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책, 정부의 강한 의지와 장기적인 정책 있어야 성공
주거권 :
2007/10/31 18:39
토지임대 · 환매조건정책 실패로 끝낼 건가? 토론회 후기
1가구 1주택 국민운동은 오늘(10월 31일) <토지임대˙환매조건정책 실패로 끝낼 건가?>라는 주제로 토론을 개최했다. 이날 토론에는 각기 국회에 주택법 개정안을 제출한 심상정, 이계안, 홍준표 의원과 각계 전문가들이 모여 최근 토지임대˙환매조건정책을 반영했던 군포부곡지구 시범사업의 실패가 어디서 기인하는 것이며, 앞으로 어떤 주택정책이 필요한지에 대해 논의를 가졌다. 이날 토론은 조명래 환경정의 집행위원장(단국대)의 사회로 진행되었으며 토론자들의 열띤 발언으로 예정된 시간보다 한시간이 지나서야 토론이 끝났다.
발제자인 변창흠 세종대 교수는 반값아파트 문제는 단지 분양 가격이 반이 아니라 주거 복지실현의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토지임대부˙환매조건부를 첫 적용한 시범사업지역인 군포부곡지구의 실패는 정부의 추진의지 부족이 가장 크다고 지적했다. 특히 제도의 의무적인 시행에 대한 강행규정이 없고 분양가격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법적 근거도 마련하지 않은 채 일반분양주택의 공급기준과 원칙을 그대로 적용했다며 정부의 주택정책에 대한 철학 부재를 꼬집었다.
변교수는 현재 부동산 문제 현안에 대한 대안으로 ‘공공자가주택’을 제안했다. 두 제도를 통합하는 것을 골자로 토지임대부 제도를 통해 분양가 인하를, 환매조건부 제도를 통해 개발이익 환수를 하자는 것이다. 그 모델로 싱가포르의 공공주택을 예로 들었다. 싱가포르 주택청(HDB)이 공급하는 주택은 전체가 토지임대부 주택이며 최초분양자 의무 거주 기간 내(5년)에 매각하거나 두 번째 분양받은 주택에 대해서만 환매 의무를 부과한다. 싱가포르는 국민의 88%가 공공주택에 살고 있다.
홍의원은 토지임대부가 반값아파트를 실현시킬 가장 좋은 제도이며 미국의 경우도 엠파이어 빌딩과 9.11테러로 무너진 월드트레이드 센터도 토지임대부 주택임을 강조했다. 환매조건부의 경우 기존 법령의 미비함만 정비하면 지금 당장 시행할 수 있지만 토지임대부의 경우 특별법이 아니고서는 불가능하고 말했다. 특히 군포부곡지역의 경우 법령에 달랑 토지임대부에 대한 규정만 있을 뿐 실제적인 면이 부족했다며 정부의 의지가 처음부터 없었다고 성토했다.
최종훈 한겨레 기자는 이번 군포부곡지구의 실패를 분양가 산정에서 찾았다. 정부는 ‘주공이 적용하는 공공임대주택 이자율보다 낮춰 임대료 부담을 줄였다’고 하지만 땅값 조성 원가를 일반임대주택(조성원가의 85%)이 아닌 일반주택(조성원가의 110%)으로 산정하면서 실질분양가가 인근 아파트수준에서 그리 떨어지지 않았다고 했다. 최기자는 토지임대부주택이 성과를 거두는 핵심은 ‘시장가격보다 낮추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지료를 낮추거나 차등화하는 대안등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책적인 면에서 심의원은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의 토지임대부주택은 분양가격을, 민간을 포함한 사업주체가 정할 수 있다는 것과 분양원가를 배제하고 있다는 것을 들어 거품논란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계안 대통합민주신당 의원은 환매조건부 주택은 공급가격을 택지비와 건축비에 부대비용을 합산한 가격으로 주택평형, 환매 의무기간을 고려해 정한다며 이럴 경우 현재 국민주택 공급 가격과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심의원은 택지비에 도로, 전기 등의 간선설치비용을 제외하면 환매조건부 분양의 경우 3분의 2를, 토지임대부 분양의 경우 현행 분양상한가의 절반 수준으로 낮출 수 있고 후분양제를 전면 도입해 분양가 논란 여지를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심의원은 토지임대부와 환매조건부 주택은 서민주거안정화를 보완해야지 그 중심 정책이 되어서는 안되며 30년 이상 살만한 공공임대 주택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본부장은 서구 유럽의 경우 주거복지형이라고 할 수 있는 공공임대주택이 전체 재고주택의 20~30% 수준이어서 서민들의 경우 굳이 내집마련을 하지 않아도 안정된 주거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현재 정부의 계획대로 2012년까지 100만호 국민임대주택을 건설해도 기존의 것과 합쳐 130만호로 전체재고주택의 10%에 불과하다. 따라서 추가적으로 80만호의 사회주택이 더 건설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 공공택지를 개발할 경우 의무적으로 사회주택비율을 정해서 충분한 사회주택물량을 확보해야 한다고 하였다. 특히 좋은 정책도 정부가 정책을 제대로 실현하겠다는 의지가 있어야 하는 것이라며 정부의 정책의지를 중요하게 꼽았다.
이계안 대통합민주신당 의원은 안정적인 주거환경을 위해서는 “과도한 전매차익을 방지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군포부곡지구에서 실시한 환매조건부 아파트의 경우 시행령 외에 제반사항에 대한 규정이 미비해 환매조건부 아파트의 특징을 살리지 못하면서 전매차익 환수에 실패했음을 지적했다.
이번 군포부곡지구의 환매조건부 아파트 분양 가격(전용면적 84m2은 2억 5050만원인데 반해 인근 아파트의 분양가격은 2억 8천만정도로 그 차이가 약 2,950만원에 불과했다.
오성규 환경정의 사무처장은 “반값아파트가 가격측면만 부각시킨 면이 있다”면서 부동산 제도 전체를 봐야 할 것을 주문했다. 군포부곡지구 실패는 참여정부가 공공성과 시장성 사이에서 보인 어정쩡한 태도가 문제며 이 문제에 대해 ‘책임회피’를 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군포부곡지역에서 시범적으로 시행됐던, 토지임대부와 환매조건부 주택사업의 실패의 가장 큰 원인으로 ‘정부의 의지 부족’으로 꼽았다. 아무리 좋은 제도라 하더라도 세심한 준비 없는 실천은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를 거울삼아 좀 더 세심하고 또한 장기적인 정책에 힘을 기울여 주택가격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닌 주거안정 전반에 초점을 맞추는 정책을 실행하기를 바란 것이 참석자 모두의 의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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