.
그러면, 역대 최약체 정부의 경제정책 목표는 어떠한가. 흔히 참여정부의 경제정책 목표는 ‘개혁’으로 이해되고 있다. 과연 그런가. 혹시 과장된 평가는 아닐까. 엄밀히 말하면, 노무현 대통령의 경제개혁정책은 DJ의 연장선상에 있을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요약하면, DJ정부의 ‘5+3 원칙’을 계승한다는 것뿐이다. 노무현 후보의 개혁성은 어디까지나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에 대비된 상대적인 것일 뿐이었다.
오히려 노무현 대통령의 경제정책의 핵심은 ‘동북아 경제허브’ 구상에 있다. 이것이야말로 정치인 노무현이 가진 상상력의 극한치를 보여준다. 동북아 경제허브 구상은 미국 주도하의 세계질서 속에서 동북아에 협력과 경쟁의 신질서를 창출하고, 남북간의 평화와 공존의 관계를 다지며, 국내의 지역균형발전을 모색하고, 신성장산업을 중심으로 민-관-학의 협력에 기초한 산업클러스터를 육성하는, 그럼으로써 연평균 7%의 경제성장률로 1인당 국민소득 2만불 시대를 열고자 하는 것이다.
이 ‘멋진 신세계’(Brave New World)에 반대할 자 없을 것이다. 문제는 멋진 신세계의 달성에 필요한 전제조건 중에서 어느 하나라도 어긋난다면, 4,700만 국민의 운명은 어찌 되는가다. 불행하게도, 그 전제조건 중 많은 부분이 충족되기 어렵다는 것이 이미 입증되었다. 노무현 대통령은 멋진 신세계의 전지전능한 독재자와는 전혀 다른 환경에 있다. 한마디로, ‘역대 최약체 정부가 내건 혁명적 최대강령의 모순’을 보는 조마조마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상상력 결핍증을 앓고 있는 경제학자의 눈에는 그저 공상과학 소설처럼 읽힌다.
그래도 여기까지는 넘어갈 수 있다. 이 멋진 신세계는 비록 참여정부 임기 5년 내에 완성하기는 어렵겠지만, 10년 또는 20년 후에 한국경제가 달성해야 할 비전을 담고 있다고 주장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이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참여정부의 시스템, 특히 경제팀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구성되어 있는가 하는 점이다. 이건 그냥 넘어갈 수 없다. 여기서부터는 코미디다. 아무리 제약조건을 무시한 상상력을 동원하더라도, 김진표 경제팀에게서 이 멋진 신세계를 달성할 의지와 계획이 나올 것이라고 기대할 수는 없다. ‘혁명적 정책목표에 반혁명적 정책관료를 결합한 모순’으로 이해할 수밖에 없다.
이라크 파병이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며 더 이상의 부동산대책은 사회주의적이고 이제 막 수면 위로 올라왔을 뿐인 LG카드 문제는 이미 해결되었다고 말하면서, 특정재벌의 수도권 공장증설과 법인세 인하에는 발벗고 나서는 반면, 증권집단소송제도 도입과 출자총액제한제도 강화와 산업-금융 분리 정책은 나몰라라 하는 김진표 경제부총리가 과연 이 멋진 신세계의 비전과 부합하는 사람인 지 알 수 없다.
여타 경제팀 구성원들도 마찬가지다. 본인 또는 배우자가 해당부처의 정책대상이 되는 기업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이해상충의 문제, 관련부처와 협의도 없이 대책을 발표했다가 결국 취소하는 정책의 일관성 훼손 문제, 이해당사자와의 협의절차를 무시함으로써 반발과 저항을 자초한 문제, 금융시장의 투자자 권익보호보다는 금융회사의 기득권보호에 더 충실한 감독정책의 문제 등등 일일이 거론하기도 어렵다.
그러나, 구체적인 정책의 실패를 지적하기에 앞서, 정책목표와 정책관료의 악조합이 가져온 가장 심각한 결과는 참여정부의 정체성 상실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이제 참여정부의 경제정책에는 동북아 경제허브 건설이라는 혁명성도 사라지고, 재벌·금융회사의 지배구조 개선이라는 개혁성도 찾아볼 수 없다.
동북아 경제허브의 핵심개념을 금융으로 할지 물류로 할지 또는 IT로 할지 여전히 관계부처간에 토론 중인가, 시베리아 가스 도입을 위한 파이프라인은 북한 통과가 아니라 황해 바다 속으로 잠수한 것인가, 산업클러스터 육성을 위한 금융적 기반은 여전히 외자유치와 재벌의 투자확대 뿐인가. 도대체 뭐 하나 제대로 진행되는 것이 없다.
