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인유권자위원회] 정동영, “이명박이든 이회창이든 큰 통합으로 맞서야”
유권자운동/100인유권자위원회 :
2007/11/07 13:37
“천정부지로 올라가네요, 우리 이회창 총재는….”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통령후보는 웃으며 말했다. 착잡한 표정이 가려지진 않았다. 첫 질문에서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후보 38.7%, 이회창 전 총재 26.3%, 정 후보 16%’라는 〈한겨레〉 여론조사 결과를 언급하자, 대뜸 내뱉은 말이었다.
“정 후보의 지지율은 왜 안 오르느냐”고 묻자, 그는 “되레 내가 좀 물어봤으면 좋겠다”며 의자를 당겨 앉았다. 답답한 듯했다.
정 후보는 본격적인 토론이 시작되자 구체적인 수치와 사례를 들어가며 군더더기 없는 말솜씨로 답변을 이어갔다. 부동산 문제에서 잠시 말문이 막히자 양복 주머니에서 글씨가 잔뜩 적힌 종이를 꺼내 들여다보기도 했다. 함께 온 김현미 선거대책위 대변인은 “대선 후보가 된 뒤에는 바빠서 따로 ‘공부’할 시간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정 후보와의 토론회는 지난 4일 오후 서울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렸다.
정치분야 : 지지율 답보, 국민들 변화 욕구 충족 못시킨 탓
정동영 후보는 범여권 후보 단일화를 추진하기 위해 당내에 비공개 태스크포스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정 후보는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와 이회창 전 총재 가운데 누구와 싸우는 게 더 유리하냐는 성한용 <한겨레> 선임기자의 질문에 “둘 다 만만치 않다. 그래서 큰 통합이 필요하다”며 후보 등록일인 오는 25일 이전에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통령 후보, 이인제 민주당 대통령 후보와 단일화를 이루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정 후보 지지율은 왜 안 오르나?
“아직까지는 심판적, 회고적 측면이 강한 것 같다. 제가 미흡한 것은 정동영만의 색깔, 정동영이 만들고 싶은 나라, 정동영이 대통령이 되면 노무현 정부와 어떻게 다른가를 아직 국민들에게 각인시키지 못했고, 그것이 오늘의 지지율이라고 생각한다.”
-집권 세력에 대한 불신의 늪이 깊기 때문에 ‘이명박-이회창 양강 구도’로 가는 것 아닌가?
“국민들 가슴속에 변화의 욕구가 굉장히 크다. 지난 5년 동안 실질소득 수준은 개선되지 않고 오히려 상대적 격차가 커졌기 때문에 ‘바꿔라’는 요구가 분출하고 있다. 이명박 후보가 ‘불법비리 종합선물세트’처럼 돼 있는데도 지지율이 흔들리지 않는 이유는, 그가 대통령이 되면 뭔가 확 바뀔 것 같다는 생각 때문 아닌가. 그러나 이회창 후보든 이명박 후보든 둘 중 한 사람과 정동영의 대결 구도가 될 것이다. 수구 대 보수(라는 구도)가 대선을 지배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는 “대한민국 국민의 위대성을 믿는다”고 말했다. 일종의 ‘낙관론’으로 들렸다)
-이명박 후보는 경제 부패, 이회창 전 총재는 정치 부패 세력이라고 비판했다. 정당 정치 구도에서는 이 전 총재를 우선적으로 비판하는 게 옳지 않나?
“둘 다 문제다. 사실 그런 점에서 우리가 면목이 없다. 온전한 후보와 경쟁할 때 정치 발전이 있을 텐데, 한 후보는 주가 조작, 사기, 땅투기, 위장전입 등 불법비리의 백화점처럼 돼 있고, 또 한 분은 역사의 코미디다. 참 서글픈 일이다.”
-누구와 양강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보나?
“보수 진영은 어느 한 쪽이 더 치명적 결함인가를 판단할 것이다. 이회창 후보는 있을 수 없는 선택을 하려 하고, 이명박 후보의 가장 큰 잘못은 거짓말하는 것이다.”
-누구랑 싸우는 게 유리한가?
“두 분 다 만만치 않다. 그렇기 때문에 당내 통합을 넘어선 큰 통합이 필요하다. 민주당, 창조한국당, 민주노동당과의 통합과 연대로 맞서 싸워야 가능성이 있다.” (정 후보는 단일화 대신 통합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단일화는 개인 후보들이 합치는 것이고, 통합은 지지세력을 합치는 것이란 설명이다.)
