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정부 100일 평가] 사회분야(3)
정치일반 :
1998/06/09 00:00
5. 신정부가 사회개혁의 성공을 거두기 전제
1) 권력구조 개편
이미 김대중 대통령은 정치가 모든 부문의 개혁을 주도해야 한다고 밝힌바 있지만, 100일 동안 가시적인 사회개혁이 지지부진한 이유는 결국 정치권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사회정책은 권력집단이 갖고 있는 이념와 정책적 노선의 표현이지만, 그것은 결국 사회 내의 역학관계에 좌우된다. 사회 내 역학은 곧 정치적 역학으로 표현되는데, 그렇게 본다면 오늘날 자민련과 권력을 분점하고 있으며, 거대야당에 둘러싸여 있는 김대중 정부는 개혁을 추진할 수 있는 구심력을 결여하고 있다고 봐도 좋을 것이다. 작년의 한보, 기아 사태의 늑장 처리가 결국 김영삼 정권의 리더쉽의 결여에서 기인했다고 본다면, 오늘날 야당세력과 자민련과의 공동정권, 그리고 최근 지자체 선거 후보과정에서 드러난 바 국민회의 내에서의 강한 지역주의는 김대중과 그의 지도력을 위협하고 있다.
특히 국회는 '민주주의의 절차'를 내세우고는 있지나 내용적으로는 반개혁의 보루이다. 정부조직 구성 과정에서 권력의 집중을 견제한다는 명분하에 중앙인사위안을 원점으로 돌렸으며, 노사정 합의사항인 실업자 노조가입 자격 문제를 원점으로 돌렸으며, 변호사. 회계사 등 전문직 부가세 부과방안을 유보시켰다. 지난 해 IMF 사태가 터진 이후 '국민의 대표'로서 국회가 한 기능은 거의 없다. 물론 인위적인 정계개편이 비판을 받을 소지가 있다. 그러나 정계개편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김대중의 개혁은 좌초할 가능성이 높다. 정책실명제의 조속한 실시, 의정활동에 대한 완전한 공개를 기초로 하여 다음 번 총선에서 부패하고 수구적인 의원들을 대거 탈락시키는 것 외에는 대안이 없을 것이다.
2) 사법정의 수립과 언론 개혁
법의 제정, 집행 과정에서의 투명성과 공정성의 확보는 모든 사회정책에 앞에서는 것이고, 사법의 정의는 최고의 사회정책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법의 제정과 집행, 정책의 제안과 입법화, 실행 과정의 감시자로서 언론의 역할은 사회구성원의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는 중요한 매개체이다.
정권교체 시기에 국가를 전복을 기도하는 심각한 범죄를 저지른 죄로 투옥된 전직 대통령 두 사람이 납득할만한 이유 없이 풀려났으며 그들에게 추징되어야할 수천억원의 돈이 아직 추징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 문제의 처리가 세인의 관심에서 멀어져가고 있다. 한편 현직판사가 변호사로 부터 뇌물을 받은 '의정부 법조비리 사건'이 법원의 내부 징계처리로 종결된 것은 사법정의에 역행하는 대표적인 사례였다. 그리고 작업 현장에서는 사용자가 체불과 노조파괴 등 부당노동행위를 저지르더라도 감독관청은 거의 형식적으로만 조사, 감독하고 있으며 설사 사법처리되더라도 구속되는 경우는 거의 없고,(주:노동자가 문제제기 한 900여개 사업장 중에서 사용자가 구속된 경우는 6개 불과하고, 227건은 노동자들이 일방적으로 주장하였다고 판시하였다.) 약간의 벌금만 지불하면 되는 오늘날과 같은 조건에서 법의 정의, 노동자나 사회적 약자를 사회에 통합시켜 내기는 대단히 어렵다.
