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저축은행·신협 절반축소…소액대출도 줄어

전문가들 “대안금융 활성화로 저소득층 보호해야”



고달픈 서민의 삶을 보호하고 어루만져야 할 게 법과 제도라지만, 여기저기 뚫린 구멍은 여전히 크다. <한겨레>는 올해 정기국회를 맞아 민생 관련 입법운동에 나선 참여연대와 함께 돈없고 집없는 서민들의 삶을 괴롭히는 소비금융의 문제점과 각종 민생 관련 제도의 개선 방안을 몇차례에 걸쳐 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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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뒤 서민금융 몰락에 사채시장으로…

정부가 보장한 고금리는 기존 제도권 금융기관마저 대부업체 수준으로 ‘변질’시키고 있다. 2002년 이전까지만 해도 대출금리가 연간 25%를 넘지 않았던 상호저축은행과 할부금융사 등 여신전문 금융회사들은 이제 65%를 넘나드는 고금리를 챙기는 사실상의 대부업체로 탈바꿈했다.

상호저축은행 업계 1위인 ㅅ은행은 최저 연 15%의 대출이율을 홍보하지만, 실제로는 36~48%가 보통이고, 연체수수료 12%와 정보조회수수료 5%까지 더하면 최고 대출이율은 65%에 이른다. 대부업체와 다를 바 없는 셈이다. ㅅ은행 상담원은 “연 15% 이자율은 이름을 알 만한 대기업에 다니고 대출금액도 1천만원을 넘는 고객에게 적용되는데, 대부분은 대출가능금액이 300만~500만원 정도여서 이 금리가 적용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할부금융업계 1위인 ㅎ캐피탈도 최저 연 7.9% 이자로 대출이 가능하다고 홍보하지만, 실제 대출이자는 29.9~49.9%에 이른다. 여기에 취급수수료가 1~3.5% 적용되고, 일찍 갚으면 중도상환수수료(1~2%)까지 물어야 한다. 연체하면 연체이자율 12%가 추가된다. ㅎ캐피탈 상담원은 “공무원이나 직장이 탄탄한 정규직 직장인들 정도가 10% 안쪽의 금리를 적용받는데, 이들이 대출을 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며 “40% 안팎의 금리에 수수료 3.5%가 적용되는 경우가 가장 많다”고 말했다.

홈페이지와 텔레비전 광고를 통해 최저금리 연 15.9%를 적용한다고 강조하는 외국계 업체 ㅅ파이낸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제시된 금리는 연 15.9~39.9%이지만 대부분 39.9%의 이자가 적용된다고 상담원은 설명했다. 취급수수료 3%와 중도상환수수료 2%는 따로 내야 한다. 이 상담원은 “개인 신용도와 직장 등을 따져 최대 1500만원까지 대출하지만, 대부분 300만원 안쪽에서 대출한도가 결정된다”고 말했다. 사실상 등록 대부업체와 마찬가지인 고금리 장사를 하고 있는 셈이다. 뉴스테이트캐피탈, 동양파이낸셜, 동원캐피탈, 아세아캐피탈, 팬택여신투자금융 등 5개사는 아예 여신전문 금융업의 등록을 반납하고 대부업으로 전환하기도 했다.

서민금융기관을 자처하는 저축은행이 대부업계의 ‘돈줄’ 역할을 하기도 한다. 지난 6월 말 현재, 전국 34개 저축은행이 대부업계에 빌려준 돈은 2160억원에 이른다. 2004년 2096억원, 2005년 2203억원으로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그러나 서민금융기관인 상호저축은행이 서민들에게서 고금리를 챙기는 대부업계에 대출한다는 것은 설립 취지에 맞지 않을 뿐 아니라, 손쉽게 고금리 장사를 하는 것 아니냐는 도덕적 비난도 만만치 않다.

송태경 민주노동당 경제민주화운동본부 정책실장은 “서민금융기관이 스스로 사채업자로 변신하면서 서민을 위해 쓰여야할 돈이 약탈적 대출시장에 흘러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이정하 금융감독원 상호저축은행감독팀장은 “대부업계에 대출하는 게 도덕적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은행의 건전성 측면에서는 도움이 되는 일이어서 감독하는 입장에서는 딜레마가 있다”고 말했다.

