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이 정당 지도부의 거수기인가?
국회/16대국회 :
2001/12/26 14:15
국회의원의 양심과 소신에 따른 의정활동 보장돼야
1. 24일 한나라당은 보건복지위 소속 김홍신 의원을 전격 교체시킨 가운데 법 시행을 불과 일주일 앞둔 시점에서 "국민건강보험 재정분리법안"을 통과시켰다.
법안의 처리 과정에서 한나라당이 의원의 소신이 당론과 다르다 하여 해당 의원의 의사에 반하여 상임위를 교체하면서까지 법안을 통과시킨 것은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국회의원의 권한과 의무를 무시한 처사일 뿐만 아니라, 이는 전문적이고 안정적인 상임위 활동을 저해하는 것으로 비판받아 마땅하다.
2. 건강보험 재정통합은 이회창 총재의 대선 공약이었고, 더구나 여야 합의로 지난 98년 12월 제정되어 시행을 불과 일주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재정분리법안"의 상임위 통과로 인해 불거지고 있는 정책혼선의 책임으로부터 한나라당은 자유로울 수 없다. 한나라당은 교원정년 연장법안의 처리과정에서 얻은 교훈을 되새겨야 할 때이다.
또한 해당 상임위 소속 의원의 강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상임위 교체"라는 무리수를 두어가며 "재정분리법안"을 처리한 것은 공당으로서 책임을 저버린 것으로 국민을 납득시키기 어려운 처사다. 더구나 헌법기관으로서 국회의원의 소신을 빼앗는 방편으로 상임위를 교체한 것은 대의민주주의의 골간을 위협하는 행위로 어떠한 명분으로도 정당화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국익을 우선하여 양심에 따라 직무(헌법 46조 2항)"를 행하도록 정한 헌법의 정신에도 위배된다고 할 수 있다.
3. 우리 국회는 상임위 중심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현대 사회가 점점 다원화, 전문화 됨에 따라 의정활동 역시 고도의 전문성을 요구받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의정활동의 전문성을 훼손하는 주요 원인 중의 하나는 잦은 상임위 이동에 있다. 특히 이번 김홍신 의원의 경우처럼 의원의 소신이 당론과 다르다하여 교체하고, 논의과정에 전혀 참여하지 않은 의원이 표결에만 참여하여 거수기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의정활동을 심각히 왜곡시켰다는 비판을 면키 힘들다.
참고로 지난 225회 정기국회 회기동안(9/1∼12/8)의 상임위 이동실태를 보면, 34명의 의원이 총 92차례 상임위를 이동했으며, 5회 이상 이동한 의원만도 6명이었다. 국회의원이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동일 상임위에서 지속적으로 활동하는 정치문화의 정착이 시급하고, 적어도 동일회기 동안의 상임위 이동을 금지시키는 방향으로 국회법이 개정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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