정부가 언론의 개혁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언론이 현재와 같은 상태로 있는한 언론은 개혁의 촉진제로서보다는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는 것이다. 국회의원 고스톱 사건에 대한 언론의 침묵이나 당면한 실업사태에 대한 언론의 단순한 사건 보도성 기사들의 대응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3) 시민참여와 발생적 정치(generative politics)의 공간 조성
김대중 정부는 50년만에 정권교체를 통해 건설된 정부이나 세계사적으로 보자면 이미 국가가 모든 시민사회 문제를 앞장서서 해결해온 서유럽식의 개입주의 국가의 모델이 신자유주의의 공세에 몰려 위축된 이후 등장한 90년대의 정부이다. 이러한 분위기가 오늘날 신자유주의의 공세로 나타나고 있지만, 이미 80년대 영국의 실험에서 나타난 것처럼 개인을 경쟁으로 몰아넣은 신자유주의 모델은 불평등과 사회적 균열을 낳은 등 상당한 문제점을 안은 것으로 판명되었다. 따라서 국가를 대신하여 공공의 이익을 구현할 수 있는 사회운동의 영역이 활성화되어야 한다. 사회운동의 정치는 복지의 비용을 축소할 수 있는 발생적 정치이다.(주:노사대등성을 확보하여 교섭의 비용, 대립의 비용을 줄일 수 있으며, 성평 등을 확보하여 여성인력 낭비를 줄일 수 있으며 노인의 사회참여를 활성화하여 노인복지비용을 줄일 수 있다. )
개혁은 대통령과 정부의 힘만으로 추진될 수 없지만 무정형의 미조직화된 국민의 지지라는 추상적 지원에 기대할 수 없다. 여기서 사회단체 특히 시민사회운동의 활성화와 이들과의 개혁 과정에의 동참은 사회개혁이 성공하기 위한 필수조건이다. 김영삼 정부의 개혁의 실패는 자신의 잠재적 기반이 될 수 있는 사회운동세력을 배제한 다음 나타난 김영삼의 독단, 나아가 보수세력에의 포위에 기인하였다. 따라서 김대중 정부는 민주적인 시민사회단체의 지원, 협조, 나아가 비판적인 참여를 동원하지 않고서는 개혁을 성공리에 이끌 수 없을 것이다.
현재의 노사정 위원회에 같은 협의기구도 명실상부한 사회적 합의기구가 되기 위해서는 공익의 입장에 서 있는 이들 시민사회단체의 대표를 참여시켜서 그 위성을 격상 시켜야 한다. 사회보험 제도 운영에서도 가입 당사자인 노동자와 시민들 및 이들이 추천하는 공익대표를 반드시 위촉하여 관련 위원회에 참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아동복지, 노인복지, 장애인복지 등 사회복지 서비스에 관한 것은 노인단체, 여성단체, 아동 및 청소년 단체, 장애인 단체 대표자가 반드시 참석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들 민간단체 운동단체 대표의 참여도 단순히 여론의 수렴이나 정책의 정당화를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는 수준을 넘어서서 예결산 심의나 임원의 인사 심의 또는 추천 등 보다 중요한 의사결정에 개입하는 범위로 확대되어야 할 것이다.
개혁정부가 힘과 기반을 갖기 위해서는 사회보장의 확충 등을 통한 물적 자원을 동원한 정당성 창출도 중요하지만 시민참여와 사회운동의 활성화 등을 통한 빗물질적 힘을 통한 정당성, 동의의 기반 창출도 대단히 중요하다. 사회운동은 개인적 차원의 문제해결에 익숙해 있는 한국인들에게 자신의 문제를 집단적으로 해결하고 그것을 통해 자신의 삶의 의미과 공동체에 대한 헌신성을 갖도록 유도하는 중요한 통로이다. 이를 위해서는 그 동안 분단 냉전체제를 유지하기 위해서 필요로 했던 각종의 관변 단체들에 대한 지원을 축소하고 건전한 민간단체가 활성화될 수 있는 각종의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집단적인 운동에 대해 구속, 체포, 공권력 투입등의 방법을 앞세웠던 과거의 관행들을 철저하게 없앤다음 대화를 하려는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만약 김대중 대통령이 운동단체가 신정부를 당연히 지지해야한다고 생각하고 비판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엄청난 독선이다. 한국 민주화의 최대의 공로자이나 희생자는 제도권 정치가가 아니라 운동세력이기 때문이다.
