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프리즘> 보유세 현실화 일정 제시하고 종부세 논란 최소화하라
세제-세정개혁/부동산보유세 개편 :
2004/11/22 12:18
참여정부의 보유세 개편 안이 마침내 발표되었다. 골격을 추려보면 지방세로 되어있는 기존의 재산세와 종합토지세를 지방세인 재산세와 국세인 종합부동산세로 나누어 과세하고, 주택의 경우 그 과세표준을 과세시가표준액 등 대신에 기준시가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종합부동산세를 징벌적과세로 논리를 편 반대론자들의 주장이 상당한 설득력을 얻으면서 정부의 개편 안은 순탄치 않은 과정을 겪을 전망이다. 기준시가 9억 원이 넘는 1주택 소유자가 많은 땅을 가져 부동산이 54억 원에 이르는 땅부자도 내지 않은 종합부동산세(줄여서 ‘종부세’라고 부르기도 함)를 내야 하느냐 하는 기초적인 질문에도 정확한 답변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종부세를 징벌적 과세로 보는 한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없어 보인다. 정부가 허점을 보이자 정부안을 위헌으로 규정짓고 국회를 통과하자마자 위헌소송으로 결과를 뒤집겠다는 결의에 찬 목소리가 사방에서 들려온다.
결국 이번 보유세 개편 안은 그간 보유세가 가지고 있던 엉터리 규정들을 몰아내고 주택간 과세 형평의 달성과 보유세 현실화라는 긍정적인 면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보유세 인상이 마치 종부세 도입으로 야기된 것처럼 착각을 느끼게끔 분위기가 흘러가고 있다. 종부세가 여론의 역풍을 맞자마자 이처럼 흔들리는 것은 자치이념과 조세이론이 맞지 않는 점이 있기 때문이다. 그간 수차례 공청회를 거치면서 심사숙고한 의견을 제기하였으나 정부가 한번이라도 필자의 의견에 귀를 기울였는지 의심스럽다.
주택간 조세형평을 맞추었다는 점에서 큰 의의
정부의 보유세 개편 안을 좀 더 냉정히 살펴보면 세 가지 큰 줄기를 찾아 볼 수 있다. 첫 번째 줄기는 주택 간의 조세 형평을 맞추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주택간 조세 형평은 국민이 이룩한 조세개혁이지 정부가 한 일은 아니다. 그 간 정부는 십여 차례가 넘는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면서도 참여연대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시가기준 과세를 실시하겠다는 발표를 한 적이 없다. 그러나 10.29대책 이후 3번의 재산세 파동(면적기준에서 시가를 반영하는 기준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행자부안의 집단거부와 수용, 강남구의 반발과 독단적인 삭감결의 그리고 강남권에 반발한 다른 자치단체의 삭감결의)을 겪으면서 국민의 저항을 잠재울 수 있는 방법은 시가기준 과세이외에는 다른 방도가 없음을 겨우 깨닫게 되었던 것이다. 그것도 마지막 재산세 파동에서 많은 주민들이 스스로 재산세 취소소송을 천명하고 나서자 비로소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인식하게 되었다. 조세문제에서 보기 드문 일련의 파동사태는 엉터리 조세부과가 조세저항의 직접적인 도화선이 되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참여연대가 지난 9월에 실시한 ‘따져보자 재산세’ 캠페인에서 시세가 비슷하게 5억 원 정도 호가하는 서초구 반포동의 모 아파트와 용인시 상현동의 모 아파트의 재산세 격차는 무려 13배나 차이가 났다.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을 정도의 불공평한 수준으로 세금이 부과되고 있었던 것이다.
정부의 보유세 개편 안은 시가를 과세표준으로 사용하기로 하였으므로 주택 간의 조세 형평은 달성 가능하다. 그러나 보다 엄밀하게 말하자면 세부담 상한제로 인해 주택간 조세 형평이 달성되었다고 말하기 어렵다. 세부담 상한제란 개인별로 보유세가 50% 이상 늘어날 경우 50%만 적용하는 것인데, 상대적으로 많은 보유세를 부담하였던 납세자는 앞으로 수년간 계속 보유세를 많이 내고 상대적으로 낮게 보유세를 내고 있었던 납세자는 계속하여 적게 내게 된다. 또 다시 이 불평등을 국민들에게 감수하라고 강요할 수는 없다. 뿐만 아니라 주택간 조세부담의 불공평은 위헌소송으로 번지고 있어 이번에 개선하지 않으면 안 된다. 결론적으로 주택 간의 공평한 세부담을 담보하기 위하여 세부담 상한제를 도입해서는 안 된다. 대신 세율을 개편안보다 조금 낮추어 모든 납세자에게 공평하게 적용하고 이후 수년간에 걸쳐 정상화 할 필요가 있다. 기술적으로는 부칙에 규정을 두어 처리해야 할 사항이다.
