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자민련 주도에 민주당 사안별 공조, 열린당도 비례대표 확대 의지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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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정개특위가 비례대표 축소, 인터넷 실명제 도입 등 선거법 개정은 커녕, 되려 개악을 시도하고 있다. 각 당 정개특위 간사를 맡고 있는 의원실에 확인한 결과 이들 선거법 개악은 한나라당과 자민련 2개 정당이 당론으로 주도하는 가운데, 민주당이 사안별로 공조하고 있다. 열린우리당 역시 의원정수와 비례대표 의석수 문제에서 사실상 야 3당의 요구를 수용해, 비례대표 유지 혹은 확대에 별다른 의지가 없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지역구 확대-비례대표 축소, 4당 모두 책임 떠넘기기

선거법 협상에서 가장 쟁점이 됐던 것은 역시 지역구와 비례대표의 의석 비율, 의원정수 등의 문제였다. 한나라당이 여전히 인구 상하한선을 10만∼30만으로 잡고 있고, 열린우리당 역시 비례대표 축소에 대한 당내 반발이 있어 추가 협상의 여지는 남겨진 상태다.

그러나 일단 여야 4당은 '의원정수 273석 동결, 지역구 8∼10석 증가-지역구 증석분에 해당하는 비례대표 축소'에 잠정적으로 합의한 상태다. 이 안은 1인2표 정당명부제 실시에 따라 오히려 늘어나야 할 비례대표를 되려 축소시켰다는 점에서 심각한 개혁의 후퇴로 지적되고 있다.

그러나 여야 4당은 '지역구 챙기기'라는 시민단체의 비난의 화살을 서로 다른 당에 떠넘기는 입장이다. 먼저 '지역구 증원 반대-비례대표 유지'를 당론으로 내세웠던 열린우리당은 비례대표 축소에 대한 시민사회의 비판을 민주당을 비롯한 야 3당의 책임으로 넘겼다.

정개특위 선거법 소위 간사로 참여하고 있는 유시민 의원실의 관계자는 "한나라당이 인구 상하한선 10만∼30만을 여전히 고수하는 가운데, 민주당이 선거법 협상 시한 마지막날인 2월 9일 인구 상하한선을 10만5000∼31만5000으로 들고 나와, 민주당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협상에 일체 임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면서 "열린우리당의 당론은 지금도 지역구 동결-비례대표 유지 또는 확대"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선거법 소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열린우리당 천정배 의원이 이미 "지역구 증원에 반대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지만 정개특위를 무산시킬 수 없다는 절박한 심정에서 민주당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면서 사실상 민주당안을 수용키로 한 상태다.

민주당의 반론은 '지역구 증가-비례대표 축소'는 모든 당의 당론에 따른 불가피한 결론이며, 비례대표 축소가 개악이라면 열린우리당도 그 개악에 동참했다는 입장이다. 강선구 민주당 정개특위 전문위원은 "인구 상하한선은 우리가 먼저 들고 나온 것이 아니라 한나라당이 먼저 들고 나왔다"면서 "열린우리당 역시 지역구 의석과 전체 의원정수의 동결을 명분으로 내세웠을 뿐 특별한 안이 없었고, 결국 지역구 확대와 비례대표 축소는 열린우리당을 포함한 모든 당의 당론에 따른 결과"라고 반박했다.

한나라당의 입장은 또 다르다. 이재오(국회 정개특위 위원장) 한나라당 의원은 선거법 개악에 항의하는 시민단체 대표들과의 13일 면담에서 "애초에 한나라당의 당론은 비례대표를 확대하는 것이었으나 국민 여론과 열린우리당의 반대로 거둬들인 것"이라며 "만약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이 당론으로 비례대표 증가-의석수 증가를 들고 나오면 한나라당을 설득해 보겠다"고 밝혔다. 이재오 의원의 설명은 '지역구 증가-비례대표 축소'를 한나라당의 일관된 당론으로 알고 있었던 시민단체 대표들의 인식과는 완전히 다른 주장이었다.