6. 맺음말
[참여사회]의 조사에 따르면 시민사회단체 관련자의 28%는 김대중 정부의 100일 동안의 가장 큰 업적이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답변하였다. 가장 정치 사회문제에 민감하게 움직이는 활동가들이 그러한 답변을 했다는 것은 역으로 뒤집어 보면 100일동안 김대중 정부가 가시적인 개혁을 추진한 것이 없다는 말도 된다. 말은 많았으나 가시적인 것은 없었다는 것이 객관적인 평가이다.
김영삼 정권과 마찬가지로 김대중 정부도 군사독재/민주화라는 대립축의 연장 속에 있는만큼 미래지향적인 개혁보다는 잘못된 과거를 철저히 청산하고 새로운 질서의 초석을 닦은 과도적인 역할을 할 수 밖에 없다. 만약 김대중 정부가 그것 이상의 모든 과제를 일거에 해결하려고 과욕을 부리거나 기존의 사회적 역학에 편승하여 약자들에게 희생을 강요한다면 김영삼 정권과 동일한 코스를 밟게 될 가능성이 높다. 김대중 정권의 힘은 전라도 지역주의에만 기초한 것이 아니라 민주화세력의 힘에도 기초하고 있다. 김영삼의 개혁시도는 이 점을 분명하게 하고 출발하지 않은 관계로 실패하고 말았다.
김영삼 정부 하에서도 수 많은 노사관계 개혁이나 교육개혁의 청사진이 나왔지만 그것이 제대로 현실화되지 못한 이유는 아이디어가 부재했고, 제시된 권고안들이 적절하지 못한 대안이었기 때문이 아니다. 문제는 그러한 권고안들 중 상당수는 귀담아 들을만한 것이 있었음데에 불구하고 대체로는 한국의 현실에 바탕을 일관된 원칙과 이론에 입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며, 또 그것은 현실화할롓은 것은 정책 권고안들이 유럽의 영국이나 독일, 미국 등 여러나라에서 시행된 것은 번역 소개하는 정도에 그칠 뿐(주:물론 그 대부붙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그
러한 사고의 편린들은 재경원과 맞서서 끝까지 설득하여 예산을 확보하는 힘으로 작용하지 못할뿐더러 경제위기론과 안보이데올로기가 등장하면 슬며시 움츠려들 정도로 취약한 사상적 기반을 갖고 있었다. 결국 개혁의 실패는 상당부분은 이론의 빈곤에서 우선 기인하였다. 따라서 김대중 정부가 개혁을 성공하기 위해서도 필요한 것은 각론에서의 아이디어가 아니라 냉전과 성장주의의 관성에서 탈피하기 위한 굴직한 원칙이며, 그 원칙을 끝까지 고집할 수 있는 참 정치가의 육성, 그리고 그들을 뒷받침 해줄 수 있는 사회적 세력의 형성이다.
한국의 사회구조는 권위주의, 민중배제, 여성배제, 가족중시의 이념으로 틀지워졌다. 그것은 국가주도의 고도성장을 가능케 해 준 구조였다. 그러나 이제 그것은 사회 구성원 다수의 능력을 사장시키고, 부패와 불투명성을 구조화하는 체제이다. 산업기술인력 중 여성의 비율은 3.8%에 지나지 않는 현실이 말해주듯이 한국의 여성의 능력, 특히 고학력 여성의 능력은 사회적으로 거의 버려지고 있다. 여성의 능력활용, 대학과 사회의 수급불균형으로 인한 과잉교육과 과잉자격화 문제, 노동자의 사기저하와 생산적 의지의 결여 등 우리사회의 고질적인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고서는 경제적인 활력을 되찾을 수 없을뿐더러 21세기형 선진사회로 도약하는 것도 어려울 것이다. 김대중 정부의 사회정책은 이러한 현실에서 출발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거급 강조하지만 한국의 맥락에서 사회정책의 성공 여부는 정책적 판단에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 역학과 지도자의 결단, 일관된 철학과 미래지향적 비전의 수립에 달려있다. 이 점에서 100일 동안의 실천은 - IMF 하의 제한성, 정치적 역학에서의 신정권의 불리한 입지 등 모두를 충분히 감안한다고 하더라도 - 별로 만족스럽지 않다. 신정부의 새로운 자세가 요구된다. 향후 수 개월이 개혁의 진로를 가늠할 수 있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1) 권력구조 개편
이미 김대중 대통령은 정치가 모든 부문의 개혁을 주도해야 한다고 밝힌바 있지만, 100일 동안 가시적인 사회개혁이 지지부진한 이유는 결국 정치권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사회정책은 권력집단이 갖고 있는 이념와 정책적 노선의 표현이지만, 그것은 결국 사회 내의 역학관계에 좌우된다. 사회 내 역학은 곧 정치적 역학으로 표현되는데, 그렇게 본다면 오늘날 자민련과 권력을 분점하고 있으며, 거대야당에 둘러싸여 있는 김대중 정부는 개혁을 추진할 수 있는 구심력을 결여하고 있다고 봐도 좋을 것이다. 작년의 한보, 기아 사태의 늑장 처리가 결국 김영삼 정권의 리더쉽의 결여에서 기인했다고 본다면, 오늘날 야당세력과 자민련과의 공동정권, 그리고 최근 지자체 선거 후보과정에서 드러난 바 국민회의 내에서의 강한 지역주의는 김대중과 그의 지도력을 위협하고 있다.