보유세 현실화는 첫 발을 내디디려 하고 있으나 미진한 편
두 번째 줄기는 참여정부가 인수위 시절 12대 국정과제의 하나로 채택하였으며 그 후 100대 과제로 선정한 보유세 현실화의 첫발을 내디뎠다는 점이다. 부동산의 편중 소유와 주기적인 가격 상승으로 빈부격차가 확대되므로 보유과세 기능을 현실화하여 주택가격의 안정과 한정된 부동산의 효율적인 이용을 촉진한다는 것이 이 정책의 목표였다. 이를 위하여 적용율이나 과세시가표준액을 사용하여 과세표준을 낮추어 주던 관행(2002년 당시 토지는 33.3% 그리고 건물은 27.1% 정도 현실화되어 있었다)을 지양하고 매년 보유세 과표를 3%씩 현실화하여 임기 중 15%를 제고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보유세 현실화 정책의 달성여부는 전체 보유세가 현실적으로 얼마나 증가하였는지와 개인의 보유세부담이 얼마나 현실화되었는지의 2가지 측면에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우선 보유세 전체로 보면 과세표준을 50%로 현실화하고 종전의 세율을 적용하면 종토세는 2002년의 2.5배인 3조 5천억원 그리고 재산세는 2배인 1조 6천억원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되었다(2004년 7월 조세연구원주최 ‘부동산 보유세제 개편방안’ 참조). (이 경우 공동시설세와 도시계획세가 2조 8천억 원정도 예상되므로 전체 보유세는 7조 9천억원 정도가 된다) 이번 발표를 종합하여 보면 2005년 보유세는 10% 늘어나 약 3조 2천억원 정도 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렇다면 당초 목표치보다 1조 9천억원 정도가 부족한 실정이다. 인상되는 보유세는 개인별 보유세가 50% 이상 늘어날 경우 50%만 적용하는 세부담 상한제를 적용하고 있으므로 세부담 상한제에 해당되는 납세자로 인하여 2006년 이후에도 보유세가 더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그 금액이 1조 9천억 원까지 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보유세를 참여정부 임기 내에 조금 더 올려야 한다.
그 방법을 논하기 전에 우선 개인별 부담액은 적정한지 한번 검토해 보자. 행자부의 자료에 따르면 서울 도봉구 또는 경기도 용인시에 있는 대형 아파트들은 2003년도에 보유세를 기준시가대비 0.35% 내지 0.5%를 부담하여 온 것으로 파악된다. 그런데 이번 정부의 개편안에 따르면 가장 많은 아파트가 분포하고 있는 기준시가 2억에서 9억원 대의 아파트가 최고세율 0.25%를 적용받아 평균적으로 기준시가대비 0,2%의 보유세를 내게 된다. 그리고 초미의 관심인 기준시가 9억원의 아파트도 기준시가대비 실제세율은 0.22%에 지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종합부동산세를 내야 하는 기준시가 9억원 이상 20억원 이하의 아파트도 기준시가 대비 평균 세율이 0.33%에 지나지 않는다. 기대보다 훨씬 적은 수준이다. 결론적으로 보유세 현실화의 정책과제는 흡족하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보유세 현실화를 위한 고려가 좀 더 이번 개편안에 반영되어야 한다.
