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정치자금에만 경정청구권 주는 것은 정치인에 대한 특혜



참여연대는 20일 국회 재경위 의원들에게 보낸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에 대한 의견서’를 통해 조특법 개정안 중 제76조 4항의 경정청구권은 사실상 불법정치자금에 대한 과세를 불가능하게 하며 정치인에 대한 특혜이므로 이를 삭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세청은 그간 참여연대가 수차례에 걸쳐 불법정치자금과 관련하여 탈세혐의자에 대해 탈세제보를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인 조사 및 과세를 하지 않아 일반납제자와의 조세형평을 위배하고 국세행정의 책임관청으로서 직무를 유기해왔다. 국세청은 참여연대가 제보를 통해 과세권 발동을 촉구한 사례들에 대해, 불법적인 정치자금은 증여의사를 확인할 수 없어 세법상 증여로 보기에는 무리이며, 이를 뇌물수수나 횡령에 의한 불법소득으로 볼 경우에도 과세의 필요성은 인정되나 현행 열거주의 소득세법 아래서는 과세하기 곤란하다는 입장을 반복해 왔다.

이처럼 국세청이 실정법을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하여 불법정치자금에 대한 과세를 미루고 있는데 대해 참여연대는, 뇌물을 받은 경우에도 세무서가 소득세를 부과한 것을 정당하다고 인정한 대법원 판례를 찾아냄으로써 현행법상 불법정치자금에 대해 소득세를 부과할 수 없다는 재경부와 국세청의 주장이 허위임을 증명하였다. 마침내 정부는 '법을 개정해서 과세를 하겠다'며 불법정치자금의 과세근거를 명시하는 조세특례제한법(이하 조특법)개정안을 내놓았으나, 불법정치자금을 기부받은 자가 몰수 또는 추징을 당한 경우 일정기간 내 경정청구를 가능하게 하는 조항(제 76조 제 4항)을 아울러 신설함으로써 사실상 과세가 불가능하게 하였다.

위에서 언급한 판결은 배임수재죄로 처벌받고 몰수, 추징이 확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과세당국이 과세한데 대해 당사자가 과세처분의 부당을 다투자 몰수, 추징과 별개로 과세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따라서 불법정치자금이 몰수, 추징된 경우 경정청구권을 인정하는 조특법 개정안은 이제까지 국세청의 과세 원칙 및 위 대법원 판례와 정면으로 배치된다. 또한, 이제껏 몰수, 추징에도 불구하고 과세되어 온 배임수재와 달리 불법정치자금에만 경정청구권을 인정하는 것은 형평에도 어긋난다는 점에서 법체계상 적절하지 않다.

또 조특법 개정안에 대한 찬성론자들의 논리는 몰수, 추징으로 과세물건 자체가 소멸되어 과세할 수 없다는 것을 핵심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논리는 몰수, 추징은 세법상 비용으로 인정될 수 없어 과세할 소득이 잔존하게 되어 담세력에 근거한 과세원칙이 유지될 수 있다는 점에서 잘못된 것이다.

외국의 경우에도 몰수, 추징에 경정청구권을 부여하고 있지 않다. 미국의 경우 세법인 Internal Revenue Code Sec. 61(a)에서 모든 종류의 수입을 과세대상으로 하는 등 불법소득에 대한 과세를 엄격히 하고 있으며 불법적인 거래에 몰수, 추징에 따른 비용공제나 경정청구는 고려대상이 아니다. 일본 소득세법에서도 몰수, 추징을 특별히 경정청구 대상으로 정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참여연대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에 대한 의견서’를 통해 불법정치자금의 몰수, 추징시 경정청구권을 부여함으로써 사실상 과세를 불가능하게 하는 조특법 개정안 제 76조 제 4항을 삭제할 것을 요구하고, 아울러 소득세제를 포괄주의로 개편하는 근본적 대책을 촉구했다.

※ 경정청구권이란 과세표준신고서를 신고기한 내에 제출하거나 국세의 과세표준 및 세액을 결정받은 후 세법상 과세표준과 세액과 다른다는 이유 또는 일정한 사유를 이유로 잘못을 시정할 수 있게 하는 권리를 말한다.(국세기본법 제 45조의 2)

조세개혁센터


2004/10/20 14:16 2004/10/20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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