특히 국회는 '민주주의의 절차'를 내세우고는 있지나 내용적으로는 반개혁의 보루이다. 정부조직 구성 과정에서 권력의 집중을 견제한다는 명분하에 중앙인사위안을 원점으로 돌렸으며, 노사정 합의사항인 실업자 노조가입 자격 문제를 원점으로 돌렸으며, 변호사. 회계사 등 전문직 부가세 부과방안을 유보시켰다. 지난 해 IMF 사태가 터진 이후 '국민의 대표'로서 국회가 한 기능은 거의 없다. 물론 인위적인 정계개편이 비판을 받을 소지가 있다. 그러나 정계개편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김대중의 개혁은 좌초할 가능성이 높다. 정책실명제의 조속한 실시, 의정활동에 대한 완전한 공개를 기초로 하여 다음 번 총선에서 부패하고 수구적인 의원들을 대거 탈락시키는 것 외에는 대안이 없을 것이다.
2) 사법정의 수립과 언론 개혁
법의 제정, 집행 과정에서의 투명성과 공정성의 확보는 모든 사회정책에 앞에서는 것이고, 사법의 정의는 최고의 사회정책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법의 제정과 집행, 정책의 제안과 입법화, 실행 과정의 감시자로서 언론의 역할은 사회구성원의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는 중요한 매개체이다.
정권교체 시기에 국가를 전복을 기도하는 심각한 범죄를 저지른 죄로 투옥된 전직 대통령 두 사람이 납득할만한 이유 없이 풀려났으며 그들에게 추징되어야할 수천억원의 돈이 아직 추징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 문제의 처리가 세인의 관심에서 멀어져가고 있다. 한편 현직판사가 변호사로 부터 뇌물을 받은 '의정부 법조비리 사건'이 법원의 내부 징계처리로 종결된 것은 사법정의에 역행하는 대표적인 사례였다. 그리고 작업 현장에서는 사용자가 체불과 노조파괴 등 부당노동행위를 저지르더라도 감독관청은 거의 형식적으로만 조사, 감독하고 있으며 설사 사법처리되더라도 구속되는 경우는 거의 없고,(주:노동자가 문제제기 한 900여개 사업장 중에서 사용자가 구속된 경우는 6개 불과하고, 227건은 노동자들이 일방적으로 주장하였다고 판시하였다.) 약간의 벌금만 지불하면 되는 오늘날과 같은 조건에서 법의 정의, 노동자나 사회적 약자를 사회에 통합시켜 내기는 대단히 어렵다.
