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인권위원회] 한국 검찰 피고인의 정당한 재판을 받을 기회를 박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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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30 16:12
대한민국이 비교적 단기간 내에 급속한 경제 성장을 이룬 사실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경제 발전을 이끈 당시 정부의 부패와 착취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정부는 반대여론을 막기 위해 언론을 통제했을 뿐만 아니라, 대규모 영리 개발업자들의 편의를 위해 거주지로부터 강제 퇴거 당하는 지역사회와 개인을 위한 대화도 마련하지 않았다. 실상, 개발을 위해 착취는 불가피하다는 생각이 보편적이었다. 그 결과, 거짓 포장된 공익과 다수의 권리를 위해서라는 미명 하에 개인의 권리들은 무시되고 심지어 용인되었다.
2009년 1월 20일 오전, 이러한 관행에 대해 투쟁을 벌이는 사람들이 서울 용산 4가의 한 건물 옥상을 점거하고 임시 망루를 지었다. 그 지역은 재개발이 예정되어 있었고 시위자들의 집을 포함한 많은 건물들이 재개발을 위해 철거될 예정이었다. 그들은 임시 거주지와 적절한 보상을 원했다. 하지만 철거업체가 고용한 용역깡패들은 그들을 건물 밖으로 강제적으로 끌어내려고 시도했다. 경찰들도 시위자들을 체포하기 위하여 재빨리 특공대를 파견했는데 이는 ‘시위진압규정’과 부합하지 않는 것이었다. 이 과정에서 망루에 화재가 발생하면서, 그 결과 5명의 남성과 1명의 경찰이 사망하였다.
검찰은 이 사건을 철저히 조사하고 관련자들을 처벌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조사 첫 단계로, 경찰은 화재 당시 현장에 있던 27명의 시위자를 체포하고 소환했다. 경찰 보고서에 의거하여 서울중앙지검 조사부는 체포된 시위대 중에 24명을 기소했다. 반면 서울중앙지검은 사망자들의 유해 부검이 가족들의 합의나 참관 없이 신속하게 처리된 이유를 비롯하여 장소나 화재 발생 원인과 같은 중요한 사실들은 검증하지 않은 채 기소를 했다.
기소 후 피고측 변호인단은 법정에서 국민참여재판(한국의 국민참여재판은 판사에 의한 최종 판결이 내려지는 재판에 배심원을 참여시키는 제도임)을 신청했으나 이는 기각되었다. 검찰은 사건의 조사 보고서를 법원에 제출할 때 3000 페이지에 이르는 3분의 1 상당의 문서를 누락했다. 피고측 변호인단이 이를 판사에게 보고하자 판사는 4월 14일 형사소송법 제266조 제4항에 의거 검찰이 모든 조사기록에 대한 피고측 접근을 허용하도록 명령했다.
4월 16일 검찰은 그러한 접근 허용을 거부한다고 피고측 변호사에게 통보했다. 이에 대응하여 피고측 변호인은 판사에게 형사소송법 제106조에 의거 보고서 압수 영장을 발부할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판사는 검사만이 법정에서 영장을 청구할 수 있다면서 이를 기각하였다. 그러나 판사는 법원의 명령을 이행하지 않는 검찰측에 대해서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결국 피고측 변호인단은 재판부 기피 신청서를 제출했으나 이 조차도 기각되었다. 현재 이 문제는 항소 중에 있다.
검사에 의해 제출되지 않은 조사 보고서에는 경찰관의 진술서 및 작전에 참여한 사람들의 피고인을 옹호하는 주장을 담고 있다. 이와 같은 이유 때문에 검찰측이 피고인측과 이 자료를 공유하기를 거부한 것으로 간주된다. 이는 용의자에게 유·불리함과 상관없이 모든 증거를 제공할 검찰 의무를 위반하는 것이다.
검찰의 메커니즘은 두 가지 주요 기능을 갖는다. ‘법의 지배’ 원칙 유지와 것과 ‘공정한 재판’을 수행하는 것이다. 검찰 자신이 법정 명령을 무시한다면 이는 판사에 대한 도전일 뿐만 아니라 정의 과정 전체에 영향을 미치고 법의 지배 원칙 시스템을 약화시킬 것이다. 국제법의 근원적 원칙인 법 앞에서 평등하고 법에 의해 동등한 대우를 받아야 하는 원칙이 검찰에 의해 부정되고 있다. 공정한 재판은 국제법에서 인식하는 기본적 인권일 뿐만 아니라, 피해자에게 정의를 이행하는 핵심적 요소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피고측 변호인단의 조사 보고서 전체에 대한 접근을 금지하는 것은 공정한 재판을 받을 수 있는 피고인들의 권리를 해칠 뿐만 아니라 정당한 재판의 원칙을 저해하는 것이다.
화재 중에 사망한 사람들의 시신은 여전히 병원에 안치되어 있다. 사건이 발생한지 5개월이 지났지만 유족들이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장례를 치루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 하에 아시아인권위원회(AHRC)는 검찰이 법원 명령을 이행할 것과 피고인이 공정한 재판을 받도록 보장하기 위해 피고측 변호인단이 조사 보고서 전체에 대한 접근을 허용할 것을 촉구한다. 이와 같이 하지 않는다면 법정모독이 될 것이며 사법질서 전체를 흔들리게 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 위 글은 아시아인권위원회(AHRC)에서 용산참사와 관련해 발표한 성명입니다.
* 아시아인권위원회(AHRC)에 대해서 : 아시아 인권 위원회는 1984년 설립되어 홍콩에 본부를 국제시민단체로써, 아시아의 인권에 대한 감시와 모니터링한다.
* 성명 원문은 참여연대 영문 블로그(http://blog.peoplepower21.org/English/20831)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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