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인터뷰-정몽준 국민통합 21 대통령 후보(하)
유권자운동/2002대선유권자연대 :
2002/10/25 17:29
"소득 누진적 조세제도를 강화하고 복지 예산을 늘려야"
본 기사는 참여사회 11월호(10월 25일 발매 예정)에 실린 인터뷰 기사입니다. 24일과 25일 이틀 간에 걸쳐 각각 2회로 나눠 연재합니다. 주된 내용은 정몽준 의원의 과거 경력과 정책방향 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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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는 2002 대통령선거 후보자 연속인터뷰 세 번째 순서로 정몽준 ‘국민통합21’ 대통령 후보를 만나 출마의 변, 정책 방향 등에 대해 물었다. 인터뷰는 10월 15일 창당발기인대회를 하루 앞두고 분주한 ‘국민통합21’사무실에서 이뤄졌다. 참여사회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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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류관희 |
“권력형비리가 끊이지 않는 것은 권력의 지나친 집중과 정경유착, 통치과정에 대한 측근들의 사적 개입과 인사 독점 등에 기인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은 첫째로 국가정보원장, 검찰총장, 경찰청장, 국세청장, 금감위원장 등 주요기관 인사에 대한 인사청문회제도를 확대해 객관적이고 공정한 인사를 하는 것이고, 둘째는 고위공직자 및 대통령의 친인척에 대해서는 부패방지위원회의 권한을 강화해 감시감찰을 확대하는 것입니다.”
대선 후보자의 기탁금을 5억 원에서 20억 원으로 올린 선관위의 정치개혁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선관위의 정치개혁안에 바람직한 내용이 많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야 간의 정쟁으로 처리가 지연되고 있는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기탁금 인상은 바람직한 개혁안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선거참여의 문턱을 높이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날로 심각해지는 빈부격차 해소방안을 듣고 싶습니다.
“빈부격차는 한국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최근 갤럽인터내셔널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세계인들이 ‘오늘날 세계적으로 해결해야 할 가장 시급한 문제’ 1위로 꼽은 것이 빈곤문제였습니다. 테러나 전쟁보다 빈곤문제가 더 시급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절대빈곤은 없어졌다고 하나 빈부격차가 심각한 문제로 남아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소득 및 자산 분배의 형평성을 제고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합니다. 금융자산이나 재산을 갖고 있지 않은 가난한 사람들은 노동을 통해서만 소득을 얻을 수 있는데, 일자리를 잃게 되면 소득의 원천이 없어집니다. 그래서 경기가 둔화되면 실업이 증가하고 빈곤계층이 확대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저는 경제를 활성화해서 일자리를 마련해주는 것이 빈부격차를 완화하는 한 방안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경제가 성장해야 소득재분배를 할 수 있는 여력도 생겨납니다. 정부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가 소득재분배입니다. 세금을 누진적으로 거둬들이고 저소득층을 지원하는 것이 정부의 할 일입니다. 소득 누진적 조세제도를 강화하고 복지 예산을 늘려 형평성을 제고해야 합니다. 극빈층의 기초생활을 보장해 절대빈곤이 없도록 해야 하고 노인, 장애인, 실업자 등 경제적 약자에 대한 지원을 최대한 확대해야 할 것입니다. 장기적으로는 교육, 의료, 주택 등의 분야에서 저소득층을 지원해 가난의 악순환을 끊어야 할 것입니다.”
얼마 전 서울 강북에 사는 사람이 강남에 사는 사람보다 세금을 더 낸다는 자료가 나와 세간을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조세제도를 어떻게 개혁하시겠습니까.
“낙후한 강북지역에 세금이 더 많이 부과되었다는 사실은 정말 놀라운 일입니다. 만약 사실이라면 조세의 형평성에 어긋나고 조세원칙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우리나라 조세제도가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으나 나름대로의 역사와 근거를 가지고 있는 것이라 성급하게 개혁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전문가의 면밀한 검토를 거치고 공청회 등을 열어 국민적 공감대를 이루어 개선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햇볕정책’에 대한 입장과, 평화와 통일을 위한 복안을 듣고 싶습니다.
“저는 ‘햇볕정책’의 기조에 찬성합니다. 다만 북한에 대한 지원이 계속되기 위해서는 남한 내부에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합니다. 대화와 교류는 말 그대로 쌍방이 호응하는 것이지, 어느 일방이 베푸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순수한 지원에 대해 적어도 정신적인 보답은 있어야 합니다. 한반도 평화체제를 위해서는 상호신뢰를 증진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투자차관을 비롯한 경제협력강화, 군사훈련, 상호통보, 군 인사교류 등)가 마련돼야 합니다.”
북한 인권 문제나 탈북자 문제도 심각한데 어떻게 해결돼야 한다고 보십니까.
“탈북자 문제는 우리정부가 중국이나 북한 정부에 말을 꺼내기 굉장히 부담스러운 건데요, 우리는 지금 북한에 인도적 지원을 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 정부에도 인도적 문제에 대해 좀 더 자신감 있게 얘기해야 한다고 봅니다. 북한이탈주민은 자신의 생명을 걸고 생명을 보존하기 위해 온 사람들이기 때문에 우리가 국제사회의 협조를 받아 난민지위를 받을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합니다. 75년 월남 패망으로 많은 보트피플이 발생했을 때 미국 일본 호주 등이 협약을 맺어 그 사람들을 다 수용했습니다. 그런 협약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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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류관희 |
미국의 패권주의가 심각한 지경입니다. 최근의 부시행정부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합니까.
