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12월, 매출액 기준으로 미국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드는 엔론(Enron)이 파산신고를 하고 직원의 1/4을 해고시켰다. 이 그룹은 에너지산업에서 가스와 전기의 구매자와 판매자 간의 인터페이스 역할을 한 전문 거래자팀의 거래에 힘입어 크게 성장하였다. 이 그룹의 빠른 성장과 몰락은 많은 닷컴기업들의 운명과 그들에게서 볼 수 있었던 기업문화를 연상케 한다. 그러나 엔론의 파산은 5대 국제금융시장에 상장된 기업이자 2만 1천 명의 종업원을 거느리고, 경영이론가들이 21세기 기업의 진수로 생각하는 그런 기업에서 발생한 일이다. 금융분석가, 은행가, 규제당국자 들, 한마디로 기업지배구조 관점에서 볼 때 마치 전위 혹은 따라야 할 본보기처럼 여겨진 시스템의 모든 행위자들 코앞에서 주가는 한 달 만에 거의 바닥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이보다 더한 것이 있다. 지주회사로 집중화된 엔론은 자사 임금노동자들의 퇴직기금은 날려버린 반면, 파산법 11장을 방패로 해서 채권자들과 4500명의 해고노동자들을 희생양으로 삼으면서 구조조정을 통한 수익성 회복을 노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재난의 규모와 현재 진행중인 여러 조사들과 그에 따른 수많은 여파들을 고려할 때, 엔론사태는 아직 정리되었다고 말하기엔 너무 이른 시점이다. 이 사건은 벌써 미국의 적립형 퇴직제도가 미래의 연금생활자들을 보호하고 그들의 소득을 보장하기에는 적절치 못하고, 금융시장에 의한 기업통제시스템이 크게 실패하였음을 알려주고 있다. 1970년대에 스투드베이커(Studebaker)라는 자동차회사의 파산을 계기로 미 행정당국이 종업원퇴직소득보장법(ERISA)을 실행하고 연기금에 기반을 둔 퇴직시스템을 규제하였듯이, 엔론그룹의 파산 역시 미국 연기금시스템을 새롭게 규제하고 금융산업의 요구대로 사회보장제도를 축소시켜 개인저축을 확대시키고자 하는 부시 대통령의 노력에 제동을 걸 것이다.....

정기구독 : 1년 27,000원 (낱권 정가 15,000원)

구독문의 : 참여사회연구소, ☎ 02-764-9581

하나은행 : 162-040805-00504 예금주 - 참여사회연구소 시민과세계
카트린 소비아 / IRES(경제사회연구소) 연구원
2002/09/05 00:06 2002/09/05 00:06

트랙백 주소 :: http://blog.peoplepower21.org/Research/trackback/18804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