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는 말

“정권은 바뀌어도 지역의 권력은 변함이 없다.” 이 말은 지역의 토착권력관계가 여전하다는 한탄이지만 현재 지역의 정치상황을 그대로 드러내는 말이기도 하다. 군부독재정권이 물러나고 문민정부,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가 연이어 들어서면서 민주주의는 그만큼 진전되었고 그에 따라 지역의 민주주의도 많은 부분에서 진전을 이룬 것이 사실이지만 근본적인 지배 권력의 핵심은 크게 변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여야를 떠나서 정치권력으로 표현되는 이해관계의 헤게모니에서 과거의 지배 권력은 그 때 그 때 멤버교체는 했을지 몰라도 팀 자체가 교체되지 않았다는 말이다. 더구나 최근에 치러진 5·31 지방선거 결과는 열린우리당의 참패와 한나라당의 싹쓸이 압승으로 극단의 쏠림현상이 나타났다. 그러나 이번 선거결과 역시 자세히 들여다보면 지난 2002년의 지방선거와 크게 다르지 않다. 지방권력은 여전히 바뀌지 않은 것이다. 여야를 떠나 지방정치는 여전히 과거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역으로 이를 바꿀만한 시민역량이 아직도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민운동은 전국적으로 괄목할만한 성장을 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지역 안에서 시민운동은 소수자에 머물러 있는 것을 부인하기 어렵다. 특히 지역정치와 관련해서는 특히 시민운동은 지역정치의 영역에서 배제되어 있거나 정치적 소수자에 불과하다. 공명선거운동을 하거나 정책개발을 하거나 지역정치 영역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지는 않지만 시민운동이 지역정치의 지형을 근본적으로 바꾸거나 바꿀 수 있는 위력을 보여준 적은 거의 없다.

필자가 태백지역에 들어온 것은 지난 1985년, 이제 만으로 20년이 되었다. 필자는 지난 80년대 중반 탄광노동운동에 뛰어든 이래 90년대 초반 민중당과 진보정당추진위원회를 통해 정치활동을 직접 경험했으며 90년대 폐광지역을 살리기 위한 주민운동에 참여했고, 2000년대 들어와서는 활동의 중심을 다시 시민운동으로 회귀하는 과정을 겪어 왔다. 워낙 작은 지역이고 시민사회의 형성이 미약한 특수한 지역이기 때문에 필자의 경험은 보잘 것 없는 것이고 이를 일반화시키기에는 적절하지 않다. 더구나 이론적인 체계를 세우거나 새로운 논리를 주장할 능력도 없고 그런 위치에 있지도 않다. 다만 필자의 경험이 민주화 20년을 맞는 우리 사회에서 시민운동의 역량이 미약한 지역에서의 지역정치와 주민운동, 시민운동의 관계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례로 읽혀질 수 있다면 비록 이 글이 매우 주관적이고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한계를 갖고 있지만 나름의 의미를 가질 수 있다고 본다. 다른 지역에 비해 시민운동의 역량과 성과가 매우 미미하고 어쩌면 나쁜 선례들도 많이 노출시킨 문제점도 있어서 나름대로 열심히 시민운동을 전개하고 있고 알찬 성과들을 내고 있는 많은 지역에 대해 괜한 누가 되지 않을까 걱정도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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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기준/광산지역사회연구소장
2006/07/20 00:17 2006/07/20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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