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 공무원, 교사들의 정치적 의사표현 보장해야



1. 부패한 정치권이 사회의 변화에 눈과 귀를 막고 있는 동안, 유권자들의 정치참여와 개혁의 의지는 더욱 적극화되고 있고 그 표현방법과 주체도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 그런데 이들 다양한 정치적 의사표현을 낡은 제도와 관행이 가로막고 있어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2. 경찰이 인터넷에서의 정치 패러디를 문제삼아 한 네티즌을 선거법위반과 명예훼손죄로 체포한 것은 대다수 네티즌의 빈축을 사고 있다. 선관위가 선거기간 중의 탄핵무효 촛불집회가 선거법위반이라며 불법화한 것 역시, 선거법을 확대 해석하여 국민의 기본권을 과도하게 제한한다는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이는 선거가 유권자들의 참정권을 실현하기 위한 정치적 의사표현의 공간이라는 점을 망각한 관료적 통제의 발상과 관행의 소치이다. 집회와 시위, 그리고 인터넷을 통한 정치적 의사표현이 정치적 영향력을 가진다는 이유만으로 이를 단속위주로 대처하는 당국의 낡은 발상이 딱하다. 이들의 낡은 접근방법은 결과적으로 낡고 부패한 정치질서의 재생산을 돕고, 성숙한 시민사회의 헌법적 권리를 억압하고 있다.

3. 낡은 관행과 더불어 낡은 제도 역시도 현실과 상충하고 있다. 공무원 노조의 민주노동당지지 결정에 대해서 행자부가 검찰에 고발하고 자체 징계절차도 진행하고 있다. 전교조 위원장이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민주노동당 지지를 호소한 것에 대해서도 정부가 징계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행 선거법과 공무원법에 저촉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과거 권위주의 시절의 관권선거를 막기 위해 고안된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는 만고불변의 진리가 아닐 뿐 아니라 국민의 참정권이나 정치적 의사표현의 권리를 넘어서는 상위의 개념이라고 볼 수도 없다.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등의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다수의 나라에서 공무원의 정치활동 제한 규정을 아예 두지 않거나, 유세행위 등 적극적 활동을 제외한 공무원의 정치적 의사표현의 자유를 광범위하게 보장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공무원들의 일정한 정치적 의사표현 행위를 투명하게 보장하는 것이 읍습한 밀실 줄대기의 폐단이나 직무를 남용한 관권개입을 방지하는 한 방안이 될 수 있다. 부득이 이를 제한할 경우, 이행상충에 해당하거나 직무와의 관련성이 현저하고 명확한 경우로 한정하면 될 것이다. 따라서 이들의 최소한의 정치적 의사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방향으로 선거법 및 국가공무원법을 개정해야 하며, 그 처벌에 있어서도 제도의 미흡을 감안하여야 할 것이다.

4. 지난해와 올 초까지 이어진 정치관계법 개정은 돈안쓰는 선거, 정치자금에 대한 규제, 그리고 감독기관인 선관위 권한강화 등의 과제는 비교적 광범위하게 다루어졌지만 새로운 시대적 변화를 반영할 유권자들의 참정권 및 정치적 의사표현 자유 확대에 대해서는 정치권과 선관위 등의 완강한 반대 속에서 전혀 다루어지지 않았다. 그 결과 유권자의 정치적 의사표현 문제는 지난 2000년 총선 낙선운동에 대한 불법시비에 이어 이번 총선에서도 가장 중요한 참정권 논쟁점으로 대두되게 되었다. 따라서 17대 국회는 개원 이후 낡은 제도와 성숙한 시민사회의 간극을 해소할 새로운 대안마련에 나서야 할 것이다.

참여연대




2004/03/30 17:25 2004/03/30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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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서울시선관위 2004/04/04 10:19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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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4. 4. 4
    서울특별시선거관리위원회

  2. 독일유학생 2004/04/06 02:22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정치적 중립의무가 '낡은 제도와 관행'? 아니, 불통 하나!
    기사에서 미국, 영국, 독일 등에서는 한국의 선거법 9조 같은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의무가 없다고 하셨는데, 어디서 그런 확인을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다른 나라는 제외하고라도 독일의 공무원법표준화를 위한 대강법률 35조 2항(§ 35 II BRRG: 이에 대해서는 www.bmj.de의 Service로 들어 가시면 확인할 수 있습니다)을 보시면 한국의 선거법 9조와 거의 유사한 내용의 법규가 있고, 또 독일연방행정재판소판례(BVerwGE 104, 323면 특히 326면 참조)를 보시면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의무를 엄격히 선언하고 있습니다.
    시간관계로 더 이상의 근거는 생략합니다.

    옳바르고 바른 국민의 대표가 국회로 가야한다는 점에서는 백번 이해가 갑니다. 허나 엄연히 아무 모순없이 잘 규정된 법률을 정확한 근거 없이 뭉떵거려 '낡은 제도와 관행'으로 취급하는 것은 참여연대가 기본적으로 지향한다고 볼 수 있는 '법치원리에 부합하는 여론 형성'에 본질적으로 모순되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기자님은 불통 하나!
    불통 3개 받으면 어찌 된다는 것 잘 아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