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말 무더기 폐기 처분…국민청원권 실질화 절실



시민단체의 중요한 운동수단으로 자리잡은 입법청원이 국회 상임위 논의 과정에서 전혀 법안 대접을 못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결과는 입법청원을 비롯한 국민청원 대부분이 국회 임기말 무더기 자동폐기되는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국민기본권에 속하는 청원제도를 실질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7대 첫 정기국회에 반드시 개혁법안을 처리한다는 각오로 임하고 있는 참여연대는 특히 입법청원에 대한 국회심사 활성화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청원내용 58%나 입법반영됐지만,본회의부의는 단 1건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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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상 국민기본권에 속하는 청원권의 사문화는 시민단체 중 가장 왕성한 청원 운동을 했던 참여연대의 사례에서 잘 드러난다.

참여연대가 94년부터 지금까지 국회에 낸 청원은 총 110건에 이른다. 이 가운데 상임위에서 본회의 부의 결정을 내린 청원은 단 1 건도 없다. 상임위에서 심사는 했으나 본회의에 부의하지 않은 건수가 56-51%, 국회 임기말 자동폐기된 건수가 54건-49%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참여연대가 청원한 내용이 원안 그대로 혹은 일부라도 당시나 추후에 국회 입법화된 비율은 110건 청원 중 무려 64건으로 58%의 비율을 보였다. 이같은 수치는 결국, 시민단체의 입법청원이 상당 부분 시대변화를 선도함에도 불구하고, 국회 논의 과정에서는 찬밥 신세를 받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참여연대 청원이 국회 입법안에 반영된 방식을 반영 범위와 반영 시기를 기준으로 분류하면, ‘다음 국회 일부 반영’ 건수가 35건-32%, ‘당시 국회 일부 반영’ 건수가 22건-20%를 차지했다. 참여연대 청원 원안을 통과시키거나 핵임 내용을 그대로 반영한 자체 법안을 통과시킨 경우도 8건이나 있었다.

참여연대가 94년 제출한 내부고발자보호법, 96년 제출한 부패방지법 제정 청원안은 각각 14대 국회와 15대 국회 임기말 자동폐기됐으나 16대 국회에서 제정 통과됐다. 2003년 사회보장예산에 관한 의견청원, 2002년 생명윤리법은 모두 16대 국회 임기말 모두 자동폐기됐으나 전자는 2003년 사회복지예산에 반영됐고, 후자는 16대 국회에서 별도 법안 형태로 통과됐다. 98년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제정안, 2000년 상가임대차보호법 제정안, 2003년 개인회생법 제정안 등은 모두 본회의 불부의 결정이 내려졌으나 결국 다음 회기 또는 당 회기 입법안에 반영돼 통과됐다.

참여연대가 97년 청원했으나 15대 임기만료와 함께 자동폐기됐다가 16대 국회말 시민사회의 격렬한 저항에 의해 극적 반영된 정치자금법 개정안은 대단히 시사적이다. 부정한 돈의 정치권 유입을 막고 정치비용의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한 취지의 이 청원안이 15대 국회에 입법 반영됐다면 16대 국회가 차떼기, 채권떼기 같은 부패의 오명을 뒤집어 쓰지는 않았으리라는 예측 때문이다.

김민영 참여연대 시민감시국장은 “참여연대의 청원 사례를 보면 정당정치의 파행 속에서 발생한 정당정치의 공백을 상당 부분을 결국 시민단체가 메꿔왔지만, 무더기 폐기처분에서 보듯이 그 과정은 지난하고 고통스러운 과정이었다”고 평가했다.

국회 임기말 자동폐기 55% 수준

민주노동당이 ‘제 17대 국회개혁 기조와 방향’이라는 정책자료에 나오는 청원 관련 통계자료는 국민청원제의 실상을 잘 보여준다.

13대 국회 때부터 16대 국회 때까지 접수된 청원건수는 총 2397건인데, 이중 채택된 건수가 8건(1.3%)에 불과하다. 본회의에 부의하지 않은 건수가 922건(38.5%)였고, 임기만료에 위한 폐기가 무려 1306건(54.5%)로 나타났다.

지난 16년 동안 매년 평균 150건의 청원이 접수됐는데, 이중 연평균 2건만이 채택됐다는 뜻이다. 특히 청원 건수는 13대 국회 503건에서 16대 국회 765건으로 꾸준히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채택 건수는 13대, 14대의 각각 13건, 11건에 비해 15대와 16대 국회는 4건에 불과해 오히려 반으로 줄어들고 있다.

90일 이내 심사 완료 의무화 등 청원심사 실질화 필요

국회법에 따르면, 각 상임위는 청원심사를 활성화하기 위해 청원심사소원회를 두게 돼 있다. 대부분 상임위는 법안심사소위가 청원심사소위를 대신하고 있는 상황이다.

청원심사소위 활성화와 관련 민주노동당 조승수 의원실 관계자는 “국회 관련 조직에 문의한 결과 대부분 청원이 입법청원이어서 별도의 청원심사소위를 두는 것보다는 법안심사소위에서 심사하는 것이 여러 면에서 효율적이라는 답변을 들었다”면서 “민주노동당도 청원심사소위를 별도로 두는 강제규정을 만들기보다는 실질적으로 청원심사를 활성화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민주노동당 정책자료에서 지적된 것처럼, 문제는 임기말 자동폐기되는 청원이 지나치게 많다는 것이다.

청원의 자동폐기와 관련,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규정은 국회청원심사규칙 제 7조 2항이다. 이 조항은 '위원회가 청원의 회부일로부터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90일 이내에 심사결과를 의장에게 보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90일 이내 심사를 못한 경우에도 기간을 연장하도록 하고 있어 ‘90일 이내 심사’는 강제가 아닌 권고규정에 머무르는 현실이다.

이 때문에 민주노동당은 '90일 이내 심사 완료를 의무화하고 부득이한 이유로 90일 이내 심사를 못한 경우는 1회에 한해 30일 연장이 가능토록'하는 국회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밖에도 청원 소개의원의 청원 취지 설명 의무화, 청원인의 진술권 보장, 청원심사소위 활성화로 국회 폐회 중이라도 정기적 청원심사 의무화 등의 제도개선이 지적되고 있다.

장흥배 기자
2004/09/23 19:22 2004/09/23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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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백성들 2004/09/27 03:35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국민발안제와 국민투표법의 실질적 강화가 관건이다.
    한마디로 국민발안제 실시가 되어야 한다.청원의 단계에서 국민발안에서 국민입법이 되어야 한다.

    국민의 일정수가 발안한 법안및 의제를 국회에서 의무적으로 논의및 표결에 붙이거나 국민투표를 실시해야 한다.

    국민발안제와 국민투표법의 실질적 강화가 국민의 소리를 제대로 표현할수 있다.절대적으로 필요한 법안및 의제들을 국민들이 발안하고 법안화 할수 있어야 한다.이것이 민권의 기본정신이다.

    또한 국민소환제로 고위공무원,정당의 대표자들도 책임을 물을수 있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