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폰으로 둔갑한 사기폰의 진실
소비자권리 :
2002/04/15 11:14
참여연대, "대납폰" 피해자 속출에 따라 통신위원회 조사의뢰
이은주 씨는 3년간 의무적으로 사용하는 대신 공짜폰을 준다는 한 휴대폰대리점의 광고에 솔깃했다. 개통에 필요한 총액 48만원을 본인이 1만원 씩 24개월 부담하고, 나머지 24만원은 대리점이 2만원씩 12개월 간 '대납'해준다는 소위 "대납폰"광고였다. 좋은 기회다 싶어 동생과 나란히 계약하고 매달 2만원씩 낼 요량이었지만, 통장에서 빠져나가는 액수가 4만3660원이었다. 갸우뚱한 이씨는 대리점을 찾았다. 대리점은 단말기 할부제한기간이 24개월에서 18개월로 줄어들었다며 18개월간 돈을 내면 25개월부터 자기네 쪽에서 2만원을 지급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창 기승을 부리고 있는 스팸메일을 통해서도 소비자들의 눈과 귀를 현혹시키는 공짜폰 광고로 인해 이씨와 같은 피해사례가 늘고 있다. 스팸메일로 광고하는 한 인터넷 쇼핑몰의 경우, 일정기간의 사용을 의무화하고 단말기 교체를 신규가입으로 강요하여 가입비를 챙기고 있었다. 위와 같은 대납폰의 단말기보조금 불법지급으로 인해 성인사이트의 가입고객들도 피해를 입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사례들을 적발한 참여연대는 15일 정통부 산하 정보통신위원회(위원장 윤승영)에 조사를 의뢰했다. 이번에 적발된 사이트들(인터넷 쇼핑몰 7곳, 성인사이트 3곳 등)은 고가의 최신형 휴대전화 단말기를 '공짜폰'이나 '무료증정'이라고 광고해 소비자를 끌어들여 '대납폰'이나 '선납폰'이라는 형태로 판매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대납폰'이란 고객이 1년에서 3년 정도 의무가입기간을 유지하면, 그 기간동안 대리점이 단말기 요금을 대신 납부해 주는 것을 말한다. '선납폰'도 단말기 구입 초기에 약간의 요금을 선납하는 것뿐, '대납폰'과 유사한 형태이다. 이 같은 판매방식에는 불법적인 단말기 보조금 지급 외에도 대납 조건으로 무선인터넷, 발신자표시 서비스 가입 및 비싼 요금제 선택 등 금지된 옵션들이 포함되어 있다.
게다가 이러한 '공짜폰' 구입 계약에는 반드시 신규가입 때처럼 '가입비'나 '보증료'를 포함시킨다. 단말기 보조금은 신규 가입자에게만 지급되기 때문에, 기존 가입자를 신규가입자처럼 위장하는 편법을 쓰고 부당한 요금을 물리는 것이다.
참여연대는 온라인 공간에 범람하는 '공짜폰'은 다분히 '사기폰'이 될 위험이 높다며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현재 참여연대에는 △대리점이 문을 닫은 경우 △대납 약속을 불성실하게 이행하는 경우 △단말기 대금이 고스란히 청구되는 경우 등의 '공짜폰' 피해사례가 접수되고 있다. 휴대폰 판매 사이트로부터 피해를 본 사람들이 만든 '안티유텔(http://cafe.daum.net/antiyoutel)'이라는 모임도 만들어졌다.
참여연대는 과징금을 통해 단말기 보조금에 대한 정부의 제재가 이뤄지고 있지만, 각종 편법을 동원한 보조금 지급이 계속되는 만큼, 편법실태 조사와 소비자 피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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