정부가 언론의 개혁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언론이 현재와 같은 상태로 있는한 언론은 개혁의 촉진제로서보다는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는 것이다. 국회의원 고스톱 사건에 대한 언론의 침묵이나 당면한 실업사태에 대한 언론의 단순한 사건 보도성 기사들의 대응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3) 시민참여와 발생적 정치(generative politics)의 공간 조성
김대중 정부는 50년만에 정권교체를 통해 건설된 정부이나 세계사적으로 보자면 이미 국가가 모든 시민사회 문제를 앞장서서 해결해온 서유럽식의 개입주의 국가의 모델이 신자유주의의 공세에 몰려 위축된 이후 등장한 90년대의 정부이다. 이러한 분위기가 오늘날 신자유주의의 공세로 나타나고 있지만, 이미 80년대 영국의 실험에서 나타난 것처럼 개인을 경쟁으로 몰아넣은 신자유주의 모델은 불평등과 사회적 균열을 낳은 등 상당한 문제점을 안은 것으로 판명되었다. 따라서 국가를 대신하여 공공의 이익을 구현할 수 있는 사회운동의 영역이 활성화되어야 한다. 사회운동의 정치는 복지의 비용을 축소할 수 있는 발생적 정치이다.(주:노사대등성을 확보하여 교섭의 비용, 대립의 비용을 줄일 수 있으며, 성평 등을 확보하여 여성인력 낭비를 줄일 수 있으며 노인의 사회참여를 활성화하여 노인복지비용을 줄일 수 있다. )
개혁은 대통령과 정부의 힘만으로 추진될 수 없지만 무정형의 미조직화된 국민의 지지라는 추상적 지원에 기대할 수 없다. 여기서 사회단체 특히 시민사회운동의 활성화와 이들과의 개혁 과정에의 동참은 사회개혁이 성공하기 위한 필수조건이다. 김영삼 정부의 개혁의 실패는 자신의 잠재적 기반이 될 수 있는 사회운동세력을 배제한 다음 나타난 김영삼의 독단, 나아가 보수세력에의 포위에 기인하였다. 따라서 김대중 정부는 민주적인 시민사회단체의 지원, 협조, 나아가 비판적인 참여를 동원하지 않고서는 개혁을 성공리에 이끌 수 없을 것이다.
현재의 노사정 위원회에 같은 협의기구도 명실상부한 사회적 합의기구가 되기 위해서는 공익의 입장에 서 있는 이들 시민사회단체의 대표를 참여시켜서 그 위성을 격상 시켜야 한다. 사회보험 제도 운영에서도 가입 당사자인 노동자와 시민들 및 이들이 추천하는 공익대표를 반드시 위촉하여 관련 위원회에 참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아동복지, 노인복지, 장애인복지 등 사회복지 서비스에 관한 것은 노인단체, 여성단체, 아동 및 청소년 단체, 장애인 단체 대표자가 반드시 참석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들 민간단체 운동단체 대표의 참여도 단순히 여론의 수렴이나 정책의 정당화를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는 수준을 넘어서서 예결산 심의나 임원의 인사 심의 또는 추천 등 보다 중요한 의사결정에 개입하는 범위로 확대되어야 할 것이다.
개혁정부가 힘과 기반을 갖기 위해서는 사회보장의 확충 등을 통한 물적 자원을 동원한 정당성 창출도 중요하지만 시민참여와 사회운동의 활성화 등을 통한 빗물질적 힘을 통한 정당성, 동의의 기반 창출도 대단히 중요하다. 사회운동은 개인적 차원의 문제해결에 익숙해 있는 한국인들에게 자신의 문제를 집단적으로 해결하고 그것을 통해 자신의 삶의 의미과 공동체에 대한 헌신성을 갖도록 유도하는 중요한 통로이다. 이를 위해서는 그 동안 분단 냉전체제를 유지하기 위해서 필요로 했던 각종의 관변 단체들에 대한 지원을 축소하고 건전한 민간단체가 활성화될 수 있는 각종의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집단적인 운동에 대해 구속, 체포, 공권력 투입등의 방법을 앞세웠던 과거의 관행들을 철저하게 없앤다음 대화를 하려는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만약 김대중 대통령이 운동단체가 신정부를 당연히 지지해야한다고 생각하고 비판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엄청난 독선이다. 한국 민주화의 최대의 공로자이나 희생자는 제도권 정치가가 아니라 운동세력이기 때문이다.
