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형건축비 내역 공개가 분양원가 공개 대신할 수 있다?
주거권 :
2006/12/29 02:22
분양원가 공개 등 실질적인 부동산 대책은 외면한 채 국민의 눈과 귀를 속이는 분양가 상한제 도입하려는 정부의 무책임함
국회는 정부의 무책임함에 기대지 말고, 주택법 등 관련법안 속히 통과시켜야
어제(12/27),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부동산문제에 대한 당정협의를 열어 분양원가 공개에 대한 논의를 벌였으나, 정부의 강력한 반대로 분양원가 공개와 검증 실시가 무산되었다. 분양가 상한제에 적용되는 기본형건축비의 내역만을 공개하는데 원칙적으로 합의했을뿐, 분양가 문제를 해결하기위한 실질적 대책인 분양원가 공개와 검증은 또 다시 내년 1월의 고위당정협의로 미루어진 것이다. 열린우리당은 정부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분양원가 공개와 검증을 반드시 관철하겠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여태까지의 논의과정을 지켜볼 때 과연 정부와 합의를 통해 이 문제의 해결을 도모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참여연대는 당정협의 결과가 부동산문제 해결을 바라는 국민의 기대에 실망만을 안겨주고, 아무런 의지와 책임감을 가지고 있지 못한 정부에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다는 것을 보여줬음을 지적하며, 국회가 더 이상 이에 관련된 법안들을 미루지 말고 신속하게 통과시켜 부동산문제 해결에 나서야 함을 강조하고자 한다.
1998년까지 시행되던 분양가상한제에서는 건축비를 표준건축비 수준보다 조금 높은 평당214만원 수준에서 정하는 대신 고급마감재를 선호하는 소비자를 위해서는 상한선을 넘는 건축비가 인정되는 옵션제를 운영했다. 하지만, 현재의 건축비 상한선인 “기본형건축비”(중대형 평당372만원)는 최신ㆍ최고급의 마감재를 모두 사용할 때를 전제로 한 상한선이어서 표준건축비 288만원 보다 평당100만원 정도 높다. 거기다 지하주차장 비용 등 각종 가산비용을 인정해 건축비만 평당 500만원 이상 책정되도록 하고 있다. 건교부는 상한선을 정한 것이라고 하지만, 건설 회사들이 100% 담합하여 건교부가 제시한 상한선가격으로 건축비를 책정하는 현실에서 이는 상한선이 아니라 가이드라인 구실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실제에서는 결코 실현될 수 없는 최신ㆍ최고의 재료를 사용하는 건축비로 산정된 상한선의 이름을 “기본형건축비”라 그럴듯하게 포장하여 마치 이러한 폭리상한가가 표준적인 건축비인양 인상을 주어 언론에서도 이를 표준건축비로 이해하는 등 혼란을 일으키고 있기도 하다. 정부가 분양가상한제를 고집하려면 과거처럼 표준건축비 수준에서 상한선을 정하고 고급마감재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에게는 10여 가지 이상의 다양한 옵션을 제시하여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혀 주어야 한다.
정부는 건축비 공개만 거론하고 택지비 공개는 아예 거론조차 하지 않고 있다. 택지비를 분양시점의 감정평가금액으로 인정하는 분양가상한제는 택지비에 반영된 엄청난 폭리를 그대로 승인하는 것이어서, 건설회사들 입장에서도 굳이 반대할 이유도 없는 것이 된다. 이미 토지가격이 폭등한 상황에서 주변의 폭등한 토지가격에 맞춰 감정평가액으로 산정하는 경우, 논밭ㆍ임야로 사들인 택지가 아파트 대지로 용도 전환하는 서류작업 하나만으로 몇 배로 상승하게 되며, 그 개발사업의 여파로 오른 주변지역의 땅값이 거꾸로 개발사업 택지비에 그대로 반영되어 택지비 자체에 엄청난 개발이익이 내재되게 된다. 따라서 공공택지는 조성원가, 민간택지는 취득가격에 그 지역 정상지가상승율과 금융비용 등을 더한 원가기준으로 택지비가 산정되도록 해야 한다. 이 같은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분양가상한제를 민간까지 확대적용 하는 것만이 아니라 실제 사용된 원가개념으로 건축비와 택지비가 산정되었는지를 공개-검증하는 시스템이 함께 도입되어야 하는 것이다.
분양원가 공개 반대의 근거를 이미 실효성이 다한 민간의 분양가제도개선위원회가 반대한다는 것에서 찾는 정부의 태도도 떳떳하지 못하다. 대통령이 분양원가공개 방침을 밝히고, 이러한 대통령의 정책적의지에 따라 민간으로 구성된 분양가제도개선위원회가 구성되었다. 그러나 관료들은 애초부터 분양원가 공개 등 부동산 문제 대책에 대한 의지 없이 아무런 행정적인 노력을 하지 않고, 위원회마저 대통령의 약속과는 달리 분양원가 공개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대다수인 비정상적인 구성이 이루어졌다. 소수를 차지하며 실질적인 분양원가 공개의 방안과 대책 수립을 위해 참여한 위원들마저도 지금은 정부의 진정성 부재를 지적하며, 위원직을 사퇴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본연의 역할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정부가, 분양가 제도개선위원회의 반대를 이유로 들어 분양원가 공개를 반대하는 것은 매우 무책임한 것으로, 국민의 비난을 피해갈 수 없을 것이다.
여러차례의 당정협의 결과는, 정부가 부동산문제의 해결에 대한 의지와 책임감이 없다는 것만을 확인시켜주었다. 정부가 그간의 무책임함을 반성하고 전향적인 태도를 보여 앞으로 예정된 당정협의에서 분양원가 공개 등 부동산문제 해결을 위한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하기를 촉구한다. 그러나 이미 정부의 무성의한 태도가 확인된 상황에서 지칠 대로 지친 국민이 당정협의만을 바라보고 있을 수는 없다. 국회에는 이미 분양원가 공개와 검증을 위한 주택법 개정안, 서민의 주거안정을 위한 임대주택법 개정안 등이 제출되어 계류되어 있다. 여당을 비롯한 국회는 정부의 태도에 끌려 다니며 부동산문제 해결을 미룰 것이 아니라, 본연의 역할과 권한인 입법권을 최대한 행사하여 관련 법안을 속히 통과시켜야 한다. 정부와 국회 모두, 국민의 눈이 자신들을 깊이 응시하고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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