보유세 현실화가 미진한 것은 주택의 세율체계에 있어 2억원대에서 9억원대의 과표구간이 너무 폭이 넓다는 것이다. 이 구간을 둘로 나누어 상위구간에는 세율이 0.7%(기준시가대비 0.35%)가 적용되도록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보유세부담이 아직 미진하므로 수년에 걸쳐 세율(아니면 기준시가대비 50%를 과표로 사용하였으나 그 비율)을 일정하게 높여야 한다. 지금 지적한 보유세 추가 현실화 방안은 참여정부 임기 내에 이루어지면 되므로 당장 실행하기 보다는 부칙 등을 활용하여 현실화 일정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보유세 현실화 일정과 더불어 거래세 인하에 대한 방안도 제시해야
보유세의 현실화와 관련하여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거래세의 인하이다. 이번 보유세 개편안에서 거래세인 등록세율을 현행 3%에서 2%로 내린다고 발표되었으나, 등록세율의 인하는 거래세의 기준이 되는 과세표준이 과세시가표준액에서 국세청 기준시가로 현실화되기 때문에 거래세가 추가로 증가하지 않도록 하는 조치일 뿐 보유세 현실화에 따른 거래세의 인하는 아니다. 때문에 전체 거래세 증가는 어느 정도 불가피해 보인다. 정부는 세 부담이 급격히 늘어나지 않도록 상한제를 도입하고 시・도의 감면 조례로 추가 인하를 허용할 방침이라고 하지만 미온적인 조치임에 틀림없다. 그렇다면 보유세 현실화 정책과 연관하여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전체 보유세(공동시설세 등 포함)가 2002년 3조 4천억원에서 향후 7조 9천억원으로 늘어난다면 거래세는 2002년 12조 7천억에서 향후 8조 2천억원으로 내릴 수 있다. 이 금액은 거래세 세율로 대략 1.5%(지방교육세 포함 시 1.8%)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따라서 거래세 과표현실화로 내리는 등록세 1%(지방교육세 포함 1.2%)에 추가하여 취득세 0.5%와 등록세 0.5%(지방교육세 포함시 0.6%)를 더 내려야 한다. 물론 이는 앞서 지적한 보유세 현실화 일정과 맞물려 진행되어야 한다. 그럴 경우 거래세는 등록세 1.5%, 취득세 1.5% 합계 3%(지방교육세 포함시 3.3%)가 되며 종전의 5%(지방교육세 포함시 5.6%)에 비하여 현저히 떨어져 비로소 거래세 인하로 인한 혜택을 국민들이 보게 될 것이다.
종합부동산세와 세부담 증가와는 관계가 없어
마지막 줄기는 종합부동산세이다. 종합부동산세는 발표되자마자 징벌적 조세로 부각되어 꼬여가고 있는 느낌이다. 이미 설명한대로 개인들의 세부담 증가는 주택 간의 세부담 형평과 보유세 현실화 정책으로 나타난 것이지 종합부동산세의 도입으로 인한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합부동산세만 도마 위에 오르는 것은 정부의 보유세 개편안이 지방정부를 위한 재산세와 중앙정부를 위한 종합부동산세로 2분하여 상위 세율에 종합부동산세를 위치하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세율 구조로 보면 보유세의 인상은 종합부동산세 때문이라고 하여도 반박할 말이 부족하다. 나아가 이중과세라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위헌 소송까지 거론되고 있다. 이런 주장들은 다주택자와 다양한 부동산 보유자가 보유세제 면에서 더 유리하므로 보유세 개편안이 형평성을 상실했다는 근거들이 제시되면서 더욱 더 그럴 듯 해 보인다.
