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 토론회, "국민경선 무엇을 남겼나?"



우리나라 정치사상 최초로 시도된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국민참여경선제는 어떤의미를 가지고 정치사에 어떻게 기록될 것인가? 참여연대는 6일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국민경선의 의미와 과정, 결과에 대한 토론회'를 마련했다.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 김수진 소장(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이 사회를 맡고, 강명세 박사(세종문화연구소), 박경산 박사(연세대 지역발전 연구소), 정대화 교수(상지대 정치외교학과)가 발제자로 나선 이날 토론회에는 경선에 직접 참여한 김근태, 정동영 의원과, 민주당 당선관위 자문위원을 맡고있는 정은섭 변호사,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김현태 정당국장, 김용호 교수(인하대 정치외교학과)가 토론자로 참여했다.

14시부터 3시간 반 동안 이루어진 토론회에서 참가자들은 민주당 국민경선의 문제점으로 개방성·대표성의 부족, 불안정성, 감시기능의 부재 등을 주로 거론했다. 하지만 적지않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의 국민경선이 시민들의 정치에 대한 무관심을 극복하고, 정당민주화의 초석이 되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는 데에 의견을 같이 했다.

국민경선 도입은 시민사회에 선택권 돌려준 것

▲ 세종문화연구소 강명세 박사
첫 발제자로 나선 강명세 박사는 "정당의 사회로부터의 유리와 극도의 정치 불신에서 탈출하기 위해 시민사회에 선택권을 돌려주었다"고 국민경선 도입배경을 설명하며, 이러한 국민경선의 도입은 "정당의 정체성을 상실하고 센터로의 집중현상을 보이는 카르텔 정당의 '사회적 복귀'의 의미를 가진다"고 평가했다.

주로 국민경선의 문제점을 지적한 박경산 박사는 "선거인단이 수반하는 비용이 너무 커서 자발적 참여가 적어 개방성이 매우 제한적이었다"라고 평가했다. 또한 그는 선거인단 선정에서 "지역정당의 한계성을 넘으려는 뛰어넘으려는 의지가 과도하여, 민주당 지지의 지역편향성이 전혀 반영되지 않는 등 정치적 대표성이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순회투개표제에 대해 "미국 예비선거 제도를 원용한 최악의 정치제도를 수입"했다고 폄하했다. 이로인해 국민경선이 미디어 중심으로 치러져 경선의 불안정성을 초래하고, 인구가 가장 적은 제주, 울산 등의 경선결과가 전체경선결과를 결정지어 버렸다고 비판했다.

정대화 교수는 국민경선제의 도입을 "87년 6월항쟁의 역사적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라고 평가하며, "국민경선제는 15년 전 대통령을 국민들이 직접 선출하도록 한 대통령 직선제를 한 단계 발전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그는 "당의 선거관리위원회가 제 기능을 수행했다고 볼 수 없고, 당 선관위의 취약성 때문에 금권선거 논란을 신속하게 정리하지 못했다"며 선관위의 감시기능이 미흡했음을 지적했다.

당내 경선도 정부가 감시해라

▲ 경선자금 문제를 중점적으로 부각시킨 김근태 의원
토론에 참여한 김근태 의원은 자신이 경선자금 공개에 따른 예상치 못한 역풍에 직면한 것을 의식한 듯 국민경선의 자금 문제에 대해 중점적으로 문제제기를 했다.

그는 "의원이 1년에 모금할 수 있는 정치자금의 한도가 3억원인 현실에서, 경선기탁금으로 2억 5천을 내면 5천만원으로 경선을 치르라는 말이냐?"며 "이는 모든 국민경선 참여자를 범법자로 만드는 말도안돼는 규정이다"라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당선관위 자문위원 정은섭 변호사는 "경선에 천문학적인 금액이 들어가게되는데, 경선에 출마해서 혜택을 누리는 후보들이 비용을 부담할 수밖에 없다"고 '수혜자 부담원칙'을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 참가자 대부분은 당내 경선에서 당선관위의 감시기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며, 당내 경선도 중앙선관위가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햇다. 이에 대해 김현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정당국장은 "중앙선관위는 당내경선도 국가에서 감시하자는 입장을 취하고 있고, 이의 법제화를 추진했으나 정치권의 반대로 무산되었다"고 밝혔으며, 선거공영제의 도입도 강력하게 주장했다.

▲ 정동영 의원은 "국민경선은 정당민주화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정동영 의원은 "국민경선은 출발점일 뿐"이라고 주장하며, "정치개혁의 핵심은 의원의 자율성을 부여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그는 "밀실 낙하산 공천을 타파하고, 17대 총선에서는 상향식 공천이 이루어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용호 교수는 순환투표제도의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경선에서 1,2의 득표자를 대상으로 전국적으로 실시하는 결선투표제"의 도입을 제안했다.

그는 경선에 대한 평가와는 별개로 최근 민주당이 "노무현식 정계개편으로 인해 사당화 되어가고 있다"며, "국민경선에 의해 선출된 후보가 국민들의 후보와 반하게 행동하고 있다"고 강도높게 비난하고, 노후보의 행보에 대해 침묵하는 민주당 의원들을 비판했다.

이에 대해 김근태의원은 "신민주대연합론은 노후보 이전에 내가 먼저 주장했던 것"이라며 정계개편 방향에 대해서는 지지의사를 밝히면서도, "민주당은 공당이므로, 의사결정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충분한 논의과정을 가질 것을 요구했다. 반면, 정동영 후보는 "정계개편의 실익이 없다"며 "상대당으로부터 의원빼가기라는 반발을 사게될 것이고, 국민의 불신에 직면할 것이다"라고 경계했다.

이날 토론회는 우리나라 정당민주화에 큰 획을 그은 국민경선제에 대한 올바른 평가와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선방향을 모색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자리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방청객이 토론회 패널들의 대학 학생들에 국한되었고, 특히 언론의 주목을 받지 못했던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토론회를 마친후 김근태 의원은 "이러한 토론회가 마련되었다는 자체가 큰 의미를 지니며, 개방성, 대표성, 불안정성 등 국민경선의 문제점이 적절하게 지적되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그는 "오피니언 리더, 언론 등에서 많은 관심을 가지고 참여했으면 좋았을 텐데, 홍보가 부족했었던 듯 싶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 김박태식 간사는 "일정이 여유롭지 않게 잡혀 시간이 촉박했고, 김대중 대통령의 탈당 소식 등 중요 정치 사안에 묻혀 주목을 받지 못한 것 같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한태욱
2002/05/07 15:56 2002/05/07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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