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속히 국회를 정상화하여 한미FTA 등 국가적 현안 심사와 민생·개혁법안 처리에 나서야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어제(7일), 보름 여 만에 원구성 협상을 재개했으나 협상은 진전을 보지 못하고 끝났다. 한미 FTA, 연금개혁 등 중대한 국가적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여야가 당리당략만 앞세워 힘겨루기를 하느라 국회를 개점휴업 상태로 방치하는 것은 비난받을 일이다. 불과 한 달 전에 여야는 입을 모아 ‘이번에는 국회법이 명시한 원구성 시한을 반드시 지키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법을 만드는 국회가 자신이 만든 법을 수시로 어긴다면 국회에 대한 국민의 신의가 남아나겠는가? 원구성 협상으로 더 이상 시간 끌 여유가 없다. 각 정당은 17대 국회 후반기 원구성을 조속히 마무리 하고, 6월 임시국회를 정상 가동해야 한다.

13-17대 국회 20여 년간 원구성만을 둘러싸고 국회가 공전한 일수는 평균 38일에 달한다. 각종 정치현안이나 입법 처리를 제외하고도 국회 운영을 위한 기본적인 협의를 위해 국회는 2년에 한번씩 40일 가까이 ‘장기휴업’을 해온 셈이다. 물론 휴업 기간에도 의정활동비와 세비지급은 꼬박꼬박 이뤄진다. 막대한 국민세금이 일하지 않는 국회에 쏟아 부어지는 것이다. ‘국회개혁을 하겠다’던 17대 국회는 어떠했나? 2004년 출범 초에는 ‘예결위 상임위화’와 ‘법사위원장 배분 문제’로 여야가 팽팽히 맞서 원구성 시한을 29일이나 어겼고, 이번에도 5.31지방선거에 밀려 법정기한을 훌쩍 넘기고도 국민 앞에 일언반구 사죄의 말이 없다. 국민들은 원구성 때마다 자행되는 ‘정기휴업’, ‘직무유기’를 언제까지 지켜봐야 하는 것인지 한심스러울 따름이다.

특히 이번 주부터 본격적인 협상이 시작된 한-미 FTA는 국민 경제와 복지 등 국가의 장래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어 국회가 그 파장과 실익에 대해 심도 깊게 논의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할 사안이다. 국가의 장래가 걸린 중차대한 문제를 국민의 의견 수렴 한번 없이 정부가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것에 대해 제동을 걸어야 할 국회가 원구성을 못해서 ‘뒷짐 지고 구경’만 한다면 이를 납득할 국민이 어디 있겠는가? 또한, 국회에는 민생ㆍ개혁법안을 비롯하여 2,365건의 법안이 계류 중이고, 정부가 내놓은 연금개혁안 등 사회경제 정책 논의도 시급하며, 지난 31일 정부에서 넘어온 결산안도 심사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7월에는 5명의 대법관 인사청문회 일정도 예정되어 있어 단 하루도 일하지 않고 허비할 시간이 없다.

정치권은 531지방선거 결과를 보고 ‘국민의 심판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를 깨달았다’고 한다. 국민들은 우리 국회가 시대착오적 발상, 구시대적 행태를 하루 빨리 청산하고 진정 국회다운 면모를 갖춰 선진 국회로 거듭나기를 바란다. 특히, 국회 운영에 있어 가장 기본적인 원구성이 각 정당의 정치적 저울질로 끝도 없이 지연되는 것은 이번 기회에 반드시 척결되어야 한다. 또한, 국회법 개정으로 이번에 도입된 ‘상임위 직무관련 영리행위 금지’에 대해서도 ‘법을 만들었으니 다 되었다’는 식으로 안이하게 대처할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적용기준과 계획을 수립하여 하반기 상임위 구성 과정에서 입법취지대로 반영되어야 할 것이다. 국민과의 약속을 의미 없는 정치적 수사로 스스로 전락시키지 않으려면 각 정당은 ‘이번 주 내에 원구성을 하겠다’는 약속을 지켜야 한다. 이미 늦었다.
의정감시센터




2006/06/08 10:34 2006/06/08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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