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논회 의원님께

의정활동에 노고가 많으십니다.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는 지난 10월 5일 국정감사 중간 평가 논평을 발표하였고, 열린우리당 구논회 의원이 국회 사무처 국감 자리에서 ‘국회 주차시설 부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것은 수준미달 국감의 한 사례이며, 국회의원 민원제기의 일환이라고 지적하였습니다.

이에 구논회 의원은 참여연대 사이트에 게재된 국감 논평 하단에 댓글을 달아 ‘국회 내 주차시설 확충 요구는 (의원 전용주차장이 있기 때문에) 국회의원과는 직접적으로 이해관계가 없고, 몇 년째 지적되고 있는 사안임에도 전혀 개선이 되지 않고 있어 근본적 대책과 함께 단기적 임시방안 마련을 촉구한 것’이라는 반론을 게재하였습니다. 또한 구 의원께서는 이런 뜻을 ‘참여연대에 설명하고 수정을 요구했으나 수락되지 않았다’며, ‘국회주차장 시설 확충 요구가 국회의원들의 이해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 증명하고, 증명하지 못한다면 오류가 있는 판단이었음을 인정하고 논평이 실린 곳에 정정내용을 게재해 줄 것’을 요청하셨습니다.

우선, 구논회 의원이 제기한 것처럼 국회 내 주차장 문제가 ‘국회의원들만의 민원’ 해결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은 일리 있는 지적이며, 구논회 의원의 사례를 ‘의원들의 민원해결 국감’이라는 평가항목에 포함시킨 것은 문제가 있었음을 인정합니다. 그러나 ‘국회 내 주차시설 부족 문제’는 지난 2001년부터 올해까지 5년 간 단 한번도 빠짐없이 국회 사무처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구두 및 서면질의를 통해 구체적인 대안 제시 없이 관성적이고, 형식적으로 제기되었고 시정이 요구되었던 사안이라는 점에서 참여연대가 이를 수준미달 국감의 한 사례라고 평가해야 한다는 입장은 변함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는 16대 국회 때부터 매년 국회사무처 국감을 모니터링 해왔습니다. 국감 모니터링을 통해 국회 운영 실태와 개선 과제 등을 파악했고, 이는 참여연대가 국회개혁의 안을 마련하는데 있어 참고자료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올해는 사무처 국감 직전에 ‘사무처의 입법 및 정책개발비 100억원 일률 배분에 대한 경위와 책임주체를 파악하는 질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논평을 발표하였고, 운영위 소속 각 의원들께도 그러한 참여연대의 입장을 전달하였습니다.

하지만, 9월 28일 의정감시센터 3명의 상근자가 국회사무처 국감을 방청한 결과는 매우 실망스러운 것이었습니다. 우선 이번 사무처 국감에서는 작년에 신설된 ‘정책개발비 100억원’이 애초 도입 취지와 다르게 집행된 문제에 대한 철저한 추궁 등 국회예산의 낭비를 막고 보다 효율적인 의정활동 지원을 위한 대안을 마련하는 장이 되었어야 할 것입니다. 더불어 입법조사처 신설 등 국회개혁과 관련된 굵직한 현안들이 충분히 점검되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번 국감에서 국회개혁을 둘러싼 여러 쟁점에 대해 질의는 있었지만 구체적인 대안이 모색되고 철저한 감사가 이뤄졌다고 평가하기는 어렵습니다. 또한 이번에도 여전히 ‘매년 국감 때만 반짝 제기되고, 사후에 개선을 위한 노력이나 시정조치를 챙기지도 않는 국회 시설, 설비, 후생 복지 등’에 대한 구태의연한 민원성 질의가 반복되었습니다. 예를 들면, 구 의원이 제기하신 주차시설 확충 문제나 윤원호 의원이 언급한 국회 식당 개선 문제, 서갑원 의원이 질의한 의원회관 확대 문제 등은 의원, 보좌진, 사무처 직원 등 국회 구성원들의 문제제기로 인해 16대 국회 들어 거의 매년 질의와 시정이 요구되는 이슈이지만 국감 때 한 번씩 현황 파악과 문제제기를 하고 나면 다음 국감 때까지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의원들은 별다른 방안을 찾아보지도 않는 사안입니다. 이번 구논회 의원의 질의내용도 그와 다르지 않았습니다.

(2005년 국감 회의록 중 ‘주차시설 부족을 입증하는 현황자료 질의 이후’ 발언)

“그런데 그동안 2000년 이후로 200여 대 주차할 수 있는 시설만 만들어지고 그 이후로 아무 것도 없어요. 계속 지적사항인데 여러 가지 개선 대책을 강구하겠다는 얘기들은 하면서 못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 주셔야 되지 않을까 하는 얘기를, 이 말을 꼭 좀 하고 싶어요. 어떻게 좀 대책을 수립해야 되는 것 아닙니까?”


