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업원수 10인 이하의 병의원이 과연 '영세' 소기업인가?



이번 정기국회에 제출된 재정경제부의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은 조세제도의 원칙과 국민감정 모두에 위배되는 의사들에 대한 추가적 세감면 혜택을 주요 내용으로 담고 있음이 최근 한 인터넷 신문(www.donsesang.com, 2000년 10월19일 字)을 통해 밝혀졌다.

기존 조세특례ㅁ제한법 제7조("중소제조업 등에 대한 특별세액감면")에서는 제조업, 부가통신업, 연구및개발업 등 7개 업종 중소기업에 대해서만 법인세 및 소득세의 20% 감면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번 재정경제부의 개정안에 따르면 기존 7개 업종 중소기업이 아닌 영세 '소기업'에 대한 10% 세액감면제도로 전환하게 되며 여기에 의료업 등이 추가되게 된 것이다. 이로써 종업원수 10인 이하의 병의원이 일괄적으로 10%의 소득세 감면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또한, 기존 조세특례제한법 제10조("기술 및 인력개발비에 대한 세액공제")에서는 대상범위를 제조업·광업 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사업을 영위하는 내국인이라고 되어 있어 의료업이 포함되어 있지 않았으나 이번 개정안을 통해 내국인(대통령령이 정하는 부동산업 및 소비성서비스업을 영위하는 내국인을 제외한다)이면 모두 세액공제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됨으로써 종업원수 200인 이하, 의원수 50인 이하인 중소병원이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재정경제부는 이러한 개정이유를 업종간 세감면 혜택의 형평성을 제고하고, 특히 7조의 경우 감면율을 낮춤으로써 조세감면을 줄여 나가겠다는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설명은 국민적 공감을 얻기에 불충분할 수 밖에 없다.

우선 원칙의 차원에 있어서 특정 분야에 대한 세감면 혜택은 말그대로 '특례조항'으로써 지극히 예외적으로 이루어져야 마땅하다. 그러나 이번 개정안에서는 오히려 감면혜택의 범위 자체를 확대함으로써 '특례'로써의 의미를 상실하게 된 것이고, 조세특례에 대한 축소라는 커다란 원칙에 오히려 위배되는 내용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둘째, 이러한 원칙적 차원만이 아니라 이번 개정안은 국민감정과도 상충되는 것이다. 최근 1년여 동안 의료보험 수가 및 의료보험료의 인상으로 국민의 경제적 부담은 큰 폭으로 확대되었다. 더욱이 내년도에 다시 직장인 의료보험료가 25% 정도 인상될 것으로 보도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의사들에게 추가적으로 세감면혜택을 주기로 한 것은 국민적 공감을 확보할 수 없는 내용이라 생각된다.

흔히 의사와 변호사, 공인회계사 등은 대표적 고소득 전문직 자영업자로 일컬어진다. 그러나 이번 개정안을 통해 추가적 세감면혜택을 얻게 되는 집단은 오직 의사들 밖에 없다. 만약 다른 고소득 전문직 자영업자들도 형평성의 문제를 제기하며 같은 혜택을 요구한다면 정부는 이를 받아들일 것인가? 그리고, 고소득 자영업자들에 대한 철저한 소득파악과 이에 근거한 형평과세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못함으로써 직장인과 서민층의 부담이 가중된다는 사회적 비판은 여전히 유효하다. 이런 시점에서 아무런 국민적 동의과정이나 설명과정없이 의사들의 세감면혜택이 은근슬쩍 이루어지게 된 것을 어떤 국민들이 쉽게 납득할 수 있겠는가?

따라서 정부는 이번 개정안이 의약분업 협상과정에서 이루어진 '의사 달래기'정책이아닌가라는 국민적 의혹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고 오히려 고소득 자영업자 소득파악을 위한 보다 근본적이고 확실한 대책마련에 우선해야 할 것이다. 또한 국회는 정기국회에 제출된 재정경제부의 개정안을 면밀히 검토하여 이러한 국민적 의혹과 불만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심사하여야만 할 것이다.
납세자운동본부
2000/10/23 00:00 2000/10/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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