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바티스사앞에서 절망 안고 돌아서는 백혈병 환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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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6/28 14:08
먹을 수 없는 약은 약이 아니다
꿈의 신약으로 불리던 백혈병 치료제 글리벡. 그러나 글리벡은 환자들에게 치료의 희망보다는 살 수 없는 가격의 먹을 수 없는 약으로 절망만을 안겨주고 있다.
"약이 없어서 죽는 것이 아니라 약은 있지만 살 수 없어 죽어가고 있다. 지금의 약값을 노바티스사가 고수한다면 환자들에게 죽으라는 것과 같다"
6월 27일 오전 11시. 백혈병 환자들이 환자복을 입은 채 거리로 나왔다. 그들의 표정은 절실했고, 노바티스사 앞에서 있는 힘을 다해 외치고 문을 두드렸다. 그러나 노바티스사는 공식적으로 직원 하나 내보내지 않았고 환자들과 공대위를 기만하는 태도를 보였다. 오히려 경찰과 사설 경호업체를 동원해 환자들을 막아섰고 결국 환자들은 분노와 절망을 안고 돌아서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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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회견 후 환자들과 공대위가 면담을 위해 15층 노바티스사로 들어가려하자 경찰이 이를 막고 있다. |
노바티스사는 애초에 환자와 보호자, 기자와 면담을 하겠다고 했다.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김정범 대표,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최인순 부회장과 환자들로 대표단까지 구성했으나 태도를 돌변하더니 엘리베이터를 막아서 환자들이 15층 노바티스사까지 계단으로 올라가게 했고, 결국은 16층 사장실 앞에서 오후 2시가 되어서야 사장은 사무실에 없다고 면담 불가를 통보해 왔다. 그 과정에서 흥분한 환자들과 사설 경호원 간에 몸싸움이 있었고, 일부 기물이 파손되기도 했다.
글리벡을 둘러싼 문제는 간단히 약값이다. '글리벡공대위'와 '한국만성백혈병환우회' 회원들이 노바티스사를 찾은 이유도 바로 약값을 인하하라는 것이다.
현재 정부는 지난 2001년 10월 글리벡 100mg 한 알에 17,862원이라는 약값을 결정, 고시한 바 있으나 노바티스사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현재 23,045원이라는 약값을 주장하며 정부가 이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한국에서 판매를 중단하고 철수해버리겠다는 엄포를 놓고 있다. 이 가격은 보험적용이 되더라도 환자들이 약값으로만 한 달에 83만원, 보험적용이 되지 않는 환자들은 500만원이 넘는 부담을 하라는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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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굳게닫힌 노바티스사
노바티스사는 애초에 환자, 기자 등과 면담을 하겠다고 했으나 정작 대표단이 올라가자 문을 굳게 닫아버렸다. |
노바티스사에서 무상공급을 하면서까지 약값을 내리지 않으려는 이유는 한국에서 정해진 약값이 향후 다른 나라의 약값에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서이다. 우리 정부의 수입약품의 가격결정방식도 문제이다. G7 국가의 평균약가를 감안해 약값을 정한다고 하니 환자 처우는 후진국 수준도 못되면서 약값만 천정부지로 비싼 셈이다.
환자들은 현재 무상으로 약이 공급되고 있지만, 이 약이 언제 끊길 지-이미 작년 11월에 약 공급이 중단된 적이 있었다- 모르는 상황에서 불안에 떨고 있다. 골수이식을 받지 못한 환자들에게는 글리벡은 생명과도 같은 약이다. 노바티스는 환자들의 생명을 볼모로 환자와 우리 국민, 정부를 놓고 죽음의 흥정을 하고 있는 것이다.
노바티스사는 글리벡 시판 8개월만에 투자비를 모두 회수했다고 스스로 밝히고 있다. 글리벡 개발과정에서 환자들의 요구로 임상실험을 면제받고 공공기금의 투자와 세제혜택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특허권을 갖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터무니 없이 높은 약값을 강요하고 있다. 공대위와 환우회는 우리 나라 정부가 국민의 건강을 위해서 제조원가 800원에 지나지 않은 글리벡을 지적재산권과 무관하게 제조할 수 있도록 강제실시를 허가하라는 신청을 특허청에 해 놓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가 아직은 묵묵부답이나, 강제실시를 받아들이는 것 이외에도 반드시 해야 할 일은 가격이 어떻게 결정되더라도 보험적용을 선택적으로 하지 말고 백혈병 환자 전체로 확대할 것과 본인부담금을 인하하는 것이다.
백혈병 환자들은 목숨을 내걸고 싸울 수밖에 없다. 글리벡 약값을 인하하라는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그들이 목숨을 잃을 것이 너무나 분명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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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바티스사 앞에서 농성을 하고있는 공대위 회원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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