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기관 자료제출 거부에 대해 엄격히 제재하고 이를 방지하기 위한 제도보완해야



2002년도 국정감사가 내일로 막을 내린다. 올해 국감은 정기국회 개원 시점부터 국정감사가 대선을 의식한 선거운동의 장이 될 것이고, 국감 전체가 지나치게 정치공방을 중심으로 흘러갈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 올해 국감은 이회창 후보 장남 병역비리 의혹, 북 비밀송금 설 등으로 정쟁으로 시작하여 정쟁으로 끝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정감사는 국회의원이 국민을 대신해 지난 1년 동안 정부가 예산을 적절히 집행했는지, 업무를 제대로 수행했는지를 따지는 자리이다. 그러나 국감 기간 동안 의원들은 본래 취지인 정부에 대한 감사를 뒷전으로 미루고, 자당이 대선에 유리하도록 각종 의혹과 설을 폭로하며 정부와 서로를 공격하기 바빴다.

이는 현재 대선에 영향을 주는 의제가 다루어지는 상임위를 제외하고는 의원 2-3명만 자리를 지키거나 자신의 질의순서가 되면 잠시 참석하고 나가버리는 등 출석률이 형편없었던 것으로도 충분히 설명된다. 이번 국감은 국회의원들이 국민이 위임한 책임은 등한시하고, 정치적 다툼만을 벌였으니 최악의 국감이었다는 평가를 면할 수 없을 것이다.

올해는 과거 그 어느 해보다 피감기관과 주요 정부기관의 국정감사 자료제출 거부가 심각한 수준이었다. 외부로 자료 유출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등의 이유를 들며 불리한 자료제출을 거부하는 등 고의적으로 국감을 방해한 것이다. 피감기관의 자료제출 거부는 국정감사 내실화에 큰 걸림돌이자 국민을 대의하는 의회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다.

주요국가기관들은 현 정부의 임기말 선거정국을 틈타 책임을 비껴가려는 의도로 자료제출을 거부하고 있다라는 의혹을 불식시키려면 매년 국감때 마다 지적되는 늑장제출이나 미제출을 개선해야 할 것이다. 또 국회는 피감기관의 자료제출이 거부되어 내실있는 국감을 진행하지 못했다는 핑계를 대기 전에 관련법 개정으로 국정감사 자료 미제출 기관을 강하게 제재할 근거를 만들어야 하겠다.

논란 끝에 결국 진행된 지방자치단체 국정감사는 앞으로 지방고유사무와 국가위임사무간에 법적 경계를 명확히 하여 지방자치의 정신에 맞도록 지방고유사무에 대한 감사를 지방의회에 맡김으로써 지방의 자율성을 강화시키고 국회는 국회대로 내실 있는 감사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 이러한 논란이 불거지게 된 주요한 원인 중 하나인 국회의원들의 터무니없이 방대하고 중복되는 자료제출요구 역시 의원들의 자각 속에 철저한 사전 준비 안에서 진행되어야 한다.

대선을 앞둔 국정감사가 부실국감이 된 것은 어찌 보면 정해진 수순이라 할 수 있다. 짧은 국감이 가지는 혼란과 국가적 부담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니 더욱 그렇다. 따라서 국회는 정기국감을 상시국감체계로 전환하고, 정부의 부담과 부실국감의 폐혜를 없애야 한다.

그러나 어떤 제도를 도입하더라도 국회의원 각각의 철저한 준비와 연구 없이 안이함과 불성실로 일관한다면 같은 문제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 일상적으로 상임위가 제 역할을 해 낸다면 이와 같은 쉽게 해소되고, 국회는 국정의 감시자 역할을 온전히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이지현




2002/10/06 19:43 2002/10/06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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