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 민주노동당과 정책간담회 가져



17대국회 개혁과제를 각 당에 전달하는 마지막 차례로 참여연대는 16일 오전 민주노동당 원내대표단과 조찬 간담회 형식으로 개혁과제를 전달했다. 양측은 이 자리에서 정치개혁, 경제개혁, 부패방지 등의 분야에서 폭넓은 공조 가능성을 확인했다. 그러나 분양원가 공개, 농업대책, 부유세 등의 문제에서는 일정한 시각차를 드러내거나, 민주노동당이 참여연대의 입장 변화를 주문하기도 했다. 참여연대와 민주노동당은 이날 확인된 양측의 입장을 기초로, 해당 상임위별로 긴밀한 정책공조를 펼쳐나가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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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간담회는 7시 30분부터 9시 30분까지 2시간 가까이 진행됐고, 민주노동당 의원 10명이 전원 참석해 시민사회와의 정책협조에 대한 민주노동당의 높은 기대를 실감케 했다. 조승수 의원의 사회로 시작된 간담회는 참여연대가 개혁과제를 분야별로 전달하고, 이에 대해 민주노동당의 의견개진 및 질문의 순으로 진행됐다.

정치개혁·반부패·평화정책 등에서 폭넓은 공감대

김수진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 소장은 국민소환제, 비례대표 확대 등 선거제도 개혁, 교섭단체 완화 등 민주노동당의 당론과 부합되는 개혁과제를 포함한 전반적인 정치개혁 과제들을 발표했다. 김 소장은 이 자리에서 "비례대표 의석이 여전히 부족하고, 아직 개인 의견이지만 필요하면 의원정수를 확대해서라도 비례대표를 늘려야 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민주노동당이 강력하게 추진하는 교섭단체 구성요건 완화에 대해 김 소장은 "선거법의 비례대표 의석 배분 비율이 득표율 3% 또는 지역구 5석 이상이라는 것은, 그 기준 이상의 정당에 대해 정당으로 지위를 인정한다는 취지로 해석 가능하기 때문에 교섭단체 인정 근거로 삼을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김기식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원내대표를 면담한 결과 정개특위 상임위 구성과 동시에 범국민정치개혁협의회를 구성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인 답변을 얻었다"면서 "의원정수 문제를 범개협에서 제기하는 것이 국민 설득력에서 유리하고, 지구당 폐지 문제도 법으로 강제할 수 없다는 것이 참여연대 입장"이라고 밝혔다.

노회찬 의원은 "지구당 폐지 문제는 우리 당으로서는 절대 우회할 수 없는 문제"라고 밝혔다. 노 의원은 또한 "지난번 대통령 면담했을 때, 대통령께서 용어를 직접 쓰지는 않았지만 내용상 완전 비례대표 방식으로 의원을 뽑는 방안을 언급했다"면서 "시민단체와 민주노동당이 원론적인 입장은 같으면서도 현실 관철의 문제로 판단이 달라지는 측면이 있는데, 같이 협력해서 좋은 안을 만들어보자"고 주문했다.

권영길 의원은 "지구당 폐지는 보수정당으로는 문제될 것이 전혀 없지만, 참여민주주의라는 측면에서 폐지는 말이 안되는 것"이라며 "시민사회단체들마저 지구당 폐지가 개혁적인 것으로 잘못 인식하는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우려를 전했다.

반부패 문제와 관련, 김기식 처장은 고위공직자비리조사처를 대통령이 인사권을 행사하는 부패방지위 산하에 두는 것에 반대한다는 뜻을 전하고, 백지신탁제도와 관련해서도 포괄적인 이해충돌 금지 규정을 마련하고, 경제부처에 대해서는 더 넓고 강력한 주식투자 금지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에 대해 심상정 의원은 "백지신탁 문제는 종합적인 이해상충 금지제도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도 그렇고 우리 당과 완벽하게 의견이 일치하는 것 같다"고 깊은 동의를 나타냈다.

김상조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소장은 "고용과 성장이 중소기업 중심으로 재편되고, 구매력에 기반한 내수를 진작하고, 조세 구조를 개편하는 과제들이 함께 이뤄져야 위기 탈출이 가능하다"면서 경제위기에 대한 구조적 해법을 제시하는 것으로 발언을 시작했다.

김 소장은 "PEF법은 외국자본이 PEF를 가지고 국내시장을 장악하니까 국내자본을 대항마로 만들자는 취지인데, 이번 론스타 불법행위에 대한 금감위 적발에서 나타났듯이 외국자본이 맘대로 하니까 국내자본도 그렇게 하도록 하면 한마디로 불법천국을 만들자는 것"이라고 이 법안의 내용을 강력하게 비판했다. 김 소장은 "국내외 자본을 불문하고 PEF의 출자자가 누구이고, 누가 지배하는 지, 그리고 대주주의 자격요건을 엄격히 제한하는 시스템으로 가야 한다"며 이 법안의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했다. 김 소장은 금융감독기구의 재편, 재벌금융사 의결권 제한, 출자총액 제한 등 현안에 대해서도 참여연대 개혁방향을 설명했다.

김기식 처장은 특별히 삼성의 독주에 대한 우려를 표시했다. 김 처장은 "참여연대가 제기하는 거의 대부분의 경제개혁 과제가 삼성과 관련을 맺고 있는데, 최근 경향을 보면 삼성이 필요하면 법안을 만들거나 뜯어고칠 정도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면서 민주노동당의 삼성에 대한 견제 역할을 주문했다.

