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이란 모호한 개념이다. 그것은 1980년대 중반부터 퍼지기 시작한 ‘지속 가능한 발전(개발)’(sustainable development)이란 용어를 타고 환경론자들과 사회과학자들의 논의 속에 등장했고, 그후 이들 사이에서 그 핵심 내용을 둘러싸고 많은 논쟁을 불러일으켜 왔다. 지속가능성이 의미하는 바가 모호한 이유는 ‘지속 가능한 발전(개발)’이 타협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일부 환경주의자들 내부의 방향선회를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고, 부국(북)과 빈국(남) 사이의 이해를 교묘하게 절충한 것이기도 하다. 이 용어를 받아들인 상당수 환경주의자들은 1960년대와 70년대 환경운동에 암묵적으로 깔려 있던 순수한 이상――지난 수세기 동안 지배해 온 진보ㆍ세속ㆍ유물론 철학과 이에 바탕한 생활양식의 전복과 물질적 단순성과 영성이 풍부한 철학 및 이에 상응하는 생활양식의 확립――을 실현하기를 포기하고 환경과 개발이 함께 나아갈 수 있다고 말함으로써, 좀더 많은 사람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길을 선택했다. 그리고 60년대와 70년대에 이미 심각한 환경문제를 겪은 부국은 환경문제가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중요한 요인임을 인식하고 빈국도 이 문제해결에 동참할 것을 요구했지만, 빈국에서는 삶의 질의 핵심은 생존이고 개발만이 생존문제를 해결해 준다고 주장했는데, ‘지속 가능한 발전(개발)’이란 용어는 바로 환경도 생각하면서 개발을 하자는 부국과 빈국을 모두 만족시키는 타협물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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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필렬 / 방송통신대 교수
2002/09/05 00:17 2002/09/05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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