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이 核강경책 흘리는 까닭(리둔치우, 문화일보, 2004. 9. 14)
북미갈등과 핵위기/자료-시민사회 :
2004/11/08 23:32
北이 核강경책 흘리는 까닭
2002년 10월 이후 한반도에서의 핵문제는 지속적인 긴장을 겪어왔다. 최근 불거지고 있는 북한의 4차 6자 회담 불참 움직임이나 양강도 김형직군에서 갑작스레 발생한 대형 폭발설은 바로 이런 분위기의 연장선상에 있지 않나 싶다.
이에 대한 주요 책임은 미국에 있다. 미국의 북한에 대한 최근의 장기적이고도 강력한 적대 정책의 결과가 한반도를 핵위기로 몰아넣었다고 봐도 틀리지 않는 것이다. 하기야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그동안 북한에 대해 퍼부었던 언어적 폭력을 상기하면 북한의 인내심도 보통이 아니기는 하지만 말이다.
물론 이전에도 금창리 핵시설 사찰을 놓고 논쟁을 벌인 것처럼 북한과 미국간에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 위기는 지난 세기의 미사일 위기, 북한의 경제 위기, 남북한간의 서해 교전등이 그랬듯 일정한 과정을 통과한후 고개를 숙이고 수면하에 숨어버렸다. 한마디로 지난 세기의 핵위기를 비롯한 각종 위기들은 충돌과 완화등의 사이클을 그리면서 어느 정도 해결의 과정을 밟아갔다고 보면 크게 틀리지 않는다.
그러나 지난 2년여동안 전개된 핵위기는 과거와는 완전히 본질이 다른 것 같다. 우선 미국의 태도가 결연하기 이를데 없다. 북한이 완전히 핵개발을 포기하지 않는 한 과거와 같은 적당한 타협은 없다는 것이 부시대통령을 필두로 하는 미 행정부의 강경한 입장인 듯 하다.
중국, 러시아등의 대북한 보상 권고에도 불구, 선 핵프로그램 폐기를 주장하는등 지난 2년여동안 한치의 양보도 하지 않는 것은 무엇보다 이런 입장을 잘 대변한다고 할 수 있다.
이번 핵위기 본질이 과거와 다르다는 사실은 북한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북한은 지난 2002년 10월 우선 핵 프로그램추진을 솔직하게 시인했다. 뭔가 숨기는 것이 있어 보였던 과거와는 분명히 다른 태도가 확실하다. 아마도 ‘모 아니면 도’라는 식의 베팅이 아닌가 보인다. 동시 행동 원칙에 따른 충분한 보상이 있으면 핵 프로그램을 동결하되 그렇지 않을 경우 끝까지 가겠다는 의지를 솔직히 밝혔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북한의 최근 행보 역시 과거와는 상당히 다르다. “우리 식대로 살자”는 주체 사상은 솔직히 말만 그럴뿐 내부 분위기는 전혀 그렇지 못하다. 더 이상 세계와 고립돼서는 안되며 그러기 위해서는 미국 및 일본등 과거의 적대국과도 수교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갈수록 농후해지고 있는 듯하다. 핵위기 카드를 과거처럼 벼랑 끝에서 최후의 수단으로 빼 든 것이 아니라 세계로 나아가기 위한 명분 축적용으로 보유중이라고 볼 수 있지 않나 싶다.
양자 모두 과거와는 달리 솔직하게 카드를 완전히 깐채 대화에 나서고 있다는 점은 핵 위기가 의외로 쉽게 해결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한다. 그러나 불행히 현재 양자의 입장 차이는 대단히 크다. 우선 미국은 북한이 백기 투항할 때까지 무한정 압박을 가한다는 입장에서 전혀 변화된 것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궁극적으로는 북한의 무력화와 일본과의 동맹을 통한 아시아에서의 미국 단일 지배를 실현시킨다는 야심을 노골화하고 있는 듯하다. 반면 북한은 무장 해제를 당하지 않은채 안전보장을 획득하고 각국의 승인을 통한 국제 사회로의 복귀를 최종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마지막까지 핵카드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빌 클린턴 전 정권때라면 모를까 부시 정권 하에서는 어림도 없는 시나리오가 아닌가 싶다.
현재 북한이 미국과의 협상에서 내놓을 카드는 별로 없다. 나아가 미국에 이미 자신들의 본심을 모두 드러내줬다고 해도 좋다. 이에 비해 미국은 아쉬울게 전혀 없다. 북한을 압박할 카드 역시 무궁무진하다는 표현이 부족하지 않다. 이런 상태에서 만약 양자가 다시 협상의 무대에 마주앉는다면 결과는 뻔하다. 북한이 최후의 보루인 중국과 러시아의 도움도 받지 못한채 사면초가에 몰리지 말라는 법이 없는 것이다. 북한이 9월로 예정됐던 4차 6자 회담에 소극적으로 나오는 것이나 핵실험설을 솔솔 흘리는 강경책에 나서는 데에는 다 까닭이 있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미국이 북한의 입장을 고려, 대화의 자리에 나설 유인책을 마련해줘야 할 때다.
