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래 된, ‘낯선’ 문제

우리 사회에서 노숙자문제가 본격적으로 등장한 지 4년이 지나고 있다. 1998년 초부터 서울역에 모여들기 시작한 노숙자들은 우리 사회가 일찍이 경험해 본 적이 없는 충격이었다. 예년에 200~300명에 불과하던 서울역 노숙자들은 1998년 여름에 2천여 명 수준으로 늘어났다. 서울역 인근의 서소문공원에는 노숙자들의 텐트촌이 들어섰고, 지하도의 저녁배식에는 매일 수백 명씩 줄을 섰다. 가장 짧은 시간에, 가장 좁은 장소에, 가장 많은 노숙자가 모이는 기록을 세웠다고 할 수 있다.

이들 새롭게 나타난 노숙자들은 ‘놀랍게도’ 건강한 30, 40대가 대부분이었다. 그 동안 공공장소에서 본 노숙자들의 대부분이 사실상 노동능력을 상실하고 술에 만취된 경우였던 데 비춰본다면 ‘믿지 못할 상황’이 아닐 수 없었다. 따라서 이전의 부랑화된 노숙자와 구별하는 개념으로 ‘실직노숙자’라는 조어가 널리 쓰이기도 했다.

어디서 갑자기 나타난 것일까? 10%에 이른 실업률이나 꽁꽁 얼어붙은 건설일용노동시장을 생각하면, 실업이 직접적인 계기가 되었음에는 틀림이 없다. 그러나 상식적으로 실업이 몇 주, 몇 달 계속되었다고 거리로 나올 수 있는 것일까? 언론에서는 “실직하거나 부도가 나면서 거리로 나왔지만 언제나 가족걱정을 하며 재기를 꿈꾸는” 노숙자들의 이야기를 보도하기 시작했다. 5월 8일 어버이날에는 집에 가고 싶어도 못 가는 ‘아버지’들을 위해 카네이션과 초콜릿을 나눠주는 행사를 개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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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 / 서울시정개발연구원 도시사회연구부장
2002/09/05 00:13 2002/09/05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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