회계제도개혁법안은 재경부 원안보다 더 강화된 수정안이 국회의원(!) 주도로 상임위를 통과하고, 증권집단소송법은 한나라당(!)이 주도적으로 통과시키겠다고 언명하고, 공정위의 계좌추적권 시한 연장 문제는 관련 정부부처보다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이 더 적극성을 보이는 이 어처구니없는 일들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가. 조폭 못지 않은 솜씨로 재벌의 돈을 강탈해가는 정치인들이 오히려 경제관료들보다 경제개혁의 필요성을 더 절실하게 느끼고 있는 모양이다.
극단적으로 표현하면, 지금의 경제정책 기조는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가 집권했을 경우와 크게 다르지 않을 지도 모른다. 어느 순간에서부턴가 경제정책의 유일목표는 ‘안정’으로 귀착되었다. 노무현 대통령이 4당 원내총무와의 간담회에서 시니컬한 뉘앙스로 한나라당 입당에 관해 조크했다고 하지만, 경제정책은 이미 한나라당에 입당한 것과 별반 다른 것이 없을 지도 모른다. 지금 노무현을 노무현답게, 참여정부를 참여정부답게 하는 유일한 요소는 대검 중수부일 뿐, 적어도 경제팀은 절대 아니다.
참여정부의 정체성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그럼으로써 노무현 대통령이 성공한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는 ‘혁명적 정책목표와 반혁명적 정책관료의 악조합’을 벗어 던져야 한다.
참여정부는 혁명정부가 아니다. 10년, 20년 후에 도달할 그 멋진 신세계를 위해서라도 임기 5년 동안에 할 수 있는 일, 해야 할 일을 정확하게 선별하여야 한다. 그것은, 진부하게 들릴 지 모르지만, 개혁정부로서의 정체성을 회복하는 일이다. 혁명정부가 아닌 참여정부가 혁명적 어젠다로 미래에 대한 설계를 독점하려 해서는 안된다. 이건 혁명정부도 실패하는 길이다.
경제개혁은 혁명(revolution)이 아닌 진화(evolution)의 과정이다. 무엇보다, 혁명적 입법만이 경제개혁의 전부가 아님을 인식하여야 한다. 따라서 경제개혁은 지금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있다가, 내년 4월 총선 승리 이후 국회에서 한꺼번에 해치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아무리 여소야대의 국회 상황이라고 하더라고 대통령중심제하의 대통령은 할 수 있는 일이 많다. 현행 법·제도의 엄정한 집행만으로도 참여정부의 경제개혁은 절반 이상의 성공을 거둘 수 있다. 사실 재벌·금융 문제의 상당부분은 현행 법·제도로도 제재가 가능하다. 현행 법·제도의 엄정한 집행과정에서 한국 재벌구조와 금융구조에 여전히 심각한 문제가 존재한다는 사실, 이러한 문제가 한국경제의 발전에 결정적 장애요인이라는 사실, 따라서 지속적 개혁이 필요하다는 사실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확산시킬 수 있을 것이며, 그 결과로서 현행 법·제도의 미비점을 보완하기 위한 추가적인 입법의 토대가 마련될 것이다.
다시 말해, 개혁입법은 개혁의 전제조건이라기보다는 지속적 개혁의 중간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재벌·금융개혁 관련 조치는 시장에서 매일매일 수도 없이 이루어지는 경제거래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된다. 따라서 정부정책의 투명성과 일관성에 대한 신뢰의 구축 없이 재벌·금융개혁은 성공할 수 없다. 참여정부의 개혁은 경제거래의 규칙 위반자에 대해서는 그 이익보다 더 큰 제재가 주어진다는 단순한 원칙을 확립하는 데서 시작되어야 한다. 이 개혁과제는 검찰만으로는 달성할 수 없다. 오히려 경제팀이 주도권을 갖고 추진해야 한다.
결국 사람이 문제다. 경제 비전문가인 노무현 대통령의 경제적 성공 여부는 그 주변의 사람이 누구냐에 달려 있다. 재경부장관, 정책기획실장, 금감위원장, 공정거래위원장, 국세청장 등 주요 경제부처의 책임자들은 노무현 대통령의 개혁철학을 경제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개혁적 인사들로 구성되어야 하며, 또한 이들은 상호간에 신뢰와 의사소통이 가능한 개혁팀으로서 행동하여야 한다.
