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연대과제 선정을 위한 워크숍



총선연대운동 후 1년만에 전국의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연대운동'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가칭) 준비위원회(위원장 지은희, 이하 연대회의)는 지난 2월 9일 오후 2시 한국여성개발원 국제회의장에서 120여 명의 시민운동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2001년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가칭) 공동연대과제 선정을 위한 워크숍(이하 연대회의 워크숍)을 개최했다.

1박 2일 일정으로 마련된 연대회의 워크숍은 9일 1부 전체토론과 2부 연대회의 공동과제 선정을 위한 토론, 10일 종합토론 및 대표자회의 순으로 진행되었다. 1부 전체토론 시간에는 조희연 참여연대 집행위원장과 남윤인순 한국여성단체연합 사무총장이 '2001년 시민운동의 방향과 새로운 연대운동'에 대해 각각 발제를 맡았다.

조희연 참여연대 집행위원장은 'NGO 활동 평가와 전망, 과제'를 통해 낙천낙선운동 등 지난 1년간 벌어졌던 시민단체의 활동을 평가한 뒤 최근 벌어지고 있는 시민운동에 대한 다양한 비판을 예시하고, 국민의 정부 후반기 시민사회 개혁운동의 향방에 대해 제시했다. 그는 연대회의에서 앞으로 ▷신생NGO, 지역단체, 풀뿌리단체의 성장을 위한 인큐베이터 및 프로모터 역할 ▷시민사회 공통의 과제만을 사업이슈화 ▷지방자치관련 2002년 지자체 선거에 대한 NGO의 방침 ▷중장기적 시민운동의 의제개발 ▷언론개혁 ▷정치개혁을 위한 새로운 역할 등을 검토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남윤인순 여성연합 사무총장은 '새로운 연대를 향하여'라는 발제문에서 연대회의의 논의 경과와 쟁점, 향후 과제에 대해 간략히 발표했다. 그는 전문성 있는 중앙단체와 서울의 부문조직들이 지역운동을 지원하고, 정체된 개혁과 신자유주의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전국적 활동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전제한 뒤, 지역의 이슈를 전국화할 필요성이 있음을 제기했다. 또한 지난 시기 서울 중심적으로 진행되던 시민운동을 해체하고 앞으로는 지역중심의 전국 조직을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또한 기존 시민단체협의회(이하 시민협)와 달리 연대회의는 개혁을 위한 공동투쟁체라는 정체성을 명확히 하고, 개혁과제를 분명히 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대회의를 통해 시민사회의 개혁과 연대의 조화를 이루고, 명망성에 의존한 리더십이 아니라 조직에 기반을 둔 리더십을 만들자고 덧붙였다.

연대회의 사회개혁 위한 공동운동체 돼야

발제후 질의 응답 시간에는 지역활동가들의 '서울중심' 시민운동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김광식 대전환경련 사무처장은 "지역을 중심으로 전국적 조직을 구성하자"는 남윤인순 여연 사무총장의 주장에 대해 "피부적으로 느끼는 감은 여전히 중앙중심적"이라고 말하고, "조직적·제도적 방안이 제시되지 않는 한 선언적인 게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조희연 참여연대 집행위원장은 "87년 6월항쟁 이후 한국사회의 지배질서가 균열된 것은 사실이나 여전히 우리 사회가 가진 모순은 복합적이고, 단지 서울-지방 시민운동 차원의 문제 뿐 아니라, 서울대-비서울대(엘리트와 비엘리트), 계급적 논리 등 모순의 중층적 복합체가 있다는 인식을 갖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영애 성폭력상담소장은 "연대회의가 사회개혁을 위한 공동운동체 역할 뿐 아니라 시민운동가들 내부의 성찰을 담당할 수 있는 기능도 가져야 한다"며 "윤리위원회의 제정 등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희연 참여연대 집행위원장은 "시민운동진영 내부에 공적행위지침(code of conduct)을 만드는 것도 고려할만하다"고 제안했다.