국회의원 33.4% “이자제한법 부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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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다수의 국회의원은 이자제한법 부활과 현행 대부업법상 이자율(66%)의 하향조정에 찬성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참여연대가 지난 8월 말 정기국회를 앞두고 현직 국회의원 전원을 대상으로 벌인 의견조사에서 이자제한법 부활과 관련해 98명(33.4%)이 찬성 의견을 냈고, 대부업법과 관련해선 88명(30%)이 현행 이자율을 낮춰야 한다고 답했다. 반면 이자제한법 부활에 반대한 의원은 7명(2.4%)이었으며 대부업법의 이자율을 현행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답변은 14명(4.8%)에 그쳤다. 이번 조사에는 모두 107명이 응답했다.(전체 명단은 〈인터넷 한겨레〉 참조)

찬반 분포를 당별로 살펴보면, 이자제한법 부활에는 열린우리당 소속 응답자 가운데 1명을 제외한 모두가 찬성 의견을 밝혔고, 한나라당은 응답자 31명 중 25명이, 민주당은 7명 중 6명이 찬성했다. 대부업법상 이자율의 하향조정 필요성에 대해서는 열린우리당 응답 의원의 89%, 한나라당은 80%가 찬성했다. 민주노동당은 의원 전원이 이자제한법 제정 및 대부업법 개정에 동의했다.

이자제한법을 심사하게 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 중에서는 법사위원 16명 가운데 김동철·문병호·선병렬·이상경(이상 열린우리당), 최병국(한나라당), 노회찬(민주노동당) 의원 등 6명이 찬성 의사를 보였다.

열린우리당 서민경제회복위원회는 지난 8월29일 약탈적 고금리로 인한 서민 피해를 보호할 필요성이 있다며 관련 법 제정을 당에 권고한 바 있으며, 한나라당 역시 지난 6월 김영선 전 대표의 취임 기자회견에서 이자제한법 제정 의사를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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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의 국회의원 의견조사 결과(2006년 8월말 현재)

◆이자제한법 부활 찬반 여부

△찬성

-열린우리당(56명)=강기정, 강창일, 김낙순, 김동철, 김선미, 김성곤, 김원기, 김재윤, 김춘진, 김태홍, 김혁규, 김형주, 김희선, 노영민, 노현송, 문병호, 문석호, 문학진, 문희상, 박명광, 배기선, 백원우, 선병렬, 신기남, 심재덕, 안영근, 양승조, 양형일, 오제세, 우윤근, 원혜영, 유선호, 유승희, 유인태, 이경숙, 이계안, 이광재, 이광철, 이목희, 이상경, 이영호, 이원영, 이은영, 이인영, 이호웅, 장향숙, 정성호, 정청래, 제종길, 조경태, 조배숙, 천정배, 최규식, 최재천, 한광원, 홍미영

-한나라당(25명)=고진화, 공성진, 권철현, 김정권, 김태환, 박순자, 배일도, 서병수, 안경율, 원희룡, 이경재, 이계경, 이계진, 이성권, 이윤성, 이혜훈, 임인배, 정문헌, 정병국, 정형근, 정희수, 최병국, 허천, 홍준표, 황우여

-민주당(6명)=김홍일, 손봉숙, 이낙연, 이상열, 이정일, 최인기

-민주노동당(9명)=강기갑, 권영길, 노회찬, 단병호, 심상정, 이영순, 천영세, 최순영, 현애자

-국민중심당(1명)=류근찬

-무소속(1명)=권선택

△반대

-열린우리당(0명)

-한나라당(6명)=김석준, 김애실, 박재완, 박종근, 송영선, 심재엽

-민주당(1명)=김효석

-민주노동당(0명)

-국민중심당(0명)

-무소속(0명)

△찬·반 유보(검토가 필요하다)

-열린우리당(1명)=서혜석

◆대부업법 이자율 하향조정 찬반 여부

△찬성

-열린우리당(49명)=강기정, 강창일, 김낙순, 김선미, 김성곤, 김원기, 김재윤, 김춘진, 김태홍, 김혁규, 김형주, 노영민, 노현송, 문석호, 문학진, 박명광, 배기선, 백원우, 신기남, 심재덕, 안영근, 양승조, 양형일, 오제세, 우윤근, 원혜영, 유선호, 유승희, 유인태, 이경숙, 이광재, 이광철, 이목희, 이영호, 이원영, 이은영, 이인영, 이호웅, 장향숙, 정성호, 정청래, 제종길, 조경태, 조배숙, 천정배, 최규식, 최재천, 한광원, 홍미영

-한나라당(24명)=고진화, 공성진, 권철현, 김정권, 김태환, 박순자, 배일도, 서병수, 송영선, 안경률, 원희룡, 이경재, 이계경, 이계진, 이성권, 이윤성, 이혜훈, 임인배, 정문헌, 정병국, 정희수, 최병국, 홍준표, 황우여

-민주당(4명)=김홍일, 손봉숙, 이낙연, 이상열

-민주노동당(9명)=강기갑, 권영길, 노회찬, 단병호, 심상정, 이영순, 천영세, 최순영, 현애자

-국민중심당(1명)=류근찬

-무소속(1명)=권선택

△반대

-열린우리당(6명)=김동철, 김희선, 서혜석, 선병렬, 이상경, 최규식

-한나라당(6명)=김석준, 김애식, 박종근, 심재엽, 정의화, 허천

-민주당(2명)=이정일, 최인기

-민주노동당 0명

-국민중심당 0명

-무소속 0명

△찬·반 유보(검토가 필요하다 등)