-후보 단일화의 대상은?
“국민들이 주목하고 있는 분이 문국현, 이인제 후보 아닌가.”
-후보 단일화 시기와 방식은?
“25일 후보 등록 이전이어야 한다. 노선과 정책이 중심이 돼야 하고, 기준은 국민의 선택이다. 민주노동당과는 25일 이후 연대를 도모하겠다.”
-문국현·이인제 후보 둘 중 어느 쪽과 먼저 단일화할 것인가?
“한 번에 하면 바람직하지만, 현실적으로 ‘원샷 타결’은 어렵지 않은가 싶다. 대화를 병행해서 하겠다.”
-2002년 노무현 후보의 행정수도 이전, 이명박 후보의 대운하와 같은 대표 공약은 뭔가?
(정 후보는 “음 …”하면서 선뜻 답을 하지 못했다) “교육혁명, 이건 슬로건인가? 교육을 박정희 시대 이후 처음으로 근본적으로 바꿔보려고 한다. 교육혁명에 대한 사회대협약을 추진하겠다.” (그는 입시 문제를 다룬 동영상 <죽음의 트라이앵글>을 보고 쇼크를 받았다며 “꼭 교육 대통령이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경제분야 : 금융감독 기능 강화, '금산분리' 원칙 엄격해야
정동영 후보는 김상조 한성대 교수가 “재벌 정책에 대해 묻겠다”고 하자 “금산분리를 꼭 물어봐 달라”고 말했다. 이명박 후보와 가장 각이 잘 서는 대목이라고 여기는 듯 했다.
경제 참모를 어떻게 운용할 것인가?
“경제 드림팀을 짜려고 한다. 정동영이 경제 전문가라고 하면 국민들이 안 믿을 테니까, 이런 이런 분들과 함께 경제를 자문하고 있고, 이런 분들과 정부를 함께 하겠다고 준비하고 있다.”
출자총액제한제(출총제)를 폐지하는 대신 순환출자 금지 쪽으로 공정거래법상의 재벌 규제를 전환하자고 했다. 순환출자 금지가 의미 있는 그룹은 삼성과 현대자동차 둘 뿐이다. 출총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갈 수도 있는 것 아닌가?
“출총제는 사실상 폐지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380개 대상 기업 가운데 26개 기업이 남았다. 출총제 논란은 끝났다고 본다.”
5년 전 새천년민주당 대선 경선 때 은행법상 산업자본의 소유한도를 10%로 상향조정하자고 했다. 지금은 다시 4% 제한이라는 ‘원칙’으로 돌아왔다. 또 제2금융권은 금산분리 규정이 전혀 없는데….
“5년 전에는 제가 불철저하게 이해했다고 솔직히 인정한다. 금융 감독이 강화돼야 한다. 미국에서는 기업이 은행에 지분참여한다든지 4% 미만의 주식을 취득한다든지 하면 금융업 수준으로 모기업을 감시 감독하기 때문에 은행주 취득을 신중하게 한다. 우리도 금감원의 기능과 역할이 더 커져야 한다.” (김 교수는 “합리적 태도로 돌아오신 것을 환영한다”고 화답했다.)
공정거래법상 사전적 규제는 사실상 효력을 상실했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상법상 사후 규율이 강화돼야 한다고 본다. 그러나 재계에서 이중대표소송제 도입에 반대해 정부 최종안에서 삭제됐다. 상법상 규율 정책에 대한 의견은?
“최근 삼성 비자금을 보면, 차떼기 이후 관행이 별로 안 바뀐 것 같다. 2005년 반부패 사회협약을 맺고 대기업들이 참여했는데, 서명만 했지 실제로 내부 혁신이 안된 것 같다. 그런 점에서 계속해서 투명화 규제장치를 점진적으로 강화해 가야 한다.”
삼성 비자금 문제는 검찰이 인지 수사에 들어가는 게 원칙이고, 정치권에서 특검 도입도 필요하다. 제1당의 대선 후보로서 어떻게 생각하나?
“(목소리를 높이며) 오죽하면 정의구현사제단이 나섰겠냐. 검찰이 제대로 못하기 때문이다. 검찰도 로비 대상이다. 이런 거야말로 특검 대상이다.”
