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민주주의 공고화와 지방정치

한국사회는 민주주의 이행(democratic transition)을 가장 성공적으로 수행한 국가로 비교정치학자들로부터 지목받아 왔다. 그러나 한국 민주주의가 공고화 단계(democratic consolidation)에 들어오면서는 불규칙한 파열음을 내며 좀처럼 진전하지 못하고 있다. 민주주의 공고화 단계에서는 권위주의를 지탱해 온 사회〮·〮문화·정치적 기제들을 해체하고 이 기제들을 민주사회에 맞게 교체시켜 나가야 한다. 예를 들면, 언론기구의 민주화, 경제 권력집단(재벌)문제의 해소, 정당조직의 민주화와 대중에 기초한 정당을 세우는 것, 그리고 지방권력의 교체 등이다. 이중에서도 특히 지방정치의 민주화는 민주주의 공고화 단계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강명구 교수(2002:24)는 지방자치제의 민주적 운용은 민주주의 공고화에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지방자치는 가장 훌륭한 민주주의 학교이다.’ 지방정부는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일상생활 관련된 정책 사안들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주민들의 눈에는 쉽게 참여가 가능한 정치공간이다. 그리고 중앙정부가 다루는 정책사안들이 복잡해서 이해하기 어려울 때가 종종 있지만 지방정부가 다루는 정책사안들은 간단하고 명료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주민들이 특정이슈를 중심으로 조직된다면 쉽게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그리고 정책 실현 여부를 통해 정치적 영향력의 결과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지방자치는 주민들의 정치적 효능감(political efficacy)을 높여 갈수 있는 좋은 정치공간을 제공해 준다. 그러나 한국 지방정치는 민주주의의 튼튼한 소프트웨어가 되기보다는 민주주의 공고화를 지체시키는 바이러스가 되어 가고 있다.

지방정치가 민주화되기 위해서는 지방정부와 지방사회 내의 사회권력 관계가 민주화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지방정치의 민주화는 중앙-지방관계의 민주적 분권화라는 구조적 틀 속에서만 가능하다. 다시 말하자면, 중앙-지방관계의 수평적 관계를 확립하는 것이 지방정치 민주화의 구조적 틀을 제공하는 하드웨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강명구, 2002: 33). 본 논문은 중앙-지방정치의 관계구조를 면밀히 살펴봄으로써 지역정치가 민주화되고 있지 못하는 이유를 해명하고자 한다. 민주화와 분권화는 한국 민주주의가 진보하기 위해 필요로 하는 두 개의 바퀴인 것만은 틀림없다. 정치의 분권화는 정당조직과 권력의 분권화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지역주의에 기초한 한국의 정당체계는 중앙정치와 지역정치의 유착을 재생산하는 기재로 기능해왔을 뿐만 아니라 지방정치의 민주화를 방해하는 장애물로 기능하여 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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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찬/목원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대전참여연대 정책위원장, 충청국제정치학회장
2006/07/20 00:20 2006/07/20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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