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생계비의 희망조건, 상대적 결정 방식 - 남기철 (사회복지위원회 부위원장, 동덕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8월 22일 중앙생활보장위원회는 2008년도 최저생계비를 4인 가족 기준 126만원으로 확정하고, 상대적 방식 등의 도입은 다음 계측연도인 2010년으로 유보했습니다.

올해는 최저생계비 실계측연도로 최저생계비를 실제 조사해서 그 생활수준의 변화를 반영해야 합니다. 그러나 정부는 실제 계측한 수치를 반영하지 않고 정해진 예산에 ‘끼워 맞추기’ 식으로 5%를 인상하는데 그쳤습니다. 실제 계측한 결과를 반영한다면 7%를 인상했어야 합니다. 점차 심화되고 있는 빈곤 현실을 외면한 것입니다.

최저생계비는 ‘건강하고 문화적인 생활을 하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비용’ 으로 기초생활보장제도의 수급자 선정기준이자 급여기준선입니다. 심화되는 양극화로 빈곤층은 점점 늘고 있는데 정작 기초생활보장을 받아야 하는 수급자 수에는 변화가 없습니다. 수급자를 결정하는 최저생계비의 수준이 너무 낮기 때문입니다. 결국 지원을 받아야 할 실질 빈곤층이 안전망에서 배제되고 있습니다. 또한 너무 낮은 최저생계비는 빈곤층에게 탈빈곤의 기회를 주는 것이 아니라 그저 빈곤에 머무를 수 있는 정도의 삶을 보장할 뿐입니다.

올해 최저생계비는 예년에 비해 절대적인 인상률이 높아진 것이지만, 현 최저생계비 수준이 지나치게 비현실적입니다. 또한 평균소득에 대비한 최저생계비의 상대적 수준이 하향화되고 있는 상황을 반영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불충분한 수준입니다. 실제 최저생계비의 수준은 도시근로자 평균소득의 31.1%로 떨어졌습니다.

이처럼 최저생계비가 국민들의 생활수준을 반영하지 못하는 이유는 최저생계비를 필수품을 모두 더하는 전물량 방식으로 정하기 때문입니다. 최저생계비를 결정하는 중생보위에서도 최저생계비의 상대적 수준 하락을 막기 위해 최저생계비 계측 방식을 상대적 결정 방식으로 전환할 것을 수년간 논의, 검토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이 같은 결정방식의 도입은 또 다시 차기 계측연도로 유보되었으며, 이로 인해 평균소득에 대비한 최저생계비의 수준이 자칫 30% 이하로 떨어질 것이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탈빈곤과 빈곤층 지원이라는 기초생활보장제도의 본래 취지를 생각한다면 최저생계비의 계측 방식을 상대적 방식으로 바꿔야 합니다.

정부는 올해 안에 상대적 방식 도입을 위한 실무위원회를 구성해 3년 후인 차기 계측연도가 아닌 2009년 최저생계비 결정부터 상대적 결정 방식을 도입해야 합니다. 최저생계비 현실화, 우리 모두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필수 과제입니다.

피플TV
2007/09/04 03:10 2007/09/04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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