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한국사회에 대한 비관적 생각

언제부턴가 한국사회의 앞날을 희망적으로 보지 못하게 되었다. 이 사회가 자기반성력을 잃어버린 채 바람직하지 못한 사회형태를 향해 거침없이 치닫고 있다는 의심이 점차 깊어져 갔고, 이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나는 이것이 상당히 불편했다. 그래서 한 번쯤은 이 사회를 비관적으로 읽는 까닭, 그 희망 없음의 근거를 스스로 따져보고 싶었다. 이 글은 그러한 객관화를 위한 시도이다.

곁가지를 쳐내버리면 내 생각의 큰 줄기는 비교적 단순하다. IMF위기 이후 우리 사회는 가히 혁명적 변화라 해도 좋을 정도의 빠른 속도로 극단적 자유시장 사회로 바뀌고 있다. 그러나 이 자유시장 사회는 그 구성원들에게 좋은 삶을 보장해 주는 바람직한 사회가 아니다. 따라서 자유시장은 교정되거나 순화되는 것이 마땅한데, 신자유주의 세계화라는 조건은 한 나라가 자유시장 이외의 경제형태를 선택할 수 있는 여지를 극도로 제약한다. 국가는 근대적 국민국가의 전통적인 경제정책 자율성을 빠르게 상실하면서 시장의 시녀로 전락하고 있으며, 시민사회 역시 시장경쟁의 논리에 식민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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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균 / 고려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2002/03/01 00:29 2002/03/01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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