따라서 종합부동산세의 무리한 진행은 보유세제의 개편에 오히려 역효과
종합부동산세의 논란은 기본적으로 보유세의 특징인 합산누진과세제도에 이질적인 종합부동산세가 끼어들면서 발생한 것이다. 종합부동산세를 추가하여 세율구조를 2분화하는 것은 논란만 부르고 이중과세로 느껴질 뿐 실익이 많지 않다. 그리고 징벌적 과세가 아니라는 것을 정부가 증명해야 하니 이 또한 부담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세율구조를 2분화할 것이 아니라 알기 쉽게 단일 합산누진과세 체계로 다시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이 세율체계를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가 공동으로 사용하도록 해야 한다. 즉 단일 합산누진세율체계를 활용하여 합산 전 과세는 지방세로, 합산으로 증가되는 과세는 종합부동산세로 하자는 것이다. 두 번째로, 종합부동산세가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충당을 넘어서는 국가적인 기능, 예를 들면 거래세 인하, 을 수행하여야 한다면 어느 과세객체가 적당한가하는 것을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다. 필자의 주장은 토지가 가장 적당하다는 것이다. 토지는 어느 나라 등 헌법에 명시하지 않더라도(명시한 헌법도 종종 찾아 볼 수 있다) 소유여부에 불문하고 국민전체를 위하여 사용되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간의 노력이 들어간 건축물의 경우 소유권과 사유재산권을 무시하고 공 개념을 밀어 붙이는 것은 무리일 수 있다. 따라서 토지에 대한 세금 위주로 종합부동산세를 구성하여야 한다. 급격한 세제개편보다 좀더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하자면 법인이 납부하는 토지관련 보유세(과거 종토세의 2분의 1은 법인이 납부하였다)는 종부세로 할 필요가 있다. 나아가 여러 필지의 토지 또는 여러 채의 주택을 소유한 경우 자치단체는 자기 지역에 소재한 것만 과세하고, 합산누진과세의 원칙을 적용하여 보다 높은 세율(동일 세율체계를 사용하여도 과표 증가로 높은 세율을 적용받게 됨)을 적용받는 것은 이를 종합부동산세로 할 필요가 있다. 주택의 합산과세는 정부 개편 안에는 일부만 반영되어 있으나 합산누진과세를 기본으로 채택하여야 하며 토지는 종류별로 합산누진과세를 기본으로 하는 것이 이미 정부안에 채택되어 있다. 이 합산과세의 기능으로도 충분히 투기적 수요를 감당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후 필요에 따라 토지에 대하여 종합부동산세로의 과세범위를 확대하여도 무방하다.
합산을 한다면 개인별 합산이 옳은지 아니면 세대별 합산이 좋은 지에 대한 논란이 있을 수 있다. 정부는 금융소득의 부부합산 종합과세가 위헌판정을 받은 경험이 있으므로 보유세에 대하여는 개인별 합산누진과세를 주장하고 있다. 틀린 이야기는 아니다. 그러나 양도소득세를 보면 1세대 3주택자는 고율의 세율을 적용받는 등 차별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투기 대책에 있어 세대별로 기준을 세워 불이익을 주는 것은 허용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합산의 기준은 개인별 합산누진과세를 기본으로 하되 투기대책으로 세대별 합산이 추가적으로 가능하도록 설계되어야 할 것이다. 개인별 합산누진제도의 채택으로 증여 등으로 세금을 줄여가는 부작용이 생겨도 어느 수준까지는 어쩔 수가 없다. 다만 이 수준을 초과하면 투기 대책으로 불이익을 받도록 해야 한다.
합산에서 발생하는 또 하나의 문제는 토지 중 나대지와 주택을 나누어 소유할 경우 세부담이 훨씬 줄어든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주택을 사서 건물을 철거하고 나대지 상태로 보유하면 훨씬 유리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나대지는 언제라도 주택이 될 수 있으므로 법 형평의 논리상 수용되기 어려운 것이다. 현행 종합토지세도 주택용 건물의 부속토지와 나대지를 합산하여 종합과세대상으로 삼고 있었는데, 이러한 지방세법의 취지는 그냥 살려 두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나대지와 주택을 합산하여 동일금액의 나대지와 주택이 내는 세금에 비례하여 보유세를 내도록 할 필요가 있다.
종합부동산세는 토지와 투기대책에 국한하고 지방세로 하여 거래세를 인하할 수 있도록 하여야
종합부동산세를 부과한다면 국세로 하여야 하느냐 아니면 지방세로 하여야 하는 것도 큰 논란거리 중의 하나이다. 정부는 종합부동산세로 6,000억 내지 7,000억원을 거두어 재정이 열악한 자치단체에 나누어 줄 전망이라고 한다. 그러나 보유세제의 개편은 보유세를 현실화하고 대신 거래세를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한 것이지 재정자립도가 열악한 자치단체에 배분할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자치단체의 재정자립문제는 보유세 현실화 정책이 아닌 보다 근본적인 부분에서 해결점을 찾아야 한다. 그렇다면 지금의 보유세제 개편은 당초 목표로 하였던 대로 보유세를 현실화하는 대신 거래세를 낮추는 데에 집중하여야 한다. 거래세를 낮추려면 세원 보전책이 필요한 것은 당연한 이치이므로 종합부동산세는 광역자치단체의 공동세가 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방안이 될 것이다.