6. 맺음말
[참여사회]의 조사에 따르면 시민사회단체 관련자의 28%는 김대중 정부의 100일 동안의 가장 큰 업적이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답변하였다. 가장 정치 사회문제에 민감하게 움직이는 활동가들이 그러한 답변을 했다는 것은 역으로 뒤집어 보면 100일동안 김대중 정부가 가시적인 개혁을 추진한 것이 없다는 말도 된다. 말은 많았으나 가시적인 것은 없었다는 것이 객관적인 평가이다.
김영삼 정권과 마찬가지로 김대중 정부도 군사독재/민주화라는 대립축의 연장 속에 있는만큼 미래지향적인 개혁보다는 잘못된 과거를 철저히 청산하고 새로운 질서의 초석을 닦은 과도적인 역할을 할 수 밖에 없다. 만약 김대중 정부가 그것 이상의 모든 과제를 일거에 해결하려고 과욕을 부리거나 기존의 사회적 역학에 편승하여 약자들에게 희생을 강요한다면 김영삼 정권과 동일한 코스를 밟게 될 가능성이 높다. 김대중 정권의 힘은 전라도 지역주의에만 기초한 것이 아니라 민주화세력의 힘에도 기초하고 있다. 김영삼의 개혁시도는 이 점을 분명하게 하고 출발하지 않은 관계로 실패하고 말았다.
김영삼 정부 하에서도 수 많은 노사관계 개혁이나 교육개혁의 청사진이 나왔지만 그것이 제대로 현실화되지 못한 이유는 아이디어가 부재했고, 제시된 권고안들이 적절하지 못한 대안이었기 때문이 아니다. 문제는 그러한 권고안들 중 상당수는 귀담아 들을만한 것이 있었음데에 불구하고 대체로는 한국의 현실에 바탕을 일관된 원칙과 이론에 입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며, 또 그것은 현실화할롓은 것은 정책 권고안들이 유럽의 영국이나 독일, 미국 등 여러나라에서 시행된 것은 번역 소개하는 정도에 그칠 뿐(주:물론 그 대부붙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그
러한 사고의 편린들은 재경원과 맞서서 끝까지 설득하여 예산을 확보하는 힘으로 작용하지 못할뿐더러 경제위기론과 안보이데올로기가 등장하면 슬며시 움츠려들 정도로 취약한 사상적 기반을 갖고 있었다. 결국 개혁의 실패는 상당부분은 이론의 빈곤에서 우선 기인하였다. 따라서 김대중 정부가 개혁을 성공하기 위해서도 필요한 것은 각론에서의 아이디어가 아니라 냉전과 성장주의의 관성에서 탈피하기 위한 굴직한 원칙이며, 그 원칙을 끝까지 고집할 수 있는 참 정치가의 육성, 그리고 그들을 뒷받침 해줄 수 있는 사회적 세력의 형성이다.
한국의 사회구조는 권위주의, 민중배제, 여성배제, 가족중시의 이념으로 틀지워졌다. 그것은 국가주도의 고도성장을 가능케 해 준 구조였다. 그러나 이제 그것은 사회 구성원 다수의 능력을 사장시키고, 부패와 불투명성을 구조화하는 체제이다. 산업기술인력 중 여성의 비율은 3.8%에 지나지 않는 현실이 말해주듯이 한국의 여성의 능력, 특히 고학력 여성의 능력은 사회적으로 거의 버려지고 있다. 여성의 능력활용, 대학과 사회의 수급불균형으로 인한 과잉교육과 과잉자격화 문제, 노동자의 사기저하와 생산적 의지의 결여 등 우리사회의 고질적인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고서는 경제적인 활력을 되찾을 수 없을뿐더러 21세기형 선진사회로 도약하는 것도 어려울 것이다. 김대중 정부의 사회정책은 이러한 현실에서 출발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거급 강조하지만 한국의 맥락에서 사회정책의 성공 여부는 정책적 판단에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 역학과 지도자의 결단, 일관된 철학과 미래지향적 비전의 수립에 달려있다. 이 점에서 100일 동안의 실천은 - IMF 하의 제한성, 정치적 역학에서의 신정권의 불리한 입지 등 모두를 충분히 감안한다고 하더라도 - 별로 만족스럽지 않다. 신정부의 새로운 자세가 요구된다. 향후 수 개월이 개혁의 진로를 가늠할 수 있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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