비정규직의 수도 너무 많고 보호 장치도 허술하다. 비정규직을 인정하되 보호를 강화할 것인가, 비정규직을 줄이기 위해 정규직 전환을 강조할 것인가?
“(웃으며) 두 개를 다 해야 하는 것 아닌가? 법만으로 수가 줄거나 처우가 좋아지는 건 아니다. 노·사·정이 하나씩 분담해야 한다. 노는 임금 수준을 우선 감당하고, 사는 고용 안정성을 보장하고, 정은 사회보장의 안정성을 지원하는 식으로 타협해 나가야 한다.” (정 후보는 이랜드그룹이 법을 악용했다고 비판하며, 집권하면 청와대 집무실에 디지털 상황판을 놓고 비정규직 문제를 5년 내내 챙기겠다고 말했다.)
사회분야 : 군사보호구역 활용 평당 600만원 아파트 공급
사회 분야를 맡은 김남근 변호사는 부동산 문제와 중소기업 문제를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정동영 후보는 주거권을 헌법상의 기본권으로 적극 해석하고, 중소기업 문제도 “대기업의 선의에 맡길 수 없다”고 답하는 등 정부의 적극적 역할을 강조했다.
-서민들이 10년 정도 저축해 내집 장만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
“핵심은 땅값이다. 국공유지가 많았던 박정희 대통령 시절에 양질의 서민주택 정책으로 갔으면 좋았을 텐데 시장에 내맡겼다. 지금은 땅이 없다. 국공유지인 뚝섬을 이명박 후보가 서울시장 시절 평당 8천만원씩에 팔아 먹었다. 의정부·포천·연천·철원 등 한강 이북의 절반이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묶여 있는데, 이곳의 국공유지를 활용해 땅값 문제를 해결하면 평당 600만원, 30평형 2억원 미만 아파트를 대량 공급할 수 있다.”
-정책 공약에서는 수도권 ‘요지’에 원가 공급형 아파트를 만들겠다고 했다. 현재의 분양가 상한제 방식으로는 불가능한 것 아닌가?
“주공과 토공의 공공성을 획기적으로 강화할 필요가 있다. 토공이 땅 장사한다, 주공이 수익성 위주로 한다는 원성이 많다. 헌법 35조에 ‘국가는 국민이 쾌적한 주거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어설프게 돼 있다. 이를 ‘모든 국민은 쾌적한 주거 생활을 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라고 적극적으로 해석해야 한다. 이런 관점으로 보면, 군사보호구역을 풀어서 2억원 아파트를 공급하는 정책 수단이 동원될 수 있다.”
-저소득층 장기임대아파트를 15%까지 공급하겠다고 했다. 150만~200만호에 해당된다. 참여정부가 이미 발표한 계획 아닌가?
“목표만 제시했지 실현이 안 됐다. 목표 대비 실적이 한자리 수치다. 이를 실행하겠다는 것이다.”
-혁신형 중소기업 육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실제 대부분의 중기는 혁신형이 아니라 대기업 하청 관계다. 대기업에 종속적 관계에 있는 중기에 대한 대안은 무엇인가?
“전경련을 방문해 제발 중기 쥐어짜기로부터 전환해 달라고 했다. 문 닫은 하청업체들이 ‘상생협회’라는 것도 만들었다. 중견기업 되는 길을 뚫어줘야 한다. 소프트웨어도 필요하다. 기업가 정신을 고양시켜줄 필요가 있다. 그리고 현장에 가보면 진짜 사람이 없다. 외국인 근로자, 파트타임 주부 사원들이 대부분이다. 유망 중소기업에 3~5년 근무하면 군 복무로 인정해주는 중소기업 사회복무제 등을 실시하겠다.” (정 후보는 현재 정부가 내놓은 중소기업 육성책이 1450가지나 된다며 “탁상 정책이 아니라 현장의 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기의 현장 목소리는 정부 지원이 부족하다는 게 아니라, 대기업의 일방적 횡포로부터 보호해 달라는 것이다.