리둔치우 / 中사회과학원 세계역사硏 연구실 주임
2002년 10월 이후 한반도에서의 핵문제는 지속적인 긴장을 겪어왔다. 최근 불거지고 있는 북한의 4차 6자 회담 불참 움직임이나 양강도 김형직군에서 갑작스레 발생한 대형 폭발설은 바로 이런 분위기의 연장선상에 있지 않나 싶다.
이에 대한 주요 책임은 미국에 있다. 미국의 북한에 대한 최근의 장기적이고도 강력한 적대 정책의 결과가 한반도를 핵위기로 몰아넣었다고 봐도 틀리지 않는 것이다. 하기야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그동안 북한에 대해 퍼부었던 언어적 폭력을 상기하면 북한의 인내심도 보통이 아니기는 하지만 말이다.
물론 이전에도 금창리 핵시설 사찰을 놓고 논쟁을 벌인 것처럼 북한과 미국간에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 위기는 지난 세기의 미사일 위기, 북한의 경제 위기, 남북한간의 서해 교전등이 그랬듯 일정한 과정을 통과한후 고개를 숙이고 수면하에 숨어버렸다. 한마디로 지난 세기의 핵위기를 비롯한 각종 위기들은 충돌과 완화등의 사이클을 그리면서 어느 정도 해결의 과정을 밟아갔다고 보면 크게 틀리지 않는다.
그러나 지난 2년여동안 전개된 핵위기는 과거와는 완전히 본질이 다른 것 같다. 우선 미국의 태도가 결연하기 이를데 없다. 북한이 완전히 핵개발을 포기하지 않는 한 과거와 같은 적당한 타협은 없다는 것이 부시대통령을 필두로 하는 미 행정부의 강경한 입장인 듯 하다.
중국, 러시아등의 대북한 보상 권고에도 불구, 선 핵프로그램 폐기를 주장하는등 지난 2년여동안 한치의 양보도 하지 않는 것은 무엇보다 이런 입장을 잘 대변한다고 할 수 있다.
이번 핵위기 본질이 과거와 다르다는 사실은 북한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북한은 지난 2002년 10월 우선 핵 프로그램추진을 솔직하게 시인했다. 뭔가 숨기는 것이 있어 보였던 과거와는 분명히 다른 태도가 확실하다. 아마도 ‘모 아니면 도’라는 식의 베팅이 아닌가 보인다. 동시 행동 원칙에 따른 충분한 보상이 있으면 핵 프로그램을 동결하되 그렇지 않을 경우 끝까지 가겠다는 의지를 솔직히 밝혔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북한의 최근 행보 역시 과거와는 상당히 다르다. “우리 식대로 살자”는 주체 사상은 솔직히 말만 그럴뿐 내부 분위기는 전혀 그렇지 못하다. 더 이상 세계와 고립돼서는 안되며 그러기 위해서는 미국 및 일본등 과거의 적대국과도 수교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갈수록 농후해지고 있는 듯하다. 핵위기 카드를 과거처럼 벼랑 끝에서 최후의 수단으로 빼 든 것이 아니라 세계로 나아가기 위한 명분 축적용으로 보유중이라고 볼 수 있지 않나 싶다.
양자 모두 과거와는 달리 솔직하게 카드를 완전히 깐채 대화에 나서고 있다는 점은 핵 위기가 의외로 쉽게 해결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한다. 그러나 불행히 현재 양자의 입장 차이는 대단히 크다. 우선 미국은 북한이 백기 투항할 때까지 무한정 압박을 가한다는 입장에서 전혀 변화된 것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궁극적으로는 북한의 무력화와 일본과의 동맹을 통한 아시아에서의 미국 단일 지배를 실현시킨다는 야심을 노골화하고 있는 듯하다. 반면 북한은 무장 해제를 당하지 않은채 안전보장을 획득하고 각국의 승인을 통한 국제 사회로의 복귀를 최종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마지막까지 핵카드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빌 클린턴 전 정권때라면 모를까 부시 정권 하에서는 어림도 없는 시나리오가 아닌가 싶다.
현재 북한이 미국과의 협상에서 내놓을 카드는 별로 없다. 나아가 미국에 이미 자신들의 본심을 모두 드러내줬다고 해도 좋다. 이에 비해 미국은 아쉬울게 전혀 없다. 북한을 압박할 카드 역시 무궁무진하다는 표현이 부족하지 않다. 이런 상태에서 만약 양자가 다시 협상의 무대에 마주앉는다면 결과는 뻔하다. 북한이 최후의 보루인 중국과 러시아의 도움도 받지 못한채 사면초가에 몰리지 말라는 법이 없는 것이다. 북한이 9월로 예정됐던 4차 6자 회담에 소극적으로 나오는 것이나 핵실험설을 솔솔 흘리는 강경책에 나서는 데에는 다 까닭이 있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미국이 북한의 입장을 고려, 대화의 자리에 나설 유인책을 마련해줘야 할 때다.
리둔치우 / 中사회과학원 세계역사硏 연구실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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