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꺼리는 사할린 프로젝트(2004. 10. 12, 한겨레, 셀리그 해리슨)
북미갈등과 핵위기/자료-시민사회 :
2004/10/12 15:22
미국이 꺼리는 사할린 프로젝트
한국가스공사는 지난 8월 한국 에너지 안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하지만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결정을 내렸다.
한국가스공사는 천연가스에 대한 넘치는 수요에 직면해 20년짜리 액화천연가스(LNG) 공급자를 선정하기 위한 입찰 공고를 냈다. 앞으로 몇년 안에 LNG 의존율을 크게 높이겠다는 결정은 기존의 한국 에너지 정책을 뒤집는 것이었다. 8월까지 한국은 시베리아 코빅타나 사할린에서 오는 천연가스의 가스관을 유치하려고 애썼다. 하지만 타당성 조사까지 끝낸 코빅타 프로젝트는 중국과 러시아 사이의 가격 줄다리기와 러시아내 당파적 갈등 때문에 난관에 빠졌다.
사할린 프로젝트의 경우, 한국이 제안한 가스관 경로는 사할린 섬 북동쪽 해상 엑손모빌 관할 사할린1 광구에서 시작해 북한을 거쳐 남한으로 오는 것이다. 미국 조지 부시 행정부는 북한에 혜택이 돌아갈지 모르는 가스관 사업에 반대한다. 이 때문에 엑손모빌도 한국행 가스관 사업에 회의적이다.
코빅타 및 사할린의 가스관 프로젝트가 모두 불확실하기 때문에 한국가스공사는 LNG 시장 문을 두드려 보라는 압력을 받아왔다. 하지만 LNG 계약을 맺더라도 한국은 러시아, 특히 사할린으로부터 가스관을 통한 중기 혹은 장기적인 가스 유치에 매달릴 것 같다.
△2012~14년께면 장기계약을 맺은 LNG에 더해 가스관을 통한 가스까지 필요할 것 △에너지 안보를 위해 다양한 가스 수입원이 필요한 점 △북핵 문제를 푸는 중요한 열쇠가 될 수 있으며 남북한 경제가 상호 의존하도록 만들고 나아가 통일에까지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또 다른 지정학적 이유는 러시아가 남북한과 경제 및 정치적으로 유대관계를 원한다는 점이다. 엑손모빌이 사할린1에서 한국으로 이어지는 가스관에 회의적인 데 대해 러시아는 갈수록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한국행 가스관은 모든 당사자들에게 경제적인 이득을 주고 하바로프스크와 블라디보스토크에 가스를 공급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이 때문에 러시아가 사할린1 남쪽에 위치하고 아직 개발되지 않은 새 경로인 사할린3을 개발하기로 결정한 것은 당연하다. 러시아는 사할린3 독점권을 가진 엑손모빌과 재협상을 통해 개발권을 국영석유회사인 로스네프트에 줄 방침이다.
북한 처지에서는 석유 수입이 힘든데다 부시 행정부가 약속했던 경수로 건설을 거부했기 때문에 점점 더 사할린의 가스관에 기대를 걸고 있다. 북한은 가스관이 자국 영토를 지나가도록 해줌으로써 신뢰를 얻을 수 있을 뿐 아니라 비료 공장과 발전소용 에너지도 얻을 수 있다.
매년 100억㎥의 가스를 구입하겠다고 밝힌 한국은 가스관운송 가스 사업의 주요 시장이다. 러시아는 가스관 경로 인접지역인 하바로프스크와 블라디보스토크를 위해 일부 가스를 구매할 것이다. 북한도 경제가 성장하면서 점점 더 많은 가스를 찾을 것이다.
사할린1 가스관 길이는 약 1900마일이다. 동해를 끼고 뻗어 한국의 현재 가스 네트워크와 교차하는 서울 인근의 한 지점이 최종 종착점이다. 이 가스관은 3, 4년 안에 30억~35억달러 비용으로 건설할 수 있다. 북한은 사할린에서 연결되는 가스관을 강력히 선호하며 이런 뜻을 러시아와 한국에 거듭 전달했다.
한국과 미국의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을 통과하는 가스관은 정치적으로 위험하다고 걱정한다. 북한이 (가스관을 빌미로) 강력한 협상력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북한은 가스관이 제대로 작동하고 멈추지 않도록 유지하는 데 전력을 다할 수밖에 없다. 북한 경제 안정에 핵심인 발전소와 비료 공장은 가스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가스 흐름이 중단되면 북한은 큰 어려움을 겪게 된다.
코빅타와 사할린 가스관에 대한 최대 논쟁은 LNG가 한국에게 더 쌀 수 있다는 가격적인 면이다. 하지만 이것은 타당성 조사가 끝날 때까지 알 수 없다.
중요한 것은 LNG에 압도적인 이점이 없는 한 남한은 장기적으로 사할린 가스에 호의적일 것이라는 점이다. 사할린 가스는 남북한 경제협력을 촉진시켜 최종적으로는 통일에 이르게 한다는 목표와 부합되기 때문이다.
북한은 사할린 가스관 문제를 통해 핵 위기에 대한 미국의 의도를 테스트할 수 있다. 백악관이 엑손모빌에게 한국행 가스관을 개발하도록 허용하는 것은 미국이 핵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신호로 볼 수 있다. 따라서 핵 협상에서 북한의 태도를 누그러뜨릴 수 있을 것이다.
사할린 가스관 옵션은 미국이 핵 협상에서 내놓을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인센티브다. 하지만 사할린 옵션은 북한의 무너져가는 경제기반을 재건하기 위해 북-미관계를 정상화시키고 미국뿐 아니라 이웃 강대국이 참여하는 다자간 및 양자간 협조를 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셀리그 해리슨 미국 국제정책센터 선임연구원
한국가스공사는 지난 8월 한국 에너지 안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하지만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결정을 내렸다.