“(고개를 끄덕이며) 대기업의 선의에만 맡길 수 없다. 정부도 돈을 투자하므로 그 혜택이 중기까지 흘러가도록 해야 한다.” (정 후보는 납품 단가 조절을 뜻하는 ‘CR’(코스트 리덕션)이란 영어 단어를 언급하며 중기의 어려움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통령후보는 웃으며 말했다. 착잡한 표정이 가려지진 않았다. 첫 질문에서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후보 38.7%, 이회창 전 총재 26.3%, 정 후보 16%’라는 〈한겨레〉 여론조사 결과를 언급하자, 대뜸 내뱉은 말이었다.

“정 후보의 지지율은 왜 안 오르느냐”고 묻자, 그는 “되레 내가 좀 물어봤으면 좋겠다”며 의자를 당겨 앉았다. 답답한 듯했다.
정 후보는 본격적인 토론이 시작되자 구체적인 수치와 사례를 들어가며 군더더기 없는 말솜씨로 답변을 이어갔다. 부동산 문제에서 잠시 말문이 막히자 양복 주머니에서 글씨가 잔뜩 적힌 종이를 꺼내 들여다보기도 했다. 함께 온 김현미 선거대책위 대변인은 “대선 후보가 된 뒤에는 바빠서 따로 ‘공부’할 시간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정 후보와의 토론회는 지난 4일 오후 서울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렸다.
정치분야 : 지지율 답보, 국민들 변화 욕구 충족 못시킨 탓
정동영 후보는 범여권 후보 단일화를 추진하기 위해 당내에 비공개 태스크포스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정 후보는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와 이회창 전 총재 가운데 누구와 싸우는 게 더 유리하냐는 성한용 <한겨레> 선임기자의 질문에 “둘 다 만만치 않다. 그래서 큰 통합이 필요하다”며 후보 등록일인 오는 25일 이전에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통령 후보, 이인제 민주당 대통령 후보와 단일화를 이루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정 후보 지지율은 왜 안 오르나?
“아직까지는 심판적, 회고적 측면이 강한 것 같다. 제가 미흡한 것은 정동영만의 색깔, 정동영이 만들고 싶은 나라, 정동영이 대통령이 되면 노무현 정부와 어떻게 다른가를 아직 국민들에게 각인시키지 못했고, 그것이 오늘의 지지율이라고 생각한다.”
-집권 세력에 대한 불신의 늪이 깊기 때문에 ‘이명박-이회창 양강 구도’로 가는 것 아닌가?
“국민들 가슴속에 변화의 욕구가 굉장히 크다. 지난 5년 동안 실질소득 수준은 개선되지 않고 오히려 상대적 격차가 커졌기 때문에 ‘바꿔라’는 요구가 분출하고 있다. 이명박 후보가 ‘불법비리 종합선물세트’처럼 돼 있는데도 지지율이 흔들리지 않는 이유는, 그가 대통령이 되면 뭔가 확 바뀔 것 같다는 생각 때문 아닌가. 그러나 이회창 후보든 이명박 후보든 둘 중 한 사람과 정동영의 대결 구도가 될 것이다. 수구 대 보수(라는 구도)가 대선을 지배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는 “대한민국 국민의 위대성을 믿는다”고 말했다. 일종의 ‘낙관론’으로 들렸다)
-이명박 후보는 경제 부패, 이회창 전 총재는 정치 부패 세력이라고 비판했다. 정당 정치 구도에서는 이 전 총재를 우선적으로 비판하는 게 옳지 않나?
“둘 다 문제다. 사실 그런 점에서 우리가 면목이 없다. 온전한 후보와 경쟁할 때 정치 발전이 있을 텐데, 한 후보는 주가 조작, 사기, 땅투기, 위장전입 등 불법비리의 백화점처럼 돼 있고, 또 한 분은 역사의 코미디다. 참 서글픈 일이다.”
-누구와 양강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보나?
“보수 진영은 어느 한 쪽이 더 치명적 결함인가를 판단할 것이다. 이회창 후보는 있을 수 없는 선택을 하려 하고, 이명박 후보의 가장 큰 잘못은 거짓말하는 것이다.”
-누구랑 싸우는 게 유리한가?
“두 분 다 만만치 않다. 그렇기 때문에 당내 통합을 넘어선 큰 통합이 필요하다. 민주당, 창조한국당, 민주노동당과의 통합과 연대로 맞서 싸워야 가능성이 있다.” (정 후보는 단일화 대신 통합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단일화는 개인 후보들이 합치는 것이고, 통합은 지지세력을 합치는 것이란 설명이다.)