보유세 개편의 허점은 주로 주택과 비교하여 종합부동산세에 형평이 결여되어 있다는 점에 집중되어 있다. 이상의 개선안은 이러한 불평등을 개선하여 불필요한 논쟁을 미연에 방지 할 것이다. 이외에도 종합부동산세의 과세방식에 있어서도 이중과세의 느낌이 들지 않도록 단일고지서 방식을 채택하여야 한다. 단독주택과 공동주택과의 형평은 건교부가 발표한 ‘주택가격공시제도’ 등의 조치로 불균형을 충분히 완화해 갈 수 있으므로 큰 문제점으로 지적될 수 없다.
정부는 보유세 개편안에 대한 후속 조치로 1세대 3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방침의 완화 등 서둘러서 보완책을 내 놓으려 하는 인상이 짙어지고 있다. 보유세 개편은 나라의 100년 대계를 짜는 일이다. 미봉책에 다시 미봉책을 덧붙여 칠하면 누더기라 부른다. 보유세 개편은 누더기가 되어서는 안 된다. 미진하거나 고쳐야 할 점이 있으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여 고쳐나가야 한다.
결국 이번 보유세 개편 안은 그간 보유세가 가지고 있던 엉터리 규정들을 몰아내고 주택간 과세 형평의 달성과 보유세 현실화라는 긍정적인 면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보유세 인상이 마치 종부세 도입으로 야기된 것처럼 착각을 느끼게끔 분위기가 흘러가고 있다. 종부세가 여론의 역풍을 맞자마자 이처럼 흔들리는 것은 자치이념과 조세이론이 맞지 않는 점이 있기 때문이다. 그간 수차례 공청회를 거치면서 심사숙고한 의견을 제기하였으나 정부가 한번이라도 필자의 의견에 귀를 기울였는지 의심스럽다.
주택간 조세형평을 맞추었다는 점에서 큰 의의
정부의 보유세 개편 안을 좀 더 냉정히 살펴보면 세 가지 큰 줄기를 찾아 볼 수 있다. 첫 번째 줄기는 주택 간의 조세 형평을 맞추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주택간 조세 형평은 국민이 이룩한 조세개혁이지 정부가 한 일은 아니다. 그 간 정부는 십여 차례가 넘는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면서도 참여연대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시가기준 과세를 실시하겠다는 발표를 한 적이 없다. 그러나 10.29대책 이후 3번의 재산세 파동(면적기준에서 시가를 반영하는 기준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행자부안의 집단거부와 수용, 강남구의 반발과 독단적인 삭감결의 그리고 강남권에 반발한 다른 자치단체의 삭감결의)을 겪으면서 국민의 저항을 잠재울 수 있는 방법은 시가기준 과세이외에는 다른 방도가 없음을 겨우 깨닫게 되었던 것이다. 그것도 마지막 재산세 파동에서 많은 주민들이 스스로 재산세 취소소송을 천명하고 나서자 비로소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인식하게 되었다. 조세문제에서 보기 드문 일련의 파동사태는 엉터리 조세부과가 조세저항의 직접적인 도화선이 되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참여연대가 지난 9월에 실시한 ‘따져보자 재산세’ 캠페인에서 시세가 비슷하게 5억 원 정도 호가하는 서초구 반포동의 모 아파트와 용인시 상현동의 모 아파트의 재산세 격차는 무려 13배나 차이가 났다.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을 정도의 불공평한 수준으로 세금이 부과되고 있었던 것이다.
