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개혁입법 촉구 본관 회의실 앞 퍼포먼스



4일 오전 10시 40분께 국회의사당 본관 307호 법제사법위원회 앞. 참여연대 상근 간사 8명이 갑자기 겉옷을 벗기 시작했다. 307호 주변에서 회의를 준비하던 공무원들과 국회 직원들이 웅성거리며 모여들었고 여기저기서 카메라 플래시가 터졌다.

"회의 시작하려는데 무슨 소란이야?"

"이 사람들 도대체 어떻게 여기 들어온 거야?"

눈 깜짝 할 사이에 3층 복도 전체가 소란스러워졌다.

하지만 이런 소란의 주인공이 된 참여연대 간사 8인은 아무 말이 없다. '국민의 소리에 귀기울이지 않는 국회의원과는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참여연대 간사들이 정작 하고 싶던 말은 그들이 입은 하얀색 티셔츠에 적혀 있었다.

"임대아파트 주민생존권 파산법 개정"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 5년 계약갱신권 보장"

"대선정치 중단 입법국회 부활"

"개정! 검찰청법"

참여연대가 법사위 회의실 앞에서 이런 퍼포먼스를 실시한 이유는 이번 정기국회 회기 안에 민생개혁 입법의 조속한 처리를 위해서였다. 참여연대는 지난 11월 8일부터 '민생개혁입법 촉구 시민행동'에 돌입한 이래 반드시 처리해야 할 민생입법 20개에 대해 국회의원 로비와 사이버 캠페인을 진행해 왔다. 그러나 정기국회가 막바지에 이른 현재까지도 상가임대차보호법, 이자제한법, 주택임대차보호법, 증권관련 집단소송제, 정치관계법 등 시급한 민생개혁입법의 처리가 불투명한 상태이다.

▲ 침묵시위를 하던 참여연대 간사들이 국회 경위들에 의해 끌려나오고 있다.(사진 : 시민의신문 ngotimes.net)


따라서 참여연대 간사 8인이 국회 법사위 앞에서 '침묵시위'를 벌임으로써 여야 국회의원들에게 더 이상 정쟁을 벌이지 말고 민생·개혁입법을 처리하라고 촉구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회의원들은 이들의 '소리 없는 외침'을 외면해버렸다. 사법감시센터 이영란 간사는 "회의실로 들어가는 국회의원들은 우리의 주장에 눈길 한번 주지 않고 지나갔다"면서 국회의원들이 국민들에게 관심이나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당신네들 참여연대면 다야?"

"누가 여기 와서 이런 시위하라고 했어."

"빨리 좋은 말 할 때 내려가."

'합법적으로 의사표현을 하란 말이야."

참여연대 간사들의 민생·개혁입법 촉구 퍼포먼스가 시작된 지 5분 정도 지나자 15명의 경위들이 시위를 제지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곧바로 법사위 출입구에 일렬로 서서 '침묵시위'를 벌이고 있던 참여연대 간사들을 하나둘씩 끌어냈다. 국회 법사위를 앞두고 기습적으로 시작된 민생·개혁입법 제개정을 위한 '침묵시위'는 국회 경위과 직원들의 제지로 5분만에 끝났다.

참여연대 시민권리국 박원석 국장은 "침묵시위가 불법도 위법도 아닌데 국회가 국민들의 절절한 염원이 담긴 의사표현도 허용하지 않을 수 있냐"면서 "국회가 국회의 역할을 제대로 해야 국민들의 인정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정선영




2001/12/04 21:33 2001/12/04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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