3월 3일 전후로 전국납세자대회 개최할 것

2부 공동과제선정 토론에서는 정치개혁사업, 지방자치, 납세자운동, 시민운동 활성화 방안에 대해 논의됐다. 김제선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반자치적 지방자치법 개악 저지 및 분권과 자치를 위한 공동행동'이라는 제목의 발제문을 통해 "최근 행자부는 '단체장의 임명직 전환' 등 반자치적 지방자치법 개정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분권과 자치는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격차를 해소함으로써 지역할거형 정치를 해소하고, 주민참여제도를 고안할 때 비로소 가능해진다"고 주장했다. 그는 연대회의에 공동행동으로 ▷행자부의 반자치법안 및 국회의원 기초자치단체 임명직화 저지 ▷지방자치법 개정 및 지방분권촉진법 제정운동을 벌이자고 제안했다.

오관영 함께하는 시민행동 예산감시국장은 '납세자소송법 입법운동과 정보공개법 개정운동'을 제안하며 최근 납세자소송법 제정 및 정보공개법 개정을 위한 활동 현황을 밝힌 뒤, 3월 3일 납세자의 날을 전후로 전국납세자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 국장은 "납세자소송법(안)이 의원 발의되면, 각 지역의 시민단체들이 지역구 국회의원들을 맡아 맨투맨 식으로 시민로비를 벌일 작정"이며 "학계 혹은 전문가를 상대로 서명운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진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 소장은 정치개혁운동관련 취지에 대해 "2000년 4.13 총선 당시 낙천낙선운동의 유권자심판운동을 전개했지만, 정치권은 이전과 관계없이 구시대적인 모습을 반복하고 있다"며 "정치개혁은 정치자체에 국한되는 문제라기 보다 우리 사회 개혁전반을 가로막는 병목지점이라는 차원에서 논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치개혁관련 사업으로 ▷3대 정치관계법 개정운동(선거법, 정치자금법, 정당법 공동개정안 마련 등) ▷4.13총선 1년 정치개혁 국민대토론 주간 선포(4월 정치관계법 시민개정안 전국 동시다발 공청회, 16대 국회 1년 활동 및 정치개혁 상황에 대한 종합평가, 낙선운동 1주년 기념 워크숍 개최 등) ▷지역구 의원 의정평가의 달 운영(지역구 의원 의정평가회 소집 전국운동, 지역구 의원 소환 의정평가대회를 요구하는 시민서명 추진 등) ▷3대 정치관계법 입법청원 등을 제안했다.

김기현 한국YMCA전국연맹 정책기획부장은 '시민운동 활성화 과제 제안'의 발제를 통해 시민운동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개선과제에 대해 밝혔다. 그는 시민운동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조세감면 대상의 확대 ▷세금공제제도의 도입 ▷우편.통신요금의 대폭할인 ▷기부금 모집활동의 촉진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비영리민간단체지원법 개정운동과 기부금품 모집 규제법 개정운동, 국민운동단체(새마을.바살협.자유총연맹) 지원에 대한 특별법 폐지운동을 전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시민운동 활성화 방안에 대해서는 시민운동가의 지도력 개발 차원에서 세민재단의 인터코디 프로그램과 같은 활동가연수프로그램의 개발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뿐 아니라 인터넷 상에서 시민운동가들이 서로 논의할 수 있는 공론의 장을 만들고 인간적 유대관계를 형성할 '비공개 내부 커뮤니티'를 마련하는 것도 고려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연대회의 워크숍에 참가한 참여단체들은 공동과제로 ▷3대 개혁입법 촉구활동 ▷사립학교법 개정 및 교육재정 확보운동 ▷호주제 폐지운동 ▷신문개혁운동 ▷핵에너지 이용과 핵폐기물 처분 ▷국공립도서관 자료구입비 증액 운동 등을 제안했다.

이 워크숍에는 건강사회를위한약회,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광주전남정치개혁시도민연대, 그린패밀리운동연합, 녹색연합, (가칭)대전시민사회개혁연대, 문화개혁시민연대,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서울YMCA, 언론개혁시민연대, 인간교육실현학부모연대, 여성민우회, 참여연대, 한국여성단체연합, 함께하는시민행동, 환경운동연합 등 100여 개 단체가 참여했다.
장윤선
2001/02/09 00:00 2001/02/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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