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전 민주노동당의 당원교육이나 노동조합 정치교육은 흔히 이런 말로 끝나곤 했다. “우리나라는 남들이 한 세기에 걸쳐 이룬 산업화도 30년 만에 압축적으로 이뤘다. 그러니 진보정당도 압축적으로 성장할 것이다. 민주노동당이 10%대의 지지율을 받는 게 결코 멀지 않았다.” 다소 허풍이 섞인 선동이었다. 그런데 이 허풍이 ‘예언’이 될 줄이야. 천신만고 끝에 의회에 진출했다는 사실은 이제 먼 과거의 추억으로만 들린다. 요즘은 왜 민주노동당의 지지율이 10%대에 머무르고(!) 있느냐는 게 고민거리가 되고 있는 상황이다. 심지어 해외토론회에 참석하는 민주노동당 인사들은 ‘아시아 최대의 좌파정당’이라는 과분한 치사까지 듣는다.

하지만 세상에 위험한 게 벼락부자다. 벼락부자의 전성기는 역시 벼락같이 끝날 수 있다. 과거에도 우리는 수차례 진보정치의 갑작스러운 개화와 그 급박한 사망을 경험한 바 있다. 해방공간의 좌파정당들이 그랬고, 50년대 말의 진보당이 그러했으며, 4월혁명 공간의 혁신정당들이 그러했다. 민주노동당이 그 전철을 밟지 말라는 보장은 아무데도 없다. 이런 때 우리에게 길찾기의 지도(地圖)역할을 해줄 수 있는 것은 우리 진보정당운동의 과거경험뿐만 아니라 외국 좌파정당들의 앞선 사례들이다. 이 글에서 필자는 현재 민주노동당의 고민들을 세계 좌파정당운동의 경험과 견주어보면서 민주노동당이 앞으로 걸어가야 할 길을 묻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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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석준 / 민주노동당 부설 진보정치연구소 상임연구위원
2005/05/23 00:11 2005/05/23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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