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무너진 연대, 나눠진 사회

노동시장에서 사회가 해체되어 가는 과정을 밝히고 이에 대한 해법을 찾아보는 게 이 글을 쓰는 목적이다. 연구가 모자라 제대로 된 정책이 집행되지 않은 것은 아니겠지만 노동시장정책과 관련하여 두어 가지 문제제기는 가능할 것 같다. 하나는 정책의 초점이 일자리 만들기에서 노동시장에서의 격차축소로 바뀌어야 한다는 점이다. 다른 하나는 이 과정에서 노동조합의 집단적인 자조노력을 동원하라는 것이다.

사회통합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일자리 만들기는 미룰 수 없는 중요성을 띠고 있다. 그런 만큼 일자리 만들기를 노동시장정책의 맨 앞자리에 놓는 것은 너무나 자명한 결론으로 치부되어 왔다. 그러나 일자리 만들기 정책은 실업률 축소에는 제대로 기여하지 못하면서 오히려 고용의 질을 악화시키고 노동시장의 이중성을 심화시키는 결과를 낳고 있다. 이는 무엇보다도 일자리의 질은 간과한 채 일자리 개수 늘리기에 매달려온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사회통합적 노동시장은 실업자뿐 아니라 이들을 포함하는 근로빈민(working poor)을 대상으로 하며 노동시장에서 이들은 유휴인력(완전실업자+유사실업자)으로 나타난다. 노동시장정책이 유휴인력의 축소를 겨냥한다면 그 핵심은 일자리 만들기가 아니라 노동시장에서의 격차축소가 될 것이다.

두번째로 사회통합이라는 과제는 정부 혼자서 당해 낼 일이 아니다. 세계화와 민간주도경제의 진전으로 정부의 정책과 정치적 수단은 눈에 띄게 약화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회적 주체의 참여가 있어야 하고 그중에서도 노동조합의 자발적인 참여와 동원은 빠뜨릴 수 없다. 지난 시절 국민의 정부가 실패한 노동배제정책을 참여정부가 되풀이 검증할 필요는 없다. 참여정부가 사회통합을 내세우면서 놓쳐온 지점은 노동조합을 참여시켜 그들의 집단적인 자조(collective self-aid) 노력을 일깨우는 일이었다.

결론적으로 이 글에서는 정부의 일자리 만들기는 실업자뿐 아니라 불완전취업자(underemployed)를 위한 ‘괜찮은 일자리’ 만들기가 되어야 한다는 점과 ‘괜찮음’(decency)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노동조합의 역량을 적극적으로 동원할 필요가 있음을 밝히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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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주/한국노동교육원 교수, 전문노련(현 민주노총공공연맹) 위원장
2005/05/23 00:21 2005/05/23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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