'지역구 증가-비례대표 축소'는 결론적으로 한나라당, 민주당, 자민련 등 야 3당이 '정당 지지도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지역구 당선 가능성'이라는 공통의 이해를 기반으로 공조를 과시한 결과다. 그러나 열린우리당 역시 선거구제도, 인구상하한선, 의원정수 등 '게임의 룰'에 해당하는 선거법 규정은 '합의해서 처리한다'는 4당간 합의에도 불구하고, '지역구 축소-비례대표 증원'에 별다른 힘을 싣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특히 비례대표 증가에 큰 기대를 걸었던 민주노동당은 여야 정당의 선거법 협상에 대해 "진보정당의 원내 진출을 막는 데 4개 보수정당의 이해가 일치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인터넷 실명제·젊은층 선거참여 제한 등도 한나라당·자민련 주도

정개특위는 또한 네티즌의 자발적 정치참여에 재갈을 물릴 인터넷 실명제를 표결로 통과시켰고, 젊은 층의 선거참여 확대를 위한 선거연령 인하, 대학 부재자 투표소 설치 확대 등도 거의 무산될 처지다. 이런 개악안도 철저하게 한나라당과 자민련의 정략적 '표 계산'에 의해 개악으로 치닫는 가운데, 민주당은 사안별로 공조하고 있다.

인터넷 실명인증제는 열린우리당 4인 선거법 소위 위원들이 반대한 가운데, 한나라당, 민주당, 자민련 3당 위원들이 모두 찬성해 정개특위를 통과했다. 정개특위 선거법 소위 간사 원희룡 한나라당 의원은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인터넷 실명제는 작년말 1차 정개특위에서 시민단체가 참여한 범개협이 제안하여 열린우리당을 포함한 각 당이 당론으로 모두 찬성하였던 안이었고, 그 방법에 있어 전자서명에 의한 실명제를 채택하게 되어 있었고, 다만 그 구체적 실시방법으로 행자부 주민등록DB를 이용하자는 것"이라면서, 인터넷 실명인증제를 본인이 주도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범국민정치개혁협의회 위원으로 참여했던 김기식 참여연대 사무처장의 설명은 다르다. "범개협안은 분명한 기준에 의한 인터넷 언론사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었다"면서 "정개특위에서 내놓은 안은 개인을 비롯한 일체의 홈페이지도 실명 등록을 해야 하며, 500만∼1000만원의 실명확인 보안 프로그램을 설치해야 하는 등 그 범위와 수단에 대해 선관위조차 위법 의견을 내놓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김 처장은 "정개특위에서 표결 처리된 인터넷 실명인증제는 과잉입법을 금지한 헌법 규정에 반하며, 통과되면 전면적인 불복종운동을 전개할 것"을 분명히 했다.

부재자 투표소 설치 기준 완화 역시 이재오 의원, 원희룡 의원 등 한나라당 정개특위 관계자의 전향적 태도로 통과될 것 같았지만, 막판에 '사는 곳이 같은 사람 2천명 이상이 부재자 투표를 신청했을 때에만 부재자 투표소를 설치한다'는 현행법 유지를 당론으로 내세우면서 무산될 위기다. 부재자 투표소 설치기준 완화에 대해서는 한나라당, 자민련이 반대하고,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은 찬성이 당론이다.

하룻만에 입장 번복으로 비판을 받은 원희룡 의원실 관계자는 "부재자 투표소는 마음먹고 하자면 시도 선관위가 주관해서 다른 장소에 설치하면 된다. 굳이 대학내에 설치하려는 것은 과잉이 아닌가"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선거연령 19세 인하는 한나라당, 자민련이 반대하고,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은 찬성하고 있다. 한나라당이 당론을 고수할 것이 확실시돼 이번 17대 총선에서는 불가능하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또 하나 논란거리였던 노동조합의 정치자금 기부 금지는 선거법 논의 과정에서 실무적인 착오였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신언직 민주노총 정치국장은 "국회 정개특위 정치자금법 소위 각당 관계자들을 만난 결과, 기업의 불법 정치자금법 규제에 초점을 맞췄던 논의가 문구상 착오로 노동조합까지 포함되게 됐다는 설명을 들었다"면서 "정개특위에서 재논의할 때는 노동조합의 정치자금 기부는 현행대로 가능하게 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장흥배 기자
2004/02/16 21:34 2004/02/16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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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ㅋㅋㅋ 2004/02/16 22:38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고생많소! 참여연대...
    정망ㄹ 웃기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