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기정사실화된 ‘시민 없는 시민운동’

‘시민 없는 시민운동.’ 이 말은 언론이나 보수적 지식인들이 한국 시민운동을 비판할 때 항상 사용하는 말이다. 어쩌면 시민 없는 시민운동이라는 말은 한국 시민운동에 대한 가장 ‘오래된 비판’일지도 모른다. 본래 시민 없는 시민운동이란 말은 시민운동가들이 시민참여가 부족한 시민운동의 현실을 자기비판하면서 사용하기 시작한 말이라고 한다. 그러나 회원들과 일반시민들의 참여를 좀더 활성화시키자는 선의에서 사용되기 시작한 이 말이 이제 시민운동을 겨누는 창끝이 되어 있다. 이미 그 기원과는 무관하게 ‘시민 없는 시민운동’은 시민운동에 호의적이지 않은 언론과 지식인들이 즐겨 사용하는 말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너무 많이 사용되다 보니 한국의 시민운동은 ‘시민 없는 시민운동’인 것처럼 일반시민들에게도 인식되고 있다. 국내 최대의 환경운동단체인 환경운동연합이 최근 사무총장을 회원직선제로 뽑겠다고 발표했을 때도 ‘시민 없는 시민운동’을 극복하기 위한 것으로 소개되었을 만큼, 이제 한국의 시민운동에게 ‘시민 없는 시민운동’이란 지울 수 없는 낙인이 되어버린 것 같다. 그러나 정말 한국의 시민운동은 ‘시민 없는 시민운동’인가?

‘시민 없는 시민운동’이란 비판이 오래된 만큼, 그 비판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도 오랫동안 지속되어 왔다. 많은 단체들이 회원수를 확대하고 회비납부율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내부 의사결정구조를 민주화하고 회원들의 참여를 확대하려는 노력을 하는 단체도 많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한국의 시민운동이 이제 중앙에 있는 몇몇 단체가 주도하는 운동이 아니라는 것이다. 지역에서 그리고 복지, 인권, 환경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많은 작은 시민단체들이 있다. 이들에게 ‘시민 없는 시민운동’이란 비판을 하는 것이 온당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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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승수 / 변호사
2003/03/01 00:20 2003/03/01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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