한국가스공사는 천연가스에 대한 넘치는 수요에 직면해 20년짜리 액화천연가스(LNG) 공급자를 선정하기 위한 입찰 공고를 냈다. 앞으로 몇년 안에 LNG 의존율을 크게 높이겠다는 결정은 기존의 한국 에너지 정책을 뒤집는 것이었다. 8월까지 한국은 시베리아 코빅타나 사할린에서 오는 천연가스의 가스관을 유치하려고 애썼다. 하지만 타당성 조사까지 끝낸 코빅타 프로젝트는 중국과 러시아 사이의 가격 줄다리기와 러시아내 당파적 갈등 때문에 난관에 빠졌다.
사할린 프로젝트의 경우, 한국이 제안한 가스관 경로는 사할린 섬 북동쪽 해상 엑손모빌 관할 사할린1 광구에서 시작해 북한을 거쳐 남한으로 오는 것이다. 미국 조지 부시 행정부는 북한에 혜택이 돌아갈지 모르는 가스관 사업에 반대한다. 이 때문에 엑손모빌도 한국행 가스관 사업에 회의적이다.
코빅타 및 사할린의 가스관 프로젝트가 모두 불확실하기 때문에 한국가스공사는 LNG 시장 문을 두드려 보라는 압력을 받아왔다. 하지만 LNG 계약을 맺더라도 한국은 러시아, 특히 사할린으로부터 가스관을 통한 중기 혹은 장기적인 가스 유치에 매달릴 것 같다.
△2012~14년께면 장기계약을 맺은 LNG에 더해 가스관을 통한 가스까지 필요할 것 △에너지 안보를 위해 다양한 가스 수입원이 필요한 점 △북핵 문제를 푸는 중요한 열쇠가 될 수 있으며 남북한 경제가 상호 의존하도록 만들고 나아가 통일에까지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또 다른 지정학적 이유는 러시아가 남북한과 경제 및 정치적으로 유대관계를 원한다는 점이다. 엑손모빌이 사할린1에서 한국으로 이어지는 가스관에 회의적인 데 대해 러시아는 갈수록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한국행 가스관은 모든 당사자들에게 경제적인 이득을 주고 하바로프스크와 블라디보스토크에 가스를 공급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이 때문에 러시아가 사할린1 남쪽에 위치하고 아직 개발되지 않은 새 경로인 사할린3을 개발하기로 결정한 것은 당연하다. 러시아는 사할린3 독점권을 가진 엑손모빌과 재협상을 통해 개발권을 국영석유회사인 로스네프트에 줄 방침이다.
북한 처지에서는 석유 수입이 힘든데다 부시 행정부가 약속했던 경수로 건설을 거부했기 때문에 점점 더 사할린의 가스관에 기대를 걸고 있다. 북한은 가스관이 자국 영토를 지나가도록 해줌으로써 신뢰를 얻을 수 있을 뿐 아니라 비료 공장과 발전소용 에너지도 얻을 수 있다.
매년 100억㎥의 가스를 구입하겠다고 밝힌 한국은 가스관운송 가스 사업의 주요 시장이다. 러시아는 가스관 경로 인접지역인 하바로프스크와 블라디보스토크를 위해 일부 가스를 구매할 것이다. 북한도 경제가 성장하면서 점점 더 많은 가스를 찾을 것이다.
사할린1 가스관 길이는 약 1900마일이다. 동해를 끼고 뻗어 한국의 현재 가스 네트워크와 교차하는 서울 인근의 한 지점이 최종 종착점이다. 이 가스관은 3, 4년 안에 30억~35억달러 비용으로 건설할 수 있다. 북한은 사할린에서 연결되는 가스관을 강력히 선호하며 이런 뜻을 러시아와 한국에 거듭 전달했다.
한국과 미국의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을 통과하는 가스관은 정치적으로 위험하다고 걱정한다. 북한이 (가스관을 빌미로) 강력한 협상력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북한은 가스관이 제대로 작동하고 멈추지 않도록 유지하는 데 전력을 다할 수밖에 없다. 북한 경제 안정에 핵심인 발전소와 비료 공장은 가스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가스 흐름이 중단되면 북한은 큰 어려움을 겪게 된다.
코빅타와 사할린 가스관에 대한 최대 논쟁은 LNG가 한국에게 더 쌀 수 있다는 가격적인 면이다. 하지만 이것은 타당성 조사가 끝날 때까지 알 수 없다.
중요한 것은 LNG에 압도적인 이점이 없는 한 남한은 장기적으로 사할린 가스에 호의적일 것이라는 점이다. 사할린 가스는 남북한 경제협력을 촉진시켜 최종적으로는 통일에 이르게 한다는 목표와 부합되기 때문이다.
북한은 사할린 가스관 문제를 통해 핵 위기에 대한 미국의 의도를 테스트할 수 있다. 백악관이 엑손모빌에게 한국행 가스관을 개발하도록 허용하는 것은 미국이 핵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신호로 볼 수 있다. 따라서 핵 협상에서 북한의 태도를 누그러뜨릴 수 있을 것이다.
사할린 가스관 옵션은 미국이 핵 협상에서 내놓을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인센티브다. 하지만 사할린 옵션은 북한의 무너져가는 경제기반을 재건하기 위해 북-미관계를 정상화시키고 미국뿐 아니라 이웃 강대국이 참여하는 다자간 및 양자간 협조를 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셀리그 해리슨 미국 국제정책센터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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