정부의 보유세 개편 안은 시가를 과세표준으로 사용하기로 하였으므로 주택 간의 조세 형평은 달성 가능하다. 그러나 보다 엄밀하게 말하자면 세부담 상한제로 인해 주택간 조세 형평이 달성되었다고 말하기 어렵다. 세부담 상한제란 개인별로 보유세가 50% 이상 늘어날 경우 50%만 적용하는 것인데, 상대적으로 많은 보유세를 부담하였던 납세자는 앞으로 수년간 계속 보유세를 많이 내고 상대적으로 낮게 보유세를 내고 있었던 납세자는 계속하여 적게 내게 된다. 또 다시 이 불평등을 국민들에게 감수하라고 강요할 수는 없다. 뿐만 아니라 주택간 조세부담의 불공평은 위헌소송으로 번지고 있어 이번에 개선하지 않으면 안 된다. 결론적으로 주택 간의 공평한 세부담을 담보하기 위하여 세부담 상한제를 도입해서는 안 된다. 대신 세율을 개편안보다 조금 낮추어 모든 납세자에게 공평하게 적용하고 이후 수년간에 걸쳐 정상화 할 필요가 있다. 기술적으로는 부칙에 규정을 두어 처리해야 할 사항이다.
보유세 현실화는 첫 발을 내디디려 하고 있으나 미진한 편
두 번째 줄기는 참여정부가 인수위 시절 12대 국정과제의 하나로 채택하였으며 그 후 100대 과제로 선정한 보유세 현실화의 첫발을 내디뎠다는 점이다. 부동산의 편중 소유와 주기적인 가격 상승으로 빈부격차가 확대되므로 보유과세 기능을 현실화하여 주택가격의 안정과 한정된 부동산의 효율적인 이용을 촉진한다는 것이 이 정책의 목표였다. 이를 위하여 적용율이나 과세시가표준액을 사용하여 과세표준을 낮추어 주던 관행(2002년 당시 토지는 33.3% 그리고 건물은 27.1% 정도 현실화되어 있었다)을 지양하고 매년 보유세 과표를 3%씩 현실화하여 임기 중 15%를 제고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보유세 현실화 정책의 달성여부는 전체 보유세가 현실적으로 얼마나 증가하였는지와 개인의 보유세부담이 얼마나 현실화되었는지의 2가지 측면에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우선 보유세 전체로 보면 과세표준을 50%로 현실화하고 종전의 세율을 적용하면 종토세는 2002년의 2.5배인 3조 5천억원 그리고 재산세는 2배인 1조 6천억원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되었다(2004년 7월 조세연구원주최 ‘부동산 보유세제 개편방안’ 참조). (이 경우 공동시설세와 도시계획세가 2조 8천억 원정도 예상되므로 전체 보유세는 7조 9천억원 정도가 된다) 이번 발표를 종합하여 보면 2005년 보유세는 10% 늘어나 약 3조 2천억원 정도 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렇다면 당초 목표치보다 1조 9천억원 정도가 부족한 실정이다. 인상되는 보유세는 개인별 보유세가 50% 이상 늘어날 경우 50%만 적용하는 세부담 상한제를 적용하고 있으므로 세부담 상한제에 해당되는 납세자로 인하여 2006년 이후에도 보유세가 더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그 금액이 1조 9천억 원까지 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보유세를 참여정부 임기 내에 조금 더 올려야 한다.
그 방법을 논하기 전에 우선 개인별 부담액은 적정한지 한번 검토해 보자. 행자부의 자료에 따르면 서울 도봉구 또는 경기도 용인시에 있는 대형 아파트들은 2003년도에 보유세를 기준시가대비 0.35% 내지 0.5%를 부담하여 온 것으로 파악된다. 그런데 이번 정부의 개편안에 따르면 가장 많은 아파트가 분포하고 있는 기준시가 2억에서 9억원 대의 아파트가 최고세율 0.25%를 적용받아 평균적으로 기준시가대비 0,2%의 보유세를 내게 된다. 그리고 초미의 관심인 기준시가 9억원의 아파트도 기준시가대비 실제세율은 0.22%에 지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종합부동산세를 내야 하는 기준시가 9억원 이상 20억원 이하의 아파트도 기준시가 대비 평균 세율이 0.33%에 지나지 않는다. 기대보다 훨씬 적은 수준이다. 결론적으로 보유세 현실화의 정책과제는 흡족하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보유세 현실화를 위한 고려가 좀 더 이번 개편안에 반영되어야 한다.
