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의 선거법 위반자 재판 지연에 대한 참여연대 입장



1. 서울고법 형사 10부는 1월 14일 김영배(새천년민주당 서울 양천을)의원을 사전선거운동 혐의로 항소심에서 당선 무효에 해당하는 700만원 벌금형을 선고하였다. 김윤식(한나라당 용인을)의원은 해외출장을 이유로 재판에 출석하지 않아 선고가 연기되었다. 심재철(한나라당 안양동안)의원은 3심 계류 중으로 대법원 최종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2000년 4·13 총선이 끝나고 3년이 다 되어가도록 선거법 위반자에 대한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니 도대체 어찌된 일인가. 현행 선거법 제 270조에 의하면 선거범 판결은 제1심은 6월 이내에, 2심과 3심은 각각 3월 이내에 치르도록 되어 있다. 누구보다 먼저 법을 준수하고 법대로 해야 할 법원이 위법을 저지르고 있으니 기가 막히고 한심스러울 뿐이다.

2. 법원은 재판 진행이 지연되는 이유를 '당사자들의 정치생명이 달린 문제이니 충분한 심리가 필요한 것이다'라고 설명하고 있으나 정치생명이라는 것 역시 정치적 고려에서 비롯되는 것이니 이런 논리로는 국민들을 설득할 수 없을 것이다. 늑장재판에 대한 법원의 안이한 자세는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법원이 정치권의 눈치를 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낼 수 밖에 없다. 이유야 어찌되었든 법원은 법대로 재판을 진행해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3. 엄정한 법 집행을 해야할 법원이 늑장재판으로 오히려 정치인들에게 '당선만 되면 그만'이라는 식의 그릇된 인식을 키워주고 있다. 이렇게 불법선거를 자행하고 당선된 일부 국회의원들은 재판에 회부되면 온갖 편법을 동원해 재판을 지연하고 국회의원직을 유지하는 뻔뻔스러운 행동도 서슴지 않는다. 또 유죄판결이 확정될 것 같은 국회의원은 의원직을 사퇴하고 다시 보궐선거에 나오는 웃지 못할 해프닝도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상황이 이럴진대 법원은 과연 누구에게 선거법을 지키라고 하겠는가?

4. 정치권도 현행 선거법의 맹점을 이용하여 불법과 편법을 자행하는 구태를 반복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제도적 보완 장치가 시급하다. 2000년 4·13 총선당시 대법원은 국민들에게 '선거범에 대해서 법대로 재판을 하겠다'는 다짐을 한 바 있다. 법원은 헛된 다짐만 남발할 것이 아니라 법대로 신속한 재판을 진행해야 할 것이다.

의정감시센터




2003/01/15 15:03 2003/01/15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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