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칼럼] '보호'가 '해고'?
피플TV/영상칼럼 :
2007/08/07 21:46
비정규직 문제의 해법찾기 - 이병훈 (노동사회위원회 위원장,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
이랜드 사태로 대표되듯 비정규직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번 사태는 지난 7월 초에 시행된 비정규보호법과 관련지어 이해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 비정규직법이 제정됨에 따라 기업들은 다양한 대응 방식을 강구해 왔으며 이는 3가지 형태로 나타나고 있습니다.첫째, 기존 비정규직을 계약해지 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2년 이상 근무한 기간제 근로자를 무기계약으로 간주해야 하는 법규정을 회피하기 위해 사용자들이 손쉽게 활용하는 방법입니다. 특히, 현행법이 기간제근로 사용기간을 수행업무가 아닌 노동자에 적용함으로써 기간제 인력의 반복사용이 가능하다는 점을 악용하는 것입니다.
둘째, 직접고용하고 있던 업무를 파견, 용역, 도급의 형태로 외주화 하는 것입니다. 이는 현행법이 간접고용에 대한 원청 또는 실제 사용자의 고용 책임성을 거의 인정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악용하여 기업들이 직접고용 업무를 간접고용으로 대체하는 것입니다.
셋째, 기간제 노동자를 무기 계약직 또는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입니다. 이 경우는 신세계, 부산은행과 같이 기존 정규직 노동자와 경력관리 및 처우에 있어 전혀 차이를 두지 않는 것입니다. 또한 우리은행과 같이 별도의 경력체계와 상대적 저임금로 구성되는 분리직군제로 전환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지난해 말에 제정된 비정규직법은 우리사회에 만연되어 있는 비정규직 남용과 차별로 인해 심화되는 노동의 양극화와 사회 갈등 현상을 바로잡기 위한 것 이였습니다. 그러나 일부 기업들은 계약해지, 외주화 같은 퇴행적인 대응 조치를 취하여 법 제정의 취지를 무색하게 만들었습니다.
물론, 법시행을 통해 기업들의 비정규직 선호관행이나 노동시장 양극화의 문제를 일거에 해결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비정규직 문제는 우리 사회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
우선, 법 시행을 통해 드러난 제도적 미비점을 보완하는 입법논의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특히 간접고용에 대한 법률적 규제가 전혀 부재한 현실을 고려할 때 이에 대한 제도적 장치가 서둘러 마련되어야 할 것입니다.
또한 기업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을 유도하기 위해 정부는 세제와 사회보험기금 등을 활용하여 효과적인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정책을 개발해야 합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분절되어 있는 노동시장 구조를 시정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연공형 임금체계를 직무 가치에 따른 임금체계로 개편해야 할 것입니다.
비정규직법은 현재 300인 이상 대기업에 적용되고 있으며 내년부터는 중소사업장으로 확대됩니다. 이랜드와 같은 대량해고 사태가 확산되는 것을 방지하는 대책마련을 위해 노, 사, 정 모두의 노력이 절실히 요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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