-후보 단일화의 대상은?
“국민들이 주목하고 있는 분이 문국현, 이인제 후보 아닌가.”
-후보 단일화 시기와 방식은?
“25일 후보 등록 이전이어야 한다. 노선과 정책이 중심이 돼야 하고, 기준은 국민의 선택이다. 민주노동당과는 25일 이후 연대를 도모하겠다.”
-문국현·이인제 후보 둘 중 어느 쪽과 먼저 단일화할 것인가?
“한 번에 하면 바람직하지만, 현실적으로 ‘원샷 타결’은 어렵지 않은가 싶다. 대화를 병행해서 하겠다.”
-2002년 노무현 후보의 행정수도 이전, 이명박 후보의 대운하와 같은 대표 공약은 뭔가?
(정 후보는 “음 …”하면서 선뜻 답을 하지 못했다) “교육혁명, 이건 슬로건인가? 교육을 박정희 시대 이후 처음으로 근본적으로 바꿔보려고 한다. 교육혁명에 대한 사회대협약을 추진하겠다.” (그는 입시 문제를 다룬 동영상 <죽음의 트라이앵글>을 보고 쇼크를 받았다며 “꼭 교육 대통령이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경제분야 : 금융감독 기능 강화, '금산분리' 원칙 엄격해야
정동영 후보는 김상조 한성대 교수가 “재벌 정책에 대해 묻겠다”고 하자 “금산분리를 꼭 물어봐 달라”고 말했다. 이명박 후보와 가장 각이 잘 서는 대목이라고 여기는 듯 했다.
경제 참모를 어떻게 운용할 것인가?
“경제 드림팀을 짜려고 한다. 정동영이 경제 전문가라고 하면 국민들이 안 믿을 테니까, 이런 이런 분들과 함께 경제를 자문하고 있고, 이런 분들과 정부를 함께 하겠다고 준비하고 있다.”
출자총액제한제(출총제)를 폐지하는 대신 순환출자 금지 쪽으로 공정거래법상의 재벌 규제를 전환하자고 했다. 순환출자 금지가 의미 있는 그룹은 삼성과 현대자동차 둘 뿐이다. 출총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갈 수도 있는 것 아닌가?
“출총제는 사실상 폐지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380개 대상 기업 가운데 26개 기업이 남았다. 출총제 논란은 끝났다고 본다.”
5년 전 새천년민주당 대선 경선 때 은행법상 산업자본의 소유한도를 10%로 상향조정하자고 했다. 지금은 다시 4% 제한이라는 ‘원칙’으로 돌아왔다. 또 제2금융권은 금산분리 규정이 전혀 없는데….
“5년 전에는 제가 불철저하게 이해했다고 솔직히 인정한다. 금융 감독이 강화돼야 한다. 미국에서는 기업이 은행에 지분참여한다든지 4% 미만의 주식을 취득한다든지 하면 금융업 수준으로 모기업을 감시 감독하기 때문에 은행주 취득을 신중하게 한다. 우리도 금감원의 기능과 역할이 더 커져야 한다.” (김 교수는 “합리적 태도로 돌아오신 것을 환영한다”고 화답했다.)
공정거래법상 사전적 규제는 사실상 효력을 상실했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상법상 사후 규율이 강화돼야 한다고 본다. 그러나 재계에서 이중대표소송제 도입에 반대해 정부 최종안에서 삭제됐다. 상법상 규율 정책에 대한 의견은?
“최근 삼성 비자금을 보면, 차떼기 이후 관행이 별로 안 바뀐 것 같다. 2005년 반부패 사회협약을 맺고 대기업들이 참여했는데, 서명만 했지 실제로 내부 혁신이 안된 것 같다. 그런 점에서 계속해서 투명화 규제장치를 점진적으로 강화해 가야 한다.”
삼성 비자금 문제는 검찰이 인지 수사에 들어가는 게 원칙이고, 정치권에서 특검 도입도 필요하다. 제1당의 대선 후보로서 어떻게 생각하나?
“(목소리를 높이며) 오죽하면 정의구현사제단이 나섰겠냐. 검찰이 제대로 못하기 때문이다. 검찰도 로비 대상이다. 이런 거야말로 특검 대상이다.”
