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회운동의 분화와 서울시민포럼

헤겔이 말했듯 철학이 개념으로 파악한 시대사라면, 하나의 개념은 그 시대의 특성을 반영한다. 역으로 탈구조주의자들이 주장하듯 세계는 스스로 말하는 것이 아니라 해석되는 것이라면, 개념은 한 시대를 규정하려고 하는 특정 주체의 의도를 반영한다. 그 어떤 해석이 맞든지간에 한 개념은 시대의 산물이며 시대를 살아가는 특정 주체의 인식의 산물이다.

개념이 시대의 산물이기 때문에 그것은 지속적으로 변화하며, 또한 그것은 경로의존성을 갖고 있다. 사회운동이라는 개념 역시 그러하며, 그것의 하위범주로서의 지역운동도 그러하다. 사회운동은 지속적으로 변화하지만, 그것은 언제나 과거의 영향하에서 새로운 변화를 모색한다. 해방 이후 한국의 역사에서 사회운동은 민주화운동으로 존재해왔지만, 1987년 민주화 이후 그것은 시민운동과 민중운동으로 분화하였다. 하지만 그러한 변화는 민주화운동이라는 같은 뿌리에서 자라났음으로 해서 같은 이념적ㆍ조직적ㆍ인적 동질성을 강하게 갖고 있었고, 그 분화에도 불구하고 민주화운동의 강한 영향하에서 존재하였다.

1987년의 민주화가 정치적으로 어느 정도 이루어진 지금 시민운동과 민중운동으로 변화되었던 한국의 사회운동은 이제 제2차 분화를 맞이하고 있다. 2000년 낙천낙선운동에서 정점을 맞이하였던 한국의 시민운동과 2004년 총선에서 원내 교두보를 마련하였던 민중운동은 한 단계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새로운 운동을 시작할 시점에 도달했으며, 그것은 2004년 총선에서의 백가쟁명식의 시민운동의 대응에서, 그리고 최근의 민중운동권의 힘겨움에서 목도되고 있다. 상황은 변하고 있으며 그 변화에 대한 호흡은 가빠지고 있다.

지역운동은 사회운동의 새로운 분화, 즉 2차분화의 반영임과 동시에 변화된 상황에 적극적으로 대응함으로써 한국 민주주의의 심화와 대중들의 삶을 질을 향상시키려는 새로운 주체의 시도이다. 그것은 무엇보다 이제 한국 민주주의의 발전이 ‘후원하는’ 시민에서 ‘참여하는’ 시민으로 전환되어야 하며, 그간의 ‘전국적 부문운동’에서 ‘지역적 종합운동’으로 변화되어야 한다는 인식을 기반으로 한다. 이러한 ‘풀뿌리지역운동’으로의 전환만이 토호와 자본에 의해 지배되는 지역사회에서 시민들의 구체적인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나아가 한국사회 전체의 근본적인 전환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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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훈/참여연대 정책위원, 서울시민포럼 사무국장
2005/05/23 00:09 2005/05/23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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