이에 대해 심상정 의원은 "경제분야의 구체적인 정책내용이 민주노동당과 참여연대가 반드시 일치할 필요는 없지만, 연대의 측면에서 참여연대의 시장개혁 프로그램은 반갑다"면서 "민주노동당이 가장 고민하는 것은 외국자본에 과다한 권한과 특권을 다 내주고, 반대편에서 그걸 맞장뜨는 법안을 내놨는데, 종합적인 고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단병호 의원은 "현재 중소기업이 거의 공동화 상태인데 참여연대가 정책과제로 제시한 빈부격차 해소, 재벌개혁, 고용과 성장 등 제반 개혁과제가 중소기업 문제의 해결없이는 불가능하다"면서 "개혁과제 중에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불공저거래 관행 철폐 등 중소기업 회생에 대한 문제의식이 약한 것 같아 아쉽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상조 소장은 "중소기업 지원 법안은 우리나라가 가장 많은데 산업경쟁력이나 노사관계 건전화 등 사전적 지원은 전무한 것이 우리 중소기업의 현실"이라면서 "유럽 견학할 때 노사관계 이외에 중소기업 지원 시스템도 연구해서 우리에게 알려달라"고 주문했다.

원가공개, 부유세 등 일정한 시각차 확인

최영태 참여연대 조세개혁센터 소장은 "참여연대가 제시하는 조세개혁의 큰 방향은 재산과세의 특혜 철폐와 탈세근절이라는 두 가지 큰 줄기에서 개별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면서 "재산과제는 보유세 현실화, 주식양도차익 과세 강화, 양도소득에 대한 비과세 폐지 등이고, 탈세를 막기 위해서는 각 세율간의 형평을 도모하는 방향으로 세목이 재조정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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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소장은 "참여연대는 지금까지 탈세와의 싸움을 벌여왔는데 앞으로 좀 더 가치지향적으로 나가고자 한다"면서 "민주노동당이 말하는 부유세, 토빈세 등은 개혁과제에 담지 못했는데 좀 더 논의를 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심상정 의원은 "현안이 되고 있는 종합부동산세는 이것만 가지고 완전한 재산과세가 부족하다는 의견을 보수진영도 내고 있다"면서 "종합부동산세를 전면 확대한 것이 부유세인데, 부유세가 반드시 정답이라는 것보다는 부유세 개념을 가지고 전반적인 조세개혁을 추진할 필요가 있는데, 그런 점에서 참여연대가 너무 소극적인 것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고 아쉬움을 표시했다.

심 의원은 또한 뜨거운 현안으로 부각한 분양원가 공개 문제에 대해서도 참여연대 입장의 변화를 주문했다. 심 의원은 "분양원가 공개 문제는 투기문제 뿐만 아니라 한국의 경제전망과 관련해 중심적인 과제를 차지하는 문제인데, 야당까지 원가공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참여연대는 다른 견해를 가진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기식 처장은 "한나라당은 분양원가 공개를 통한 정책목표가 분양가 인하가 아니라 주공, 토공의 경영투명성에 있음을 분명히 밝혔다"면서 "분양가를 끌어내리고 서민의 주거안정이라는 정책목표를 전제로 했을 때, 참여연대는 25.7평 이하에 대해서는 원가연동제를 실시하고, 그 이상 평형에 대해서는 원가공개든 연동제든 선택하라는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심 의원은 이에 대해 "정부가 말하는 연동제는 참여연대가 의도하듯이 원가와 연동해 가격을 낮추는 그런 개념이 아니라고 본다"면서 "이 문제는 나중에 좀 더 토론해봤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박순성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소장은 "한반도 전체가 새로운 안보시스템으로 들어가고 있는데, 현 정부는 이라크 파병에 대해 원칙을 버리고 실용주의 입장에서 강행하려 하고 있고, 한미관계에서도 미국 추종주의로 가고 있다"고 정부를 비판했다. 박 소장은 안보체제와 관련 지역동맹의 문제, 국방부 감시 기능 강화 등 정책과제를 제시했다.

김연명 사회복지위원장은 "지난 30년간 양적 성장과 시장임금을 가지고 모든 것을 해결하려고 달려오면서 사회가 파괴되고 있다"면서 "시장임금보다 사회임금 전략을 쓰지 않으면 생존이 불가능할 정도에 왔다"고 현 상황을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참여연대 사회복지 개혁과제 중 민주노동당과 의견이 일치하는 대부분 과제를 제외하고, 일정한 차이가 있는 과제들만 제시했다.

김 위원장은 4조5000억원에 이르는 사회복지기금의 사회화, 퇴직금의 기업연금화와 비정규직 포함한 전 근로자 적용, 사회보험료의 국세청 이관, 국민연금기금의 사회적 통제 등을 제시했다. 김 위원은 "사회복지기금의 사회화는 비정규직 노동자를 위해 정규직이 결단을 내려할 사안이며, 사회보험료의 국세청 이관은 민주노동당이 말하는 공약을 실현하기 위한 재원 마련을 위해 과세 베이스를 넓힌다는 측면에서도 중요하다"고 제시했다. 또한 "국민연금을 임금노동자기금으로 만들어 노동에 의한 시장적이고 합법적인 자본 통제가 가능하다"면서 "민주노동당이 적극 검토해서 공론화 해 줄 것"을 요청했다.

국민연금의 사회적 통제에 대해서는 노회찬 의원이 관심을 표명하며 추가 협의를 제안했다.

강기갑 의원은 식량안보를 거론하며, "오늘 간담회에서 밥 먹지 않았느냐"며 현안이 되고 있는 쌀개방 문제에 대해 참여연대의 관심이 부족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사회경제 부분에서 협약기구와 같이 농업 회생을 위한 협약기구를 만들어보자"고 제안했다.

장흥배 기자
2004/06/16 15:22 2004/06/16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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