비정규직의 수도 너무 많고 보호 장치도 허술하다. 비정규직을 인정하되 보호를 강화할 것인가, 비정규직을 줄이기 위해 정규직 전환을 강조할 것인가?
“(웃으며) 두 개를 다 해야 하는 것 아닌가? 법만으로 수가 줄거나 처우가 좋아지는 건 아니다. 노·사·정이 하나씩 분담해야 한다. 노는 임금 수준을 우선 감당하고, 사는 고용 안정성을 보장하고, 정은 사회보장의 안정성을 지원하는 식으로 타협해 나가야 한다.” (정 후보는 이랜드그룹이 법을 악용했다고 비판하며, 집권하면 청와대 집무실에 디지털 상황판을 놓고 비정규직 문제를 5년 내내 챙기겠다고 말했다.)
사회분야 : 군사보호구역 활용 평당 600만원 아파트 공급
사회 분야를 맡은 김남근 변호사는 부동산 문제와 중소기업 문제를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정동영 후보는 주거권을 헌법상의 기본권으로 적극 해석하고, 중소기업 문제도 “대기업의 선의에 맡길 수 없다”고 답하는 등 정부의 적극적 역할을 강조했다.
-서민들이 10년 정도 저축해 내집 장만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
“핵심은 땅값이다. 국공유지가 많았던 박정희 대통령 시절에 양질의 서민주택 정책으로 갔으면 좋았을 텐데 시장에 내맡겼다. 지금은 땅이 없다. 국공유지인 뚝섬을 이명박 후보가 서울시장 시절 평당 8천만원씩에 팔아 먹었다. 의정부·포천·연천·철원 등 한강 이북의 절반이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묶여 있는데, 이곳의 국공유지를 활용해 땅값 문제를 해결하면 평당 600만원, 30평형 2억원 미만 아파트를 대량 공급할 수 있다.”
-정책 공약에서는 수도권 ‘요지’에 원가 공급형 아파트를 만들겠다고 했다. 현재의 분양가 상한제 방식으로는 불가능한 것 아닌가?
“주공과 토공의 공공성을 획기적으로 강화할 필요가 있다. 토공이 땅 장사한다, 주공이 수익성 위주로 한다는 원성이 많다. 헌법 35조에 ‘국가는 국민이 쾌적한 주거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어설프게 돼 있다. 이를 ‘모든 국민은 쾌적한 주거 생활을 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라고 적극적으로 해석해야 한다. 이런 관점으로 보면, 군사보호구역을 풀어서 2억원 아파트를 공급하는 정책 수단이 동원될 수 있다.”
-저소득층 장기임대아파트를 15%까지 공급하겠다고 했다. 150만~200만호에 해당된다. 참여정부가 이미 발표한 계획 아닌가?
“목표만 제시했지 실현이 안 됐다. 목표 대비 실적이 한자리 수치다. 이를 실행하겠다는 것이다.”
-혁신형 중소기업 육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실제 대부분의 중기는 혁신형이 아니라 대기업 하청 관계다. 대기업에 종속적 관계에 있는 중기에 대한 대안은 무엇인가?
“전경련을 방문해 제발 중기 쥐어짜기로부터 전환해 달라고 했다. 문 닫은 하청업체들이 ‘상생협회’라는 것도 만들었다. 중견기업 되는 길을 뚫어줘야 한다. 소프트웨어도 필요하다. 기업가 정신을 고양시켜줄 필요가 있다. 그리고 현장에 가보면 진짜 사람이 없다. 외국인 근로자, 파트타임 주부 사원들이 대부분이다. 유망 중소기업에 3~5년 근무하면 군 복무로 인정해주는 중소기업 사회복무제 등을 실시하겠다.” (정 후보는 현재 정부가 내놓은 중소기업 육성책이 1450가지나 된다며 “탁상 정책이 아니라 현장의 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기의 현장 목소리는 정부 지원이 부족하다는 게 아니라, 대기업의 일방적 횡포로부터 보호해 달라는 것이다.
“(고개를 끄덕이며) 대기업의 선의에만 맡길 수 없다. 정부도 돈을 투자하므로 그 혜택이 중기까지 흘러가도록 해야 한다.” (정 후보는 납품 단가 조절을 뜻하는 ‘CR’(코스트 리덕션)이란 영어 단어를 언급하며 중기의 어려움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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