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국회개혁은 공감, 정치자금·선거법 입장차 드러나
입법운동/정치관계법 :
2003/03/11 21:49
정치개혁추진범국민협의회 추진위원 워크숍
| ▲3월 11일 오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정치개혁추진범국민협의회 추진위원 워크숍이 열렸다. 사진은 기조발제를 맡은 손혁재 교수(좌), 정대화 교수(우), 사회자 김수진 교수(가운데) |
여야 정치권과 시민단체가 함께 모여 지난 2월 17일 발족한 정치개혁추진범국민협의회(이하 범국민협의회)가 11일 오전 10시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추진위원 워크숍'을 개최했다. 학계, 법조계, 시민단체와 정치권의 추진위원 70여 명이 참석한 이번 워크숍은 범국민협의회 참여 구성원 상호간에 정당과 국회개혁안에 대한 공감대를 넓히는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정치자금법과 선거제도 개혁은 미묘한 입장차를 드러내며 난항을 예고했다.
김수진 이화여대 교수가 사회를 맡은 이번 워크숍은 정대화 상지대 교수와 손혁재 성공회대 교수가 기조발제를 하고, 민주당 한나라당 민주노동당 개혁국민정당 등 4개 정당의 추진위원이 각 당의 입장을 발표하는 순으로 진행됐다.
정당과 정치자금 개혁과제를 발표한 정대화 교수는 "정당과 정치자금 개혁이 진성당원의 부재, 기득권 정치인의 저항 등의 이유로 지연되고 있다"면서 "따라서 개혁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정대화 교수는 진성당원 중심의 정당 구조 전환, 정책 정당화, 상향식 공천, 여성 정치참여 확대 등을 정당개혁의 과제로 들었다. 정치자금 개혁을 위해서는 ▲정치자금 수입·지출의 투명성 확보 ▲후원회 모금대상 확대·소액다수 원칙 등 정치자금 제도 개선 ▲현행 원내교섭단체 중심 국고보조금 제도의 득표율 중심 전환 ▲정치자금 실사와 위반자에 대한 처벌 강화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선거법과 국회법 개혁의 발제를 맡은 손혁재 교수는 "쟁점이 되고 있는 비례대표제도는 지역대표성과 비례대표제의 취지를 잘 조화시킬 수 있어야 하고, 비례대표 배분은 2% 이상 득표 또는 의석 1석 이상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정당명부는 당 지도부의 전횡을 막기 위해 민주적으로 작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선거연령의 18세 인하, 시민단체 선거운동 허용, 교사·공무원의 정치활동 허용, 후보 기탁금 한도 100만원으로 하향 조정 등도 제시했다. 국회 개혁 과제로는 본회의 표결시 기록표결제 실시, 예결위원 상설화, 소위원회 활성화 등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선거제도 개혁,역시 '뜨거운 감자'
이같은 기조발제에 대해 정치권의 입장은 지구당 개혁 등 일부사안을 제외하고는 정당과 국회 개혁 기조에 대해서는 공감을 표시한 반면, 정치자금과 선거구 문제에 대해서는 당론 미확정을 이유로 언급을 생략하거나, 시민단체 제시안과 다른 입장을 드러내기도 했다.
| ▲범국민협의회 추진위원 워크숍에 각 정당 추진위원이 참석했다. |
특히 각 당과 지구당 위원장의 이해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선거제도 문제에 있어서는 입장 조율이 결코 수월치 않음을 예고했다. 민주당 추진위원이 권역별 비례대표제, 선거구획정위원회의 정치인 배제, 지역구와 비례대표의 의석 비율 2:1, 선거연령 18세 인하 등을 선호한 반면, 한나라당 오세훈 의원은 "시민단체가 주장하는 선거제도 개혁안은 한나라당이 당론으로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정당개혁에 관한 민주당 측 입장 발표자로 나선 이재정 의원은 "정대화 교수의 정당개혁 방안에 대체로 동의하지만 지구당 폐지를 비롯한 민주당 정치개혁특위 개혁안이 당무회의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오세훈 한나라당 의원 역시 "정대화 교수 발제문에 거의 동의했다"면서 "다만 지구당 개혁은 현직 지구당 위원장의 반발이 심하고, 야당은 오히려 상향식 공천이 개혁적 공천을 가로막을 수 있는 역효과도 있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정치자금 문제에 있어서는 민주당과 한나라당의 입장이 비교적 많은 차이를 드러냈다. 오세훈 의원은 "정치자금 투명화는 일정 한도 이상 모금하지 못한 야당에 국고보조금을 지급하는 영국의 숏 머니(short money) 제도를 도입해 야당의 피해의식을 덜어주지 않는다면 한나라당이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천정배 민주당 의원은 "정치자금은 기본적으로 투명성의 문제"라면서 "투명성을 제고하면 오히려 모금 한도는 현실화해도 된다"고 맞섰다.
유기홍 개혁당 정책위원장은 "당원의 당비 납부에 비례해서 국고보조금을 지급하는 매칭 펀드(matching fund) 제도의 도입, 선거에서 인터넷 활용도 제고 등을 적극 검토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선거제도 개혁에 있어 천정배 의원은 지역구도 극복을 위한 권역별 비례대표제, 지역구와 비례대표의 비율 2:1, 선거구 인구편차 3:1 등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밖에 시민단체 선거운동과 공무원 정치참여 허용, 선거연령 18세 인하 등을 주장했다. 그러나 오세훈 의원은 "당의 공감대 형성이 안돼 할 말이 별로 없다"면서 "정치인 배제 선거구획정위원회 구성, 선거연령 인하 등은 당내 반발이 클 것"이라고 밝혔다.
노회찬 민주노동당 사무총장은 "각 당의 의석수가 각 당의 득표율과 그대로 비례하는 순수 독일식 비례대표제로 사표방지 취지를 살려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민주당 안과의 차이를 드러냈다. 유기홍 정책위원장은 비례대표에 따른 국회 의석수의 감소가 정치개혁을 가로막아서는 안된다는 문제의식 아래 "선거제도 개혁에 따른 국회의석수 증가까지 적극적으로 고려해보자"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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