-열린우리당(2명)=문병호, 이계안

-한나라당(2명)=박재완, 정형근

-민주당(1명)=김효석

◇무응답 의원

-열린우리당(84명)=강길부, 강봉균, 강성종, 강혜숙, 구논회, 김교흥, 김근태, 김덕규, 김명자, 김부겸, 김영주, 김영춘, 김우남, 김원웅, 김재홍, 김종률, 김태년, 김한길, 김현미, 노웅래, 민병두, 박기춘, 박병석, 박상돈, 박영선, 박찬석, 변재일, 서갑원, 서재관, 송영길, 신학용, 안민석, 안병엽, 염동연, 오영식, 우상호, 우원식, 우제창, 우제항, 유기홍, 유시민, 유재건, 유필우, 윤원호, 윤호중, 이강래, 이근식, 이기우, 이미경, 이상민, 이석현, 이시종, 이용희, 이종걸, 이해찬, 이화영, 임종석, 임종인, 장경수, 장복심, 장영달, 전병헌, 정덕구, 정동채, 정봉주, 정세균, 정의용, 정장선, 조성래, 조성태, 조일현, 조정식, 주승용, 지병문, 채수찬, 최규성, 최 성, 최용규, 최재성, 최철국, 한명숙, 한병도, 홍재형, 홍창선

-한나라당(91명)=강재섭, 고경화, 고조흥, 고흥길, 곽성문, 권경석, 권영세, 권오을, 김광원, 김기춘, 김기현, 김덕룡, 김명주, 김무성, 김병호, 김성조, 김양수, 김영덕, 김영선, 김영숙, 김용갑, 김재경, 김재원, 김정훈, 김충환, 김학송, 김학원, 김형호, 김희정, 나경원, 남경필, 문 희, 박계동, 박근혜, 박세환, 박승환, 박 진, 박찬숙, 박형준, 박희태, 서상기, 신상진, 심재철, 안명옥, 안상수, 안택수, 안홍준, 엄호성, 유기준, 유승민, 유정복, 윤건영, 윤두환, 이강두, 이군현, 이규택, 이명규, 이방호, 이병석, 이상득, 이상배, 이성구, 이인기, 이재오, 이재웅, 이재창, 이종구, 이주호, 이진구, 이한구, 이해봉, 임태희, 임해규, 장윤석, 전여옥, 전재희, 정갑윤, 정두언, 정종복, 정진섭, 정화원, 주성영, 주호영, 진수희, 진 영, 최경환, 최구식, 한선교, 허태열, 홍문표, 황진하

-민주당(4명)=김종인, 신중식, 이승희, 한화갑

-국민중심당(4명)=김낙성, 신국환, 이인제, 정진석

-무소속(4명)=박성범, 임채정, 정몽준, 최연희

※조사 이후 의원직 상실한 2명 제외, 1명은 실무착오로 누락.



독일·프랑스, 대부업자도 ‘면허제’

외국의 고금리 규제방안

“이자가 허용되는 나라에선 고리 수탈을 방지하려 최고 이율을 일반적으로 정해 놓고 있는데, 주의할 것은 법정 이자율이 시장 이자율보다 약간 높아야지, 훨씬 높아서는 안 된다.”(애덤 스미스, 〈국부론〉)

한국처럼 누구나 대부업을 할 수 있고, 고금리까지 보장한 나라를 찾기는 쉽지 않다. 대부업 정책에서 곧잘 비교대상이 되는 일본은 ‘이식제한법’과 ‘대금업 규제에 관한 법률’ 등으로 고금리를 규제한다. 일본의 법정 최고 금리는 연 20%지만, 대출금액마다 이율에 차이가 있다. 10만엔 미만을 빌리면 연 20%지만, 10만~100만엔은 연 18%, 100만엔 이상은 연 15%다. 법정 최고 이자를 초과하는 이자는 무효다.

유럽의 고금리 규제는 더 엄격하다. 프랑스의 경우, 대부업자는 반드시 면허를 따야 하는 ‘허가제’가 시행중이다. 중앙은행이 분기별로 시장평균 금리를 조사해 발표하면, 정부는 이 금리의 1.33배를 넘는 금리를 폭리로 규정해 단속한다. 독일에선 법적 금리상한이 없지만, 법원이 폭리라고 규정한 금리의 경우 계약을 무효화하고 대부업자를 처벌할 수 있다. 현재 법원 판례는 시장평균금리의 2배를 넘는 이자를 폭리로 규정하고 있다. 또 대부업자는 반드시 면허를 따야 한다.

최혜정, 이재명 기자(한겨레신문)
2006/10/16 10:25 2006/10/16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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