주차장 문제만 보더라도 그렇습니다. 물론 사람에 따라 국회 주차시설 문제가 국정감사 자리에서 반드시 다뤄져야 하는 이슈라고 생각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주차시설 문제가 평상시 국회 운영위 회의도 아니고, 1년에 한번, 그것도 고작 한 의원에게 7분밖에 주어지지 않는 국정감사 질의시간에 언급되어야 할 만큼 중요한 사안이라면, 적어도 지난 5년간 국감에서 질의되었던 것과 똑같은 수준으로 문제제기하고,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것에서 그칠 문제는 아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구 의원께서는 이번 국감 준비 과정에서 2003년 이후 사무처 국감 지적 사항과 시정조치 결과를 자료로 요청하여 검토했다고 알려오셨습니다. 그렇다면, 적어도 원점에서 똑같은 문제제기를 하기 보다는 작년 국감에서 국회 사무처가 서면답변서를 통해 밝힌 ‘주차시설 확충에 대한 장단기 계획’에 대해 추진 현황과 그에 따른 문제점, 보완대책’ 등을 점검하고 질의하는 것이 상황을 진척시키는 감사였을 것이라 판단합니다.

(국회 사무처는 2004년도 주차장 질의에 대해 불법주차 단속을 강화하고, 국회경내 주차 유료화를 검토 중이며, 서울지방국토 관리청과 둔치운동장을 주차장(840대 수용)으로 용도 변경할 것을 협의 중이고, 국회 부속청사<서고동>가 2005년 11월에 완공되면 지하주차장에 300대의 주차가 가능하다고 답변하였음)

국회 운영위가 겸직 상임위이고 타 위원회에 비해 국정감사 일정이 짧아 (대상기관 6개, 2005년 국감일정 2일) 의원의 관심도가 떨어진다고 합니다. 특히 국회 사무처 국감은 의원들 자신의 이해관계가 맞닿아 있는 사안도 감사의 대상이라 날카로운 문제제기나 추궁이 이뤄지기 어렵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하지만 17대 국회 들어 더욱 높아진 ‘국회개혁’의 국민적 열망에 비춰볼 때, 국민들이 과연 국회운영위가 국감 때마다 이처럼 재탕, 삼탕 하듯이 민원성 질의를 형식적으로 제기하는 것에 대해 어떤 평가를 내리겠습니까? 또한 이런 방식의 국감이 국회 운영위를 중심으로 논의되고, 추진되어야 할 국회개혁에 어떠한 도움을 줄지도 의문입니다.

참여연대는 이 글을 올리기 전에 구 의원과의 몇 차례 전화통화 과정에서 참여연대의 이러한 평가 취지를 충분히 전달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반론이 있으시다면, 참여연대의 평가와 같은 수준으로 웹사이트를 통해 반영하겠다‘고도 제안한 바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논회 의원께서 댓글을 통해 참여연대가 구 의원의 해명과 반론에 대해 아무런 소명의 절차도 제시하지 않고, 그저 구 의원의 정정요청을 수락하지 않은 것처럼 기술한 것은 유감입니다.

참여연대는 교육위와 운영위 국감 준비로 한창 바쁠 시기에 참여연대의 국감평가 논평으로 인해 반론제기와 해명요청 등으로 본의 아니게 구논회 의원과 그 보좌진들의 소중한 시간을 빼앗은 점에 대해 대단히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있으나마나 한 국감’, ‘차라리 국정감사를 없애자’는 여론까지 불거져 나오는 상황에서 정책국감의 취지와 본령에 어긋난 의정활동, 구태의연하고 관성적인 국감질의에 대해 시민단체의 입장에서 이를 평가하고, 개선을 촉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도 양해해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는 이 글로 구논회 의원이 참여연대에 요청하신 두 가지 사항에 대한 답변을 갈음하려고 합니다. 추후 이번 국감 평가와 관련하여 논쟁이 계속된다면 성실히 임하겠습니다. 또한 국회의 입법, 정책 능력 향상, 나아가 질적 변화를 위해 시민단체로서 참여연대도 더욱 열심히 노력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05년 10월 12일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 이지현 팀장 드림
의정감시센터
2005/10/12 11:29 2005/10/12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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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윤동준 2005/10/14 16:08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참여연대 재반론에 대한 국회 사무처 의견(1)
    상기 글은 국정감사에 대한 "논평" 성격의 글이라 시각에 따라 다양한 평가가 있을 수 있다고 봅니다. 국회 공보관실 역시 국정감사에 대한 평가자의 입장에서 반론을 제기하되, '국정감사의 본래 취지'와 '국회 운영의 실제 상황'에 기반하겠습니다.

    1. "국회 운영위 소속의원들은 국회사무처의 각종 사업에 대해 점검할 정당한 권한이 있으며, 주차장 문제 등은 사무처에서 고민해 온 문제 중의 하나 입니다"

    국정감사의 본질이,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이 정부의 정책, 사업 등에 대한 주기적 점검으로 오류를 지적해 올바른 집행방향을 담보해 내는데 있다는 것은 주지하시는 바와 같습니다.

