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 먹은 벙어리 국회

민생개혁법안 찬반조사 의원108명만 회신, 190명 답변거부-회피

참여연대 시민로비단, 지난 한달간 10-20여 차례 전화조사

답변의원은 평균 86% 민생개혁법안 찬성

1. 참여연대 시민로비단은 지난 11월 10일(수) 기자회견을 통해 "부패방지법, 인권법, 국가보안법, 부가가치세법(과세특례), 약사법(의약분업), 임대주택법"을 이번 정기국회 회기 중 우선 통과시킬 것을 촉구하고, 한달 동안 이들 "개혁법안에 대한 국회의원 찬/반 의견조사"를 집중적으로 벌여 왔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국회의장을 제외한 298명의 국회의원중 108명만이 개혁법안에 대한 입장을 실명으로 밝혔고, 나머지 190명은 끝내 유권자 앞에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밝히길 거부했다.

2. 법안별 찬반 현황(별첨 참조)을 살펴보면, 이미 국회를 통과했으나 시민사회로부터 조세개혁에 역행했다는 비판을 집중적으로 받고 있는 "부가가치세법(과세특례)"의 경우, 찬성 88명, 반대 8명, 미답변 12명으로 82%의 의원이 과세특례 폐지에 찬성했다. "부패방지법"은 찬성 107명, 미답변 1명이었으며, "약사법 개정안(의약분업)"은 108명 중 찬성 91명, 반대 3명, 미답변 14명으로 집계됐다. 공동 여당간의 정책공조 난맥상과 야당의 소극적인 자세로 답보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독립적인 국가인권기구설치"와 "국가보안법 개폐"에 대해서는 각각 98명(91%), 74명(69%)의 의원이 찬성·서명하였다. 한편 "임대주택법"은 찬성 100명, 반대 3명, 미답변 5명으로 조사됐다.

3. 특히 부패방지법의 경우, 지난 98년의 시민로비단 조사에 현역의원의 2/3가 넘는 244명이 부패방지법 제정에 찬성 서명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회기내 통과를 묻는 시민로비단의 의견조사에는 108명(107명 찬성, 1명 미답변)의 국회의원들만 분명한 입장을 밝혔고 나머지 의원들은 답변을 하지 않았다. 현재 부패방지법은 아직 상임위에 상정조차 되지 않은 상태여서 법안 통과는커녕 심의조차 변변히 해보지 못한 상태에서 폐기될 운명에 놓여 있다. 게다가 정부가 제출한 반부패기본법은, 기존의 부패방지종합법안과는 달리 내부고발자보호조항을 제외한 대부분의 조항이 빠지거나 개별법으로 대체한다는 '기본법'차원에서 성안되어 공직윤리규정 강화, 돈세탁 금지, '고위공직자비리조사처' 등 반부패핵심조항들이 대거 누락되어 있다. 게다가 지금까지 부패방지법안을 법사위가 다루어왔음에도 불구하고 "반부패기본법"은 난데없이 정무위로 회부되어, 자기 소관이 아니라는 정무위 소속 의원들의 궁색한 변명 속에 먼지만 쌓여 가고 있다. 정부여당은 이미 내년을 반부패원년으로 선언한다는 계획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부실한 반부패기본법마저도 국회에서 실종되고 있다. 부패공화국의 불명예를 벗어 던지기 위한 첫걸음은 제대로 된 "부패방지법"의 제정으로부터 시작됨을 각인하고 법제화에 총력을 기울일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

4. 부가가치세 간이과세제도와 과세특례제도의 개혁은 세금계산서의 유통질서를 회복하고, 자영업자에 대한 정확한 소득파악 근거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시급히 이루어져야 할 개혁과제로 손꼽혀 왔다. 그러나 국회처리 과정에서 애초 정부안에서 크게 후퇴해 "간이과세 기준금액을 4,800만원에 30%를 추가한 범위 내에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금액"으로 개악됐다. 재경위 소속 의원 8명을 포함해 88명(응답자의 82%)의 국회의원이 최초 정부 제출안인 "간이과세자의 기준금액을 4,800만원에 미달하는 자로 명시하는 것"에 찬성하였으나, 실제 법안 처리 과정에서 정부안을 크게 후퇴시킴으로써 내년 총선을 의식해 자영자 소득파악이라는 국가적 개혁과제를 내팽개쳤다는 비판을 면하기 힘들 게 됐다.

5. 지난 50년간 수많은 인권유린을 야기했던 "국가보안법"을 개정, 또는 폐지하는 것에 대해 74명(완전폐지 6명)이 찬성하였고, 우리나라의 법, 제도 관행 등을 국제인권 기준에 맞게 개선시키는데 목적을 두고 있는 "독립적인 국가인권기구 설치"에 대해서는 98명의 의원이 찬성·서명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국회의원 서명이 무색하게도, 이들 인권관련 법안은 소위원회에 계류중인 상태에서 새천년을 맞이할 운명에 놓여 있다. 이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보수층을 의식한 정치권의 눈치보기가 주요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한편 임대주택법과 약사법은 시민로비단의 의견조사 기간중 정부제출안이 대부분 수용된 채 국회를 통과했다.

6. 참여연대 시민로비단 회원 30명이 6개조로 나뉘어 한달 동안 개혁법안에 대한 찬반 입장 표명을 촉구하는 전화로비를 집중적으로 벌여 의원별로 적게는 10회에서 많게는 20여회까지 민생개혁법안에 대한 국회의원들의 명확한 입장표명을 요청했으나 108명의 국회의원들의 찬/반 입장 표명만을 이끌어 낼 수 있었다. 그러나 23명의 의원은 공식적으로 입장표명을 거절하였고, 167명은 의원이 지역구에 내려가 있다는 등의 핑계로 끝내 답변을 거부하였다. 전화의견조사에 참가한 시민로비단은 "총선을 앞둔 국회의원들이 국회회기중임에도 불구하고 지역구로 나돌거나, 민감한 현안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표명하기를 꺼려한다며, 민생현안을 외면하는 국회의 현실이 개탄스럽다"고 평가했다.

국회의 법안처리시 의원의 찬/반 투표결과가 공개되지 않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유권자 앞에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밝히는 책임있는 정치를 갈망하는 대다수 국민의 바람을 저버린 행위이다. 차제에 국회의 모든 표결과정을 전자기표기를 이용하여 그 결과를 유권자에게 투명하게 밝히는 "기록표결제"의 도입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나아가 이러한 국회의원의 표결성향이 선거시기의 유권자의 주요한 판단의 근거로 작용할 때 책임정치가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별첨자료▣ 1. 법안별 찬/반 현황 및 답변거부 의원 명단 (12월 14일 현재)

2. 법안별 찬/반 의원 명단

3. 국회의원 서명양식
의정감시센터
1999/12/15 00:00 1999/12/15 00:00

트랙백 주소 :: http://blog.peoplepower21.org/Politics/trackback/717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