“부시독트린의 내용이 두 가지인데, 하나는 테러와의 전쟁에 동참하면 우방, 아니면 적이다 하는 이분법적 사고를 한다는 거예요. 세계를 이렇게 둘로 나누는게 정확한 건지, 미국에게 이익이 되는지 의문이에요. 두번째는 나쁜 나라를 놓아두면 대량살상무기, 생화학무기, 핵탄두 미사일을 개발해 미국의 안전을 위협하니까 사전에 제거해야 한다는 거예요.
미국이 그렇게 했는데도 세계는 점점 더 불안정해지고 있어요. 미국사람들의 시각에서 보면 커다란 괴물은 없어졌지만 그 대신 작은 뱀과 독사가 많아졌다고 볼 수 있겠지요. 물론 세계무역센터가 무너지고 국방성에 비행기가 부닥치는 걸 본 미국사람들의 심정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에요. 또 한 가지, 문명의 충돌이라는 이름으로 전쟁을 하는 것은 큰 오류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제는 국제사회에 사랑과 관용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국가보안법 존치 여부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이십니까.
“국가보안법은 개정돼야 합니다. 대표적으로 국가보안법 7조1항의 고무찬양죄는 UN인권위원회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의사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조항입니다. 법률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보아도 기존의 형법으로 충분히 대처해 나갈 수 있다고 합니다.”
공교육이 무너진지 오래입니다. 공교육의 현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고, 이를 바로잡을 방안을 갖고 있다면 밝혀주십시오.
“저도 학부모의 한 사람으로서 교육문제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기러기 아빠’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우리교육이 불신을 받고 조기유학현상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교육정책위원회 같은 기구를 만들어 대책을 마련하고 교육여건의 확충에 신경을 써야 할 것입니다.”
주5일 근무제에 대해 시기상조라고 하셨는데, 그렇다면 언제쯤 도입돼야 한다고 봅니까.
“주5일 근무제는 어차피 시행될 제도인데 문제는 시기죠. 지금도 자발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기업이 있습니다. 정부가 앞장서서 제도적으로 바꾸려고 하니까, 이해관계가 대립되는 노사가 타협할 수 없는 것입니다. 현재 규제개혁위원회가 제안한 법정근로시간 단축에 동의하되, 시행시기는 산업여건의 성숙도에 따라 재조정할 것을 건의하였으므로, 노사 합의 위에서 입법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정부가 무리하게 추진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최근 『꿈은 이루어진다』라는 책이 나왔던데 바쁜 와중에 그걸 언제 쓰셨습니까?
“사실은 더 재미있는 책이 곧 나올 거예요. 저에 대해 쓴 책인데, 제가 봐도 재미있어요. 『꿈은 이루어진다』에 시간을 많이 할애했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어요.”
집필은 언제 하십니까?
“주로 제가… 계속 하죠. 시간만 나면…. 말을 많이 하는 사람은 재미있는 사람이 되고, 많이 읽는 사람은 지식이 풍부한 사람이 되고, 많이 써야 정확한 사람이 된다는 말이 있지요. 저도 같이 일하는 사람들에게 자꾸 메모하라고 해요. 생각을 정리해야 정확해지거든요.”
축구협회 내부에서 정 후보를 가리켜 좀체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듣지 않는 사람이라고 하는 평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남의 의견을 잘 안 듣는다는 평도 있고, 요즘엔 남의 얘기를 너무 많이 듣는다는 평도 있는데요. 중용을 지키도록 하겠습니다.”
정 후보께서는 케네디 전 미국대통령이 뉴프런티어 정책으로 미국민들에게 희망을 주었던 것처럼 한국민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겠다고 말씀하셨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비전을 말하는지 싶습니다.
“대통령후보로서 가장 역점을 두는 사안은 국민통합입니다. 국민통합을 위해서는 지역감정과 서울지방간 격차가 해소돼야 합니다. 저는 지역색 탈피와 국민통합을 위해 초당파적 정국운영을 주도할 겁니다. 학연, 지연 외에도 당을 초월하여 능력위주로 인사정책을 펼 것이며, 예산지원도 편중되지 않도록 할 것입니다. 서울과 지방의 격차를 없애기 위해 지방대 출신의 취업기회를 늘리는 취업권고제와 취업목표제를 제안한 바 있습니다. 둘째, 정치개혁에 제 몸을 던지겠습니다. 정치개혁 없이는 희망이 없습니다. 정치인을 위한 정치, 정쟁만을 일삼는 정치, 국민을 외면하는 정치로 인해 행정이 정치에 희생되고 있는 게 지금의 현실입니다.
셋째, 자유시장경제원칙을 추구하면서 경제활성화를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기업활동에 대한 정부의 간섭과 규제를 최소화하여 시장의 자율성을 보장하고 ‘더불어 잘 사는 사회를 위해’ 투명하고 형평에 맞는 경제정책을 추진하겠습니다. 넷째, 교육에 대한 투자를 과감히 늘리겠습니다. 확고한 안보태세 속에 대화와 협력을 통한 한반도의 평화정착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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