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오만방자하고 야만적인 행태를 언제까지 두고만 볼 것인가?
이라크 :
2004/03/09 13:46
파병반대비상국민행동 기자회견문
다음달 선발대 파병까지 앞둔 상황에서 이라크 파병을 둘러싸고 말도 안 되는 일이 속출하고 있다. 이라크 주둔 미군은 지난 6일 정창준 기자 등 KBS 취재진 3명의 신분을 확인하고 폭발물이 발견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포승줄에 묶어 4시간 동안 억류하였다. 심지어 미군은 임홍재 이라크 주재 대사가 미군기지로 가 이들의 신분을 확인해 주고 결박해지를 요청했으나 이 또한 묵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군 파병예정지를 취재중이던 KBS 기자를 테러리스트로 취급하여 수갑을 채워 억류한 것도 모자라 주재대사의 신분확인 까지 묵살한 것은 인권유린과 언론탄압을 넘어 대한민국과 한국인의 존엄을 철저하게 짓밟은 야만적인 폭거이다. 이것이 과연 영국에 이어 최대 규모의 파병을 한 동맹국에 대한 태도인가?
한국인, 그것도 언론인을 이토록 무자비하게 다루는 미군이 이라크 주민들에게 얼마나 야만적인 행동을 하겠는가? 이라크 주둔 미군의 이러한 야만적인 행위야말로 이라크주민들의 거센 저항을 불러일으키는 원인이며, 이라크의 평화를 위해서는 하루라도 빨리 미군이 이라크를 떠나야 한다는 사실을 입증해 주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7일 국방부 관계자는 "미군측은 당초 한국군이 키르쿠크주의 치안을 독자적으로 맡아 주도록 요구했으나 최근 기존 입장을 바꿔 이 지역에서 함께 주둔할 것을 제의했다"고 말했다. 미군은 또 키르쿠크에서 한국군 자이툰부대에 대한 작전 지휘권을 갖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 이러한 요구가 사실이라면 이는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기만행위가 아닐 수 없다. 미군이 한국군파병이 의회에서 결정되자 말자 공동주둔과 작전지휘권 행사를 요구한 것은 `한국군 사단의 특정지역 전담'이라는 당초의 공언이 사단급의 대규모 파병을 끌어내기 위한 미끼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확인해 주고 있는 것이다. 키르쿠크 지역의 현지 주민들은 한국군이 추가 파병될 경우 미군과 똑같은 점령군으로 간주해 공격하겠다고 공공연히 밝혀 왔다. 한국군이 미군과 공동작전을 수행한다면 이라크 주민들의 저항과 공격은 더욱 거세어 질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최근 키르쿠크 지역은 이라크 저항세력의 중심무대로 떠오르고 있으며, 쿠르드족과 아랍족, 투르크멘족 사이의 종족 갈등으로 내전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며칠 전 워싱턴을 방문한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도 럼스펠드 미 국방장관으로부터 한국군의 안전에 신경을 쓰라는 충고 아닌 충고를 받았을 정도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군이 공동주둔과 작전권 행사를 요구했다면 이는 키르쿠크가 이라크 주둔미군의 주요 작전지역이 될 것을 말해 주는 것일 뿐만 아니라 한국군을 미군의 총알받이로 사용하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 의심할 수밖에 없다. 미국 측의 공동주둔과 작전지휘권 행사요구가 사실로 밝혀진다면 이는 한국정부와 국회를 우롱하는 것으로 규탄 받아 마땅하다. 나아가 과거의 협의를 바탕으로 한 파병결정은 무효이며 파병은 원점에서부터 재고되어야 한다.
한국정부는 책임지지 못할 파병이라면 이제라도 철회해야 한다.
그동안 한국정부는 국민들의 목소리에는 귀를 닫아걸고 미국의 파병요구에만 철저히 굴종해 옴으로써 대한민국의 존엄과 자주성을 스스로 짓밟아 왔다. 자신의 존엄을 지키지 않으면 무시당하는 것은 세상사의 이치이다. 최근 발생한 KBS기자 억류사건만 보더라도 그동안 한국정부가 보여준 대미굴종적 자세가 자초한 것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오죽했으면 주재대사까지 무시당하는 치욕을 당하겠는가? 이것이 정부가 그토록 주창해왔던 '한미동맹'이라는 말인가?
사태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한국정부는 파병되는 장병들의 안전을 책임질 수 있는지조차 심히 의심스럽다. 키르쿠크 지역이 안전하다고 강변해 오던 국방부는 지난 달 25일 악화되는 키르쿠크 지역의 치안상황을 고려하여 장병들의 안전보장을 위해 파병비용을 당초 측정액의 25%나 증액한다고 밝혔다. 한쪽에서는 안전을 이유로 파병비용의 증액을 요구하면서 또 다른 한쪽에서는 노무현대통령이 기자간담회에서 키르쿠크 지역 상황이 안전하다고 말하고 럼스펠드 미국방장관은 한국정부에게 조심하라고 경고하는 웃지 못할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한국정부는 파병되는 한국군이 명백한 전투부대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공병, 의료활동 등 평화재건활동에만 주력할 것처럼 속여왔다. 만약 미국의 공동주둔과 작전지휘권 행사 요구가 사실이라면 이것은 명백히 미군의 전투활동에 편입되는 것으로 더 이상 정부가 파병장병의 안전을 책임질 수 없다는 것을 말해 준다. '한미동맹'을 위해 한국인 알기를 우습게 여기고 합의를 어기기를 밥먹듯이 하는 미국에 이 나라 젊은이들의 생명을 맡기는 어리석은 일을 과연 계속해야 하는가?
이 모든 사실은 정부가 미국의 압력에 굴종하여 국민들 철저히 기만하는 가운데 파병결정만을 헌납했을 뿐 파병과 관련된 어떠한 합의도 지켜낼 능력이 없으며, 파병되는 장병들의 안전도 책임질 수 없다는 것을 확인해 주기에 충분하다. 또 앞으로도 충분히 예견되는 미국의 갖가지 요구와 압력에 굴복함으로써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빠져들지 말라는 법이 없지 않은가 하는 심각한 우려를 던져 주고 있다.
다시 한 번 강조하건대 이제라도 파병은 즉각 철회되어야 한다. 국민 대다수가 엄중히 경고하고 있듯이 파병을 철회하는 것만이 국민의 귀중한 생명을 책임지는 길이며 이라크의 진정한 평화재건을 위한 유일한 길이다.
2004년 3월 9일
이라크파병반대비상국민행동
PDe2004030900.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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