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정족수 미달 불법 법안처리, 국회의장단과 양당 원내총무가 책임져야
국회/16대국회 :
2002/11/10 14:28
각 당 및 대선후보 대국민 사과, 재발방지 대책 공약해야
국회 본회의는 지난 7일에 이어 8일, 재적인원 과반수에도 훨씬 못 미치는 약70명의 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20여 개 법안을 불법적으로 통과시켰다. 이는 국회법 제109조와 헌법 제49조를 위반한 것이다. 이는 그들이 만든 법에 따라 규율되어야 하는 주권자 국민에 대한 결정적인 배임행위이기도 하다. 국회는 법의 권위와 효력 그 자체를 훼손함으로써 스스로의 권위와 존립근거도 허물어뜨리고 말았다. 도덕적 해이의 극치다.
국회 본회의장의 텅 빈 좌석. 나라를 구하고 새 정치를 펴기 위해 이 정당 저 정당으로 옮겨다닌 그 '구국의 전사'들은 다 어디로 갔는가? 자리를 지키고 있었던 70명도 책임이 없지 않다. 정족수가 미달된 채로 20여 개의 법안을 무더기로 불법 처리해 버린 지난 7, 8일의 국회 본회의장에서 이 파렴치한 배임행위에 대해 경고하고 불법적 법안통과를 반대한 의원이 10명, 아니 단 한 명만이라도 있었다면 국회는 최소한의 존중을 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국회의장의 의사봉을 빼앗기 위해 온 몸을 던지던 그 열혈 국회의원들은 다 어디로 갔는가?
국회의장단의 직무유기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정족수 미달이 육안으로도 확인되는 상황에서 20여분간이나 법안처리를 진행하여 결국 정족수 미달로 처리된 법안이 총 몇 건인지조차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을 초래한 책임이 있다. 국회 방송으로 의원참여를 촉구했다고 면죄 받을 수 없다. 도대체 의사봉은 왜 주어졌는가? 그런 상황 하에서는 마땅히 본회의 자체를 산회했어야 옳았다.
일부 의원들은 항변하기를 '별다른 쟁점도 없고, 상임위에서 적절히 심의된 것이므로 논란의 여지가 없어 본회의 심의는 '통과의례'일 뿐'이라고 한다. 그러나 실제로 대선 준비와 정쟁으로 인해 정기국회 내내 각 상임위 회의장이 텅 비어 있었던 것을 감안한다면 상정된 법안의 내용적 충실성에 대해서도 의심할 수밖에 없다. 뿐만 아니라 국회의원으로서 본회의 표결권을 행사하는 가장 기본적인 헌법적 의무를 방기함으로써 불법처리 되도록 한 것에 대한 변명이 될 수는 없다. 과연 국회의원들은 자신의 이름으로 통과된 법안의 명칭과 내용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고 있을지 의문이다. '관행'이라는 항변도 그들의 도덕적 해이를 더욱 드러낼 뿐이다.
우리는 이 문제를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다. 국회관계자 및 각 정당은 이 사안의 중대성에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한다.
▲ 이번 위헌적 사태와 관련하여 본회의를 진행시킨 국회 의장단과 원 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양당 원내총무는 명확히 책임져야 한다.
▲ 국회는 법적 효력이 의심스러운 7, 8일 본회의 통과법안 전체를 재표결 해야 한다.
▲ 각 당 대통령 후보와 당 대표는 7, 8일의 사태에 대해 국민 앞에 공개사과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공약해야 한다.
▲ 2003년 1월 1일 이후부터 모든 투표에 전자기표기 사용을 의무화하고, 매 표결에 대해 참여의원 및 표결기록을 공개해야 한다.
우리는 이 같은 우리의 입장을 관철시키기 위하여 모든 법적, 정치적 수단을 강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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