  2. 윤동준 2005/10/17 10:03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참여연대 재반론에 대한 국회 사무처 의견(2)
    국회운영위 소속의원들 역시 소관부처인 국회 사무처의 사업 전반에 대해 점검하고 감사하는 권한을 헌법과 국회법상 기본적으로 보장받고 있습니다.

    국회사무처 사업으로 입법지원, 의정활동 지원은 물론, 인력관리, 청사.시설관리 등 다양한 사업이 있습니다. 이런 사업들에 대해 올바르게 진행되고 있는지 '점검'과 '개선'을 요구하는 것은 운명위 소속 의원들의 정당한 권한 행사이자, 관심사항이라 할 수 있습니다.

  3. 윤동준 2005/10/17 10:09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참여연대 재반론에 대한 국회 사무처 의견(3)
    참여연대의 발표에 따르면 "의원들의 민원해결 국감"이라는 제목으로 의원들이 민원해결을 위하여 주차장이나 식당 등의 문제를 언급하였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인정하였듯이 국회 주차장 문제는 국회의원보다는 국회에 출입하는 민원인, 행정부 공무원, 국회 출입기자 등에 편의를 제공하여 국회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려는 공적 목적에 입각하여 제기된 것이며, 국회사무처 역시 그러한 점을 인식하고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4. 윤동준 2005/10/17 10:13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참여연대 재반론에 대한 국회 사무처 의견(4)
    그런데 참여연대에서 "민원해결"이라는 표현을 사용함으로써 일반 시민들에게 "의원들은 개인적인 민원을 제기하고 국회사무처는 이에 부응하여 의원 개인의 민원 해결에 노력하는 기관"이라는 잘못된 국회의 모습을 전달할 우려가 있다고 할 것입니다.

    2. 참여연대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주차장 문제, 식당문제, 의원회관문제 등은 수년간 국회운영위 국정감사에서 지적되었던 사안입니다. 그러나 지적에도 불구하고 위 사안들은 여러 가지 기술적.경제적 문제 등으로 인하여 아직까지 명쾌한 문제해결 방안이 나오지 않은 상태입니다.

  5. 윤동준 2005/10/17 10:17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참여연대 재반론에 대한 국회 사무처 의견(5)
    국회사무처를 소관기관으로 하는 국회운영위원회의 위원으로서 이와 같은 장기 미해결 과제들에 대한 국회사무처의 계속인 관심과 문제해결을 촉구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입니다.

    비록 각 위원들이 전문가가 아닌 관계로 '구체적이고 진전된'대안은 제시하지 못한다 할지라도(사실 위 문제들의 경우 대안제시 자체가 상당히 힘든 사안이라는 점은 참여연대에서도 인정하실 것입니다), 이러한 지속적인 관심은 문제해결의 주체인 국회 사무처의 해결노력을 자극하여 결국 새로운 대안 모색을 마련하도록 유도하게 될 것입니다.

  6. 윤동준 2005/10/17 10:20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참여연대 재반론에 대한 국회 사무처 의견(6)
    또한, 실제로 국회사무처는 주차장문제에 대해 오랜 기간 고심해 왔고, 올해 외부 기관에 용역을 발주하는 등 문제해결에 노력하고 있습니다.

    3. 실제 주차확보에 관련된 예산은 국회운영위원회 소속의원들의 심의를 거쳐야 하는 사안입니다.

    문제 해결의 핵심사안 중 하나가 관련예산의 확보입니다. 주차문제 해결을 실제로 뒷받침할 예산 심의가 필요하다는 점에서도 국회운영위원들이 이를 질의하지 않을 수 없다고 하겠습니다.

    아울러 질의순서가 후반부인 경우에는 전반부 의원들의 질의내용을 감안하여 주차문제 등과 같은 보다 현실적인 사안에 대해 질의하지 않을 수 없었던 점도 말씀드립니다.

  7. 윤동준 2005/10/17 10:26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참여연대 재반론에 대한 국회 사무처 의견(7)
    4. 결론적으로 주차장 확대 문제 등이 국회의 핵심사안은 아니지만, 이 문제를 지적한 국회 운영위 소속의원들의 질의를 '수준이하'라고 펌하하는 것은 다소 과하지 않나 생각되며, 참여연대의 홍보수단에 이 글을 게재하여 주실 것을 요청합니다.

    아울러, 국정 감사의 참뜻이 국회의원들을 통해 잘못될 수 있는 정책을 바로 잡는 것이라면, 앞으로 '국정감사 자체의 제도 개선'은 물론, 감사에서 제기하는 문제 목록은 가능한 넓히되, 제기된 문제의 '실질개선책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담보해 낼 것인지' 고민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