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대선이 끝난 지 3개월이 넘었지만 정치개혁은 유실되고 정당개혁은 표류하고 있다. 또다시 임시국회가 열리지만 정치개혁의 전망은 불투명하다. 우려했던 바대로 정치권의 정치개혁 논의는 결국 당권쟁취를 위한 이전투구로 귀결되고 있다.

2. 16대 대선을 기점으로 정치개혁은 어느 때보다 국민적 기대를 모았던 과제였다. 각 당은 정치개혁특위를 구성하여 다양한 정치개혁 방안을 제출하며 정치개혁의 논의에 나서는 등 국민적 기대에 부응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시민사회단체도 정치개혁을 위한 연대기구를 구성하며 정치개혁에 대한 논의를 전 국민적 이슈로 끌어내기 위해 노력하였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헌정사상 처음 정치권과 학계·법조계, 시민사회단체가 함께 하며 정치개혁 추진을 위한 범국민협의회를 구성하기도 하였다.

3. 하지만 정치권은 정치개혁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하기는커녕 당권쟁취를 위한 이전투구와 자신들의 정치적 이해관계에 매몰되어 국민들의 기대와 요구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국민적 기대와 요구는 뒷전이고 오로지 잿밥에만 관심이 쏠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 어느 때보다 혁신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는 각 당 개혁특위가 제출한 정당개혁안은 빛을 바랜 채 용도폐기될 위기에 처해있다. 공직후보선출과정의 민주화, 지구당 개혁, 중앙당 축소 등 그 어느 것 하나 온전히 실현된 것이 없다. 더구나 시급하게 논의되고 제도개혁에 나서야 할 선거개혁, 정치부패 척결, 국회개혁 등은 이 와중에서 논의조차 되지 못하고 있다.

4.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선거법 개정이다. 선거법 24조에는 선거구 획정위원회가 선거구 획정안을 총선거 선거일 1년 전까지 국회의장에게 제출하도록 되어있다. 헌법 재판소는 2001년 10월 현행 선거구가 헌법에 보장된 선거권과 평등권을 침해한다는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린 바 있다.

또한 현행 비례대표제도의 위헌 판결도 있었기 때문에 선거구를 새로 획정하고 비례대표제도를 개선하는 등 선거법 개정은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이며 국회는 이를 서둘러 마무리해야 할 법적 의무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회 정개특위는 개점휴업상태이며 각 당은 이에 대한 당론조차 확정하지 못한 상태이니 심각한 문제라 할 것이다.

5. 이라크전 파병 문제, 북핵 문제, 특검법 재협상 등 굵직한 현안에 밀려 있어 정치관계법 개정은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다. 그러나 4월 임시국회에서 선거법 개정 등 정치관계법 개정에 나서지 않는다면 국회 스스로 정한 법률을 국회가 위배하는 것임은 분명하다.

따라서 국회와 각 정당은 국회 정치개혁특위의 활동을 재개하고 시급하게 정치관계법 개정에 대한 당론을 형성하는데 주력해야 한다. 정치개혁의 과제는 여전히 전 국민의 관심사이며 개혁과제의 1순위임을 망각해서는 안될 것이다.
의정감시센터




2003/04/01 13:10 2003/04/01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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