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대 정기국회 첫 정기국회 마무리에 대한 논평



지난 4·13 총선에서 우리 국민들은 세계에서 유례가 없었던 낙천·낙선운동이라는 유권자심판운동을 전개하였고 이를 통해 구성된 16대 국회는 그 어느 때보다 강렬한 정치개혁에 대한 국민적 열망을 부여받았다. 그러나 지난 12월9일 막을 내린 16대 국회의 첫 정기국회 100일은 정치적 공방으로 파행과 대립으로 얼룩지고 말았으며, 이로 인해 정치개혁에 대한 국민적 열망은 무참히 짓밟혔으며, 국회에 대한 신뢰는 상실되고 말았다.

정기국회 100일 동안 국회는 단지 55일만 문을 열었다. 그나마 열린 국회도 민주당과 한나라당의 비합리적인 정치적 이해와 비생산적인 정치적 공방으로 예측가능하고 안정된 의사일정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됨으로 고비용 저 효율의 구태정치를 반복하고 말았다. 지난 2월 개정된 국회법 중 국민적 관심을 모았던 표결실명제(전자투표제), 전원위원회, 상설소위원회 운영, 소위원회 공개 및 회의록 작성 등에 소극적이거나 아예 실시하지 않음으로 16대 첫 정기국회는 절차적 의회민주주의 발전에 여전히 역행하고 말았다. 아울러 국민적 기대를 안고 있었던 특검제 상설화와 공익제보자보호를 골격으로 한 부패방지법안과, 인권위원회를 국가기구로 하는 인권법안, 그리고 화해와 평화의 물결을 타는 남북관계에 따라 개정 내지 폐지가 요구되었던 국가보안법 등 주요한 개혁법안들을 제대로 심의·의결하지 못한 채 막을 내리고 말았다. 과연 국민의 대표라 자처하는 국회의원들의 가슴과 의식 속에 국민이 자리하고 있는지 심각하게 묻지 않을 수 없다.

더 나아가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상설화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심도 있고 효율적인 예산안 심의는 간데 없이, 1963년 헌법 개정이후 처음으로 새해 예산안을 정기국회 회기 안에 처리하지 못함으로 민주적 절차와 의회정치 성숙에 큰 오점을 남기고 말았다. 우리 국민은 101조라는 엄청난 국민혈세가 어떻게 사용되어야 할 지에 대해 국회가 심도 있는 고민과 함께 정기국회 회기중 꼭 처리해야 한다는 절박한 인식을 갖고 있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바라기는 12월11일부터 속개되는 제216회 임시 회를 통해 꼼꼼하고 깐깐하게 국민혈세가 사용될 예산안을 심의·의결 할 것을 요청하며, 국민적 기대를 안고 있는 주요 개혁법안 들을 처리할 것을 촉구한다. 그렇게 될 때만이 실추된 국회의 권위를 회복하고 국민적 신뢰의 정당성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정치개혁과 희망의 정치를 바라는 국민적 기대는 결코 쉽게 사그러들지 않겠지만, 정치권에 대한 주권자로서 국민들의 준엄한 심판은 또한 결코 멀리 있지 않다는 것을 정치권은 깨달아야 할 것이다.
김보영
2000/12/10 00:00 2000/1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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