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오 의원측 반론] 6월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기억해야 할 의원 선정에 대한 반론
국회/17대국회 :
2005/05/23 17:03
‘기억해야 할 의원’ 선정에 대한 과정과 기준을 밝혀라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는 의정활동 평가 작업의 일환으로 매 회기마다 국회 의정활동 및 기타 사안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던 국회의원 명단을 정리해 발표하고 있습니다. 4월 임시국회에서 유권자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의원으로 선정된 김형오 의원 측에서 5월 19일 반론을 보내와 전문을 게재합니다.
참여연대는 지난 17일 ‘4월 임시회에서 유권자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의원 명단’에 김형오의원을 선정, 발표했습니다. 국회 회기 중에 해외에 장기 체류했다는 이유입니다. 먼저 참여연대의 이런 결정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합니다.
참여연대 같은 유력한 시민단체가 사회적 파장이 예상되는 내용을 공개적으로 발표할 때는 그 과정이 투명하고 공정해야 합니다. 원칙과 기준도 명확해야 합니다. 더구나 여론에 민감한 정치인을 거론할 때는 더욱 신중한 판단이 요구됩니다. 언론이 보도한대로 같이 휩쓸려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정치인이라고 그냥 편하게 ‘때리기’에 동참한다면 책임있는 시민단체의 자세가 아닙니다. 참여연대의 의정감시센터라면 적어도 일반 언론의 보도태도와는 달라야 합니다. 보다 심도있는 조사와 사실관계 파악으로 옥석을 확실히 구별해주는 것이 바람직한 태도입니다.
김형오 의원의 경우 사실관계는 이렇습니다. 김형오 의원은 2월 임시회가 끝난 다음날인 3월 3일 두달 예정으로 미국 스탠포드대 아시아태평양리서치센터에 연수를 떠났습니다. 그리고 5월 2일 귀국하여 5월 3일 4월임시회 본회의에 참석했습니다. 목적은 ‘보수주의와 IT’를 공부하기 위해서였고 공식적으로 국회의장의 허락을 받았습니다. 스탠포드대를 택한 것은 실리콘밸리가 가까이 있어서 IT현장에 접근하기가 쉬웠기 때문입니다. 소위 국회 IT전문가로서 최근 트렌드를 파악하려고 했습니다. 이것 또한 의정활동의 연장이자 중요한 자료수집 활동이었습니다. 비용은 물론 자비부담이었습니다. 현지에 있는 동안 1주일에 1회꼴로 홈피에 본인이 직접 글을 써서 올렸습니다.
4월 임시회에 왜 출석하지 않았느냐고 힐문한다면 솔직히 할 말이 없습니다. 이를 회피할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질책을 달게 받겠습니다. 다만 결과만을 놓고 동일한 판단을 받기에는 억울한 측면이 많다는 것입니다. 그 내용은 각기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골프치거나 놀러가기 위해’ 결석한 것과는 엄연히 구별돼야 한다고 봅니다. 국내에 있으면서도 뚜렷한 목적이나 이유없이 회의에 불참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습니까. 출석여부를 따진다면 국내에 있으면서도 단 한번도 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의원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의원의 경우, 어디에 있느냐도 중요하지만 무엇을 하느냐가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의원의 출석, 물론 중요합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형식적이고 획일적인 측면만을 강조하면서 내용이나 질적인 측면을 도외시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참여연대 같은 시민단체가 획일적인 잣대로 정치인을 평가한다면 우리사회는 더 이상 희망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옥석을 가리지 않고 편한 방법으로 남을 비판만 해서야 어떻게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겠습니까.
요즘 같은 초스피드 사회에서 연수는 필요불가결합니다. 언론계든 학계든 기업체든 그리고 공무원이든 이제는 거의 자리를 잡은 제도입니다. 다만 국회의원만 없습니다. 공부 안한다는 비난만 있지 해결방법에 대해서는 누구도 무관심합니다. 글로벌시대에서 연수나 재교육은 국회의원에게 더욱 필요로합니다. 세계와 시대의 흐름을 알아야 제도를 만들고 예산을 효율적으로 심의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참여연대가 이런 측면에 관심을 가진다면 의회발전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킬 수도 있을 것입니다.
우리사회가 국회의원과 정치권에 대해 욕만해서는 맨날 ‘그모양 그꼴’을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17대 국회도 바뀐 얼굴이 187명(전체의 63%)이나 되지만 운영방식은 구태를 못벗어나고 있는 것도 그 한 예에 불과합니다. 이제 제도적인 대안이 필요합니다. 이런 점에서 이번 기회에 국회의원의 공부(연수)를 이슈화시켜 국민의 의견을 물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먼저 결론부터 내렸습니다. 그것은 나쁜 것이고 잘못된 행동이라고 딱 잘랐습니다. 참여연대도 이 같은 문제를 이슈화시키기보다 의원 개인을 재단하는데 동참했습니다. 이번 사건은 논란거리는 될 수 있지만 결코 비난의 대상이라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김형오 의원의 경우 ①국외활동 신고서를 2월 28일 제출, 국회의장의 허가를 받고 공식적으로 연수를 갔던 점, ②홈페이지에 스탠포드에 간 이유와 취지를 공개적으로 밝혔고 기간도 2달이라고 예고한 점, ③미국 현지에서 ‘실리콘밸리에서 본 한국의 희망’이라는 제목으로 매주 1개꼴로 총 5편의 글(연구성과)을 게재한 점(다른 글까지 총 7편임, 언론을 포함한 주위사람들에게 이메일로 전송했음), ④언어도 불편한 환경에서 오직 공부를 위해 자신의 비용으로 연수를 갈 정도로 평소 의정활동에 열심이었다는 점, ⑤현지에서 4선 의원이 직접 노트북 자판을 두들이며 글을 쓰고 디지털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 올릴 정도로 정력적으로 활동했다는 점(안경을 쓰고 독수리 타법으로 밤 12시까지 자판을 더듬거리는 모습을 상상해 보십시오) 등을 고려하면 오히려 격려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심도있는 공부를 하러 간 것이 이렇게 지탄받고 욕을 얻어먹어야 되는지 때로는 억울하고 야속한 생각이 듭니다.
참여연대는 이렇게 중요한 결정을 하면서 저희 방에 사실확인을 위한 전화 한 통화 하지 않았습니다. 언론의 내용을 그대로 받아서 평가자료로 활용했습니다. ‘기억해야할 의원’으로 선정하기 위한 절차나 기준도 명확치 않습니다. 홈페이지를 뒤져봤지만 두루뭉실하게 되어 있어서 자의적 판단이 가능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적어도 이런 발표로 아픔이나 고통을 받는 피해자의 입장을 고려하는 최소한의 장치나 기회도 없었습니다. 끝으로 선정된 3명의 의원중 왜 김형오 의원을 가장 앞에 내세웠는지도 설명바랍니다. 가나다순도 아니고 선수도 아니고 대체 무슨 기준입니까.
참여연대에 요구합니다. 앞으로 ‘기억해야할 의원’등 의원 개인의 평가에 관한 문제는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를 밟아 주십시오. 기준과 원칙도 명확히 만드십시오. 제도개선에 관한 문제라면 눈치보지말고 소신껏 대안을 제시해주십시오. 참여연대가 국회에 보다 애정을 가지고 심층적인 접근을 할 때 우리에게도 희망이 보인다고 생각합니다. 김형오 의원의 경우 지금이라도 ‘기억해야할 의원’ 선정에서 철회해주실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참여연대가 유력한 시민단체인 만큼 책임있는 자세를 보여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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