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민족논의의 분열현상

최근 민족논의와 관련한 대조적인 두 흐름이 우리 사회에서 확인된다. 한편에선 민족의 공동체적 결속을 강조하는 재민족화를 주장하고 다른 한편에선 민족적인 것의 시대착오성을 지적하며 탈민족화를 부르짖고 있다. 국가권력의 간섭을 반대하고 이념적 논의를 회피하며 개개인의 일상적 즐거움을 추구하려는 젊은이들 가운데서도 ‘대한민국’ 축구팀에 열광하고 ‘민족의 영광’을 상징화하는 역사물을 기꺼이 소비하려는 경향을 찾아보기 어렵지 않다. 사회운동 진영에서도 민족적인 것에 대한 입장을 어떻게 이론화하고 실천적 방안을 마련할 것인지를 둘러싸고 혼선과 대립이 여전한 실정이다.

민족현상을 둘러싼 담론과 지향의 분열은 21세기에 접어든 한국사회가 겪고 있는 구조적 변화를 반영한다. 또한 이 현상은 탈냉전과 세계화의 흐름에 본격적으로 노출되기 시작한 1990년대 이후 우리 사회가 경험한 광범위하고도 심대한 변화에 따른, 어떤 의미에서 당연하고도 자연스런 결과이기도 하다. 한반도의 남쪽에 한정되어 있던 공간감각이 전세계로 넓혀지고 사회구성원들의 이질성과 다원성이 점점 더 심화되는 시공간적 상황이 이런 담론적 분열을 가져오는 사회구조적 배경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변화된 조건의 한가운데에 남북한 관계, 분단체제의 역사적 전환이 놓여 있는 셈이다.

이 글은 21세기에도 한국민족주의가 우리 사회에 유효한 이념적 지표가 될 수 있을 것인가를 비판적으로 따져보려는 작업이다. 이 문제를 해명하려면 민족주의 일반에 관한 이론적 논의를 바탕으로 하되, 한국사회의 구체적 현실 속에서 한국민족주의가 어떤 담론적 효과와 정치적 영향력을 동반하는지를 분석적으로 따져보는 정치사회학적 논의가 필수적이다. 우선 민족주의에 관한 일반적 쟁점들을 간략하게 검토해본 후 한국민족주의의 특수한 측면과 문제점들을 살펴보기로 하겠다. ...

정기구독 : 1년 27,000원 (낱권 정가 15,000원)

과월호 판매 : 낱권 1만원

구독문의 : 참여사회연구소, ☎ 02-764-9581

하나은행 : 162-040805-00504 예금주 - 참여사회연구소 시민과세계

박명규/서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2006/02/20 00:04 2006/02/20 00:04

트랙백 주소 :: http://blog.peoplepower21.org/Research/trackback/19708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