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뜻과 안전은 안중에도 없는 국방위원
이라크 :
2004/01/17 10:41
1차 파병 때와 같은 국방위 졸속 통과 되풀이 될 듯
지금이라도 정부동의안 반려, 키르쿠크 조사단 파견, 공청회 개최에 나서야 할 것
1. 국회 국방위원회는 어제(16일) 오후 전체회의를 열어 이라크 추가파병동의안을 상정했으나 시민단체 대표자들의 방청허용 문제를 놓고 승강이를 벌이다 결국 파행되고 말았다. 정식 절차에 따라 방청을 허가받은 시민단체 관계자들에 대해 한나라당 박세환, 서청원, 강창희 의원은 간사간의 합의 없이 방청을 허용했다며 정회를 요청했고, 이후 간사협의에서 자신들의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한나라당 의원 대부분이 일방적으로 퇴장해 버려 정족수 미달로 산회된 것이다.
2. 논의과정의 투명한 공개를 통해 국민적 동의를 얻어내야 하는 책임을 지고 있는 국회의원들이 시민들의 정상적인 방청까지도 문제 삼고, 이를 빌미로 회의 자체를 파행시킨 것에 대해서는 개탄을 금할 수밖에 없다. 이러고도 이들이 국민에 의해 직접 선출된 국회의원이라고 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방청허용은 국회법에 위원장의 결정 권한으로 적시되어 있다. 따라서 이들의 주장은 생트집에 지나지 않을 뿐더러 국민의 눈만을 가리기 위한 의도로밖에 읽혀지지 않는다.
3. 이날 국방위원들은 승강이를 벌이는 가운데서도, 국민들을 안중에도 두고 있지 않음을 보여주는 수준 이하의 발언들을 남발했다. 민주당 간사인 한충수 의원이 "시민단체들이 파병에 찬성하면 표적 삼아 총선에서 떨어뜨리겠다고 하는데 무슨 토의를 하고 무슨 논의를 하느냐"는 발언은 그 중 백미다. 자기 스스로가 아무런 소신이 없다는 것을 대내외에 밝힌 것에 불과한 발언이다. 이런 수준이하의 국회의원이 여전히 국민의 대표라고 불려지고 주요한 국가적 정책을 결정하는 책임자라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4. 정부가 제출한 파병동의안이 구체적 부대편성과 임무, 파견지역뿐 아니라 예산안조차도 포함되지 않는 부실투성이라는 점은 이미 수차례에 걸쳐 지적되어 왔다. 또 파병예정지역인 키르쿠크 지역은 종족간의 갈등 증폭과 반군 저항세력의 집결 및 대규모 공격 첩보 등으로 인해 한치 앞을 가늠하기 힘든 상황이다. 미군을 돕는 한국군을 침략자로 규정해 공격하겠다는 반군지도자의 경고가 있은 지 며칠 지나지 않아 키르쿠크 지역에 파견된 국방부 군수조사단이 머문 캠프에 대한 미사일 피격으로 현실화되기도 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국방위원들은 이런 국민적 우려에 대해서는 어떤 논의조차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직무유기로밖에 볼 수 없다. 가장 중요한 판단의 기준인 국민의 안전은 도외시한 채 국익을 위해 조속히 파병안이 처리되어야 한다는 국방위원들의 강변은 그 자체가 넌센스이다.
5. 국방위원회는 본회의가 열리기 1~2일 전에 다시 소집될 예정이라고 한다. 만약 이렇게 된다면 또 다시 졸속적인 논의가 불가피해 보인다. 이미 지난 1차 파병안 처리 당시에도 국방위원회는 마치 작전이라도 하듯 오전에 통과된 파병안을 그날 오후에 그것도 2 시간만에 통과시켜서 졸속 통과라는 국민적 비난에 직면한 바 있다. 만약 이번에도 또다시 졸속 처리를 강행하려 한다면 강력한 국민적 저항에 직면하는 것은 불가피해 보인다. 국방위원들은 이제라도 이런 국민적 불신을 해소하고 파병에 대한 국민여론을 모아내기 위해 키르쿠크 현지에 대한 추가조사단파견과 여론 수렴을 위한 공청회 개최에 나서야 할 것이다. 물론 정부가 제출한 부실한 파병동의안은 우선적으로 반려되는 것이 순서일 것이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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