현재의 경제팀은 즉각 개편되어야 한다. 경제팀 개편의 내용은 참여정부의 운명, 나아가 한국경제의 운명을 좌우할 것이다. 만약 노무현 대통령이 경제개혁의 의지를 여전히 갖고 있다면, 이에 부합하는 정책목표와 정책관료의 조합을 실현하여야 한다. 결국 노무현 대통령이 결정하고 책임질 일이다.
그러나, ‘국면전환용 개각은 없다’며 김진표 부총리의 유임을 결정한 최근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을 감안하면, 이 모든 논의가 이미 부질없는 넋두리가 되었는지도 모른다. 마지막으로 한번만 더 기대를 걸어본다. 이게 마지막이다. 경제팀의 전면 개편은 ‘국면전환용 쇼’가 아니라 ‘참여정부의 정체성을 회복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임을 노무현 대통령은 인식하여야 한다.
※ 5+3원칙:1998년 ‘국민의 정부’ 출범 당시 재계와 약속한 △경영투명성 제고 △상호지급보증 해소 △재무구조 개선 △핵심기업 설정 △지배주주와 경영자 책임강화 등의 '5대 기본과제'와 1999년 8월 15일 김대중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제시한 △금융지배 차단 △순환출자 억제 △부당내부거래근절 등의 ‘3대 보완과제’를 말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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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김상조 소장님은 거짓, 욕설, 은폐조작에 동조해서 침묵하고 계십니까?
참여연대 운영자가 "객"이라는 사기성 이름으로 방문자에게 욕설과 비방을 자행했다는 사실이 폭로되었습니다. 이후 그런 사실을 게시판 프로그램 조작을 통해 은폐해왔다는 것도 공개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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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김상조 소장님은 거짓, 욕설, 은폐조작에 동조해서 침묵하고 계십니까?
귀족 김진표는 참여정부와 어울리지않는 인물입니다.
신문을보면 벌써부터 보유세의 물타기가 검토되고 있다고 하더군요
제대로된 부동산정책기대하기 어려워요..귀족장관으로는,,
국정쇄신?
"필자는 경제학을 공부하는 사람이다"로 시작되는 교수님의 글이 인상적
입니다. 이런데서 얼쩡거리면서 정치권에 빌붙어 보려고 애쓰지 마시고
그냥 공부나 계속 하세요! 공부하기 싫으면 아예 교수 때려치우고 솔직
하게 정치나 하세요.
한국 시민사회의 문제점과 우리의 역할
이석희 (단국대 연구교수)
I. 한국시민사회의 현실
요즘 “한국에 시민사회가 있는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자주하게 됩니다. 우리사회에 많은 시민사회단체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해야 할 책무들을 잘하고 있는지 항상 의문을 갖게 됩니다. 시민사회의 기본임무인 정부에 대한 견제와 공공의 이익을 위해 일하는 모습을 우리는 찾아보기 힘든 것이 현실입니다.
참여연대와 같은 대부분의 시민사회단체들과 한총련, 전교조, 민주노총과 같은 단체들은 국가의 장래나 공공의 이익보다는 노무현정권과 좌파세력의 홍위병을 자처하며 사회를 더욱 혼란 속으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앞에서는 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를 말하면서 사회주의적인 정책과 친북성향의 태도를 거리낌 없이 표현하고 있는 것이 그들의 현실입니다.
더욱이 우리사회의 대표적인 이들 시민사회단체들은 조직적으로 자유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체제를 지키려는 보수 세력을 무력화시키려 다양한 전술과 전략을 구사하며 실행에 옮기고 있습니다. 이들 좌파 시민사회단체들은 여러 경로를 통해 인원을 충원하고 교육을 통해 그들의 세력을 키워가고 있으며 우리사회 전부분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요즘 “국민의 힘”이라는 시민단체는 당선운동을 통해 차기 총선에서 그들과 이념을 같이하는 후보자를 당선시키기 위해 적극적 운동을 하겠다고 공표하였습니다. 이러한 좌파 성향의 시민사회단체들은 우리사회의 민주적 발전과 국민의 이익을 위하기보다 노정권과 소수의 좌파세력을 위해 세력을 점진적으로 넓혀가고 있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침묵하지 않는것.......
부동산문제제기로 현실을 알아가고 뒤늦은 도시서민 연대에의 필요성을 깨달아가고 있는중입니다.
선생님의 좋은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