보유세 현실화가 미진한 것은 주택의 세율체계에 있어 2억원대에서 9억원대의 과표구간이 너무 폭이 넓다는 것이다. 이 구간을 둘로 나누어 상위구간에는 세율이 0.7%(기준시가대비 0.35%)가 적용되도록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보유세부담이 아직 미진하므로 수년에 걸쳐 세율(아니면 기준시가대비 50%를 과표로 사용하였으나 그 비율)을 일정하게 높여야 한다. 지금 지적한 보유세 추가 현실화 방안은 참여정부 임기 내에 이루어지면 되므로 당장 실행하기 보다는 부칙 등을 활용하여 현실화 일정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보유세 현실화 일정과 더불어 거래세 인하에 대한 방안도 제시해야
보유세의 현실화와 관련하여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거래세의 인하이다. 이번 보유세 개편안에서 거래세인 등록세율을 현행 3%에서 2%로 내린다고 발표되었으나, 등록세율의 인하는 거래세의 기준이 되는 과세표준이 과세시가표준액에서 국세청 기준시가로 현실화되기 때문에 거래세가 추가로 증가하지 않도록 하는 조치일 뿐 보유세 현실화에 따른 거래세의 인하는 아니다. 때문에 전체 거래세 증가는 어느 정도 불가피해 보인다. 정부는 세 부담이 급격히 늘어나지 않도록 상한제를 도입하고 시・도의 감면 조례로 추가 인하를 허용할 방침이라고 하지만 미온적인 조치임에 틀림없다. 그렇다면 보유세 현실화 정책과 연관하여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전체 보유세(공동시설세 등 포함)가 2002년 3조 4천억원에서 향후 7조 9천억원으로 늘어난다면 거래세는 2002년 12조 7천억에서 향후 8조 2천억원으로 내릴 수 있다. 이 금액은 거래세 세율로 대략 1.5%(지방교육세 포함 시 1.8%)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따라서 거래세 과표현실화로 내리는 등록세 1%(지방교육세 포함 1.2%)에 추가하여 취득세 0.5%와 등록세 0.5%(지방교육세 포함시 0.6%)를 더 내려야 한다. 물론 이는 앞서 지적한 보유세 현실화 일정과 맞물려 진행되어야 한다. 그럴 경우 거래세는 등록세 1.5%, 취득세 1.5% 합계 3%(지방교육세 포함시 3.3%)가 되며 종전의 5%(지방교육세 포함시 5.6%)에 비하여 현저히 떨어져 비로소 거래세 인하로 인한 혜택을 국민들이 보게 될 것이다.
종합부동산세와 세부담 증가와는 관계가 없어
마지막 줄기는 종합부동산세이다. 종합부동산세는 발표되자마자 징벌적 조세로 부각되어 꼬여가고 있는 느낌이다. 이미 설명한대로 개인들의 세부담 증가는 주택 간의 세부담 형평과 보유세 현실화 정책으로 나타난 것이지 종합부동산세의 도입으로 인한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합부동산세만 도마 위에 오르는 것은 정부의 보유세 개편안이 지방정부를 위한 재산세와 중앙정부를 위한 종합부동산세로 2분하여 상위 세율에 종합부동산세를 위치하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세율 구조로 보면 보유세의 인상은 종합부동산세 때문이라고 하여도 반박할 말이 부족하다. 나아가 이중과세라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위헌 소송까지 거론되고 있다. 이런 주장들은 다주택자와 다양한 부동산 보유자가 보유세제 면에서 더 유리하므로 보유세 개편안이 형평성을 상실했다는 근거들이 제시되면서 더욱 더 그럴 듯 해 보인다.
따라서 종합부동산세의 무리한 진행은 보유세제의 개편에 오히려 역효과
종합부동산세의 논란은 기본적으로 보유세의 특징인 합산누진과세제도에 이질적인 종합부동산세가 끼어들면서 발생한 것이다. 종합부동산세를 추가하여 세율구조를 2분화하는 것은 논란만 부르고 이중과세로 느껴질 뿐 실익이 많지 않다. 그리고 징벌적 과세가 아니라는 것을 정부가 증명해야 하니 이 또한 부담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세율구조를 2분화할 것이 아니라 알기 쉽게 단일 합산누진과세 체계로 다시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이 세율체계를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가 공동으로 사용하도록 해야 한다. 즉 단일 합산누진세율체계를 활용하여 합산 전 과세는 지방세로, 합산으로 증가되는 과세는 종합부동산세로 하자는 것이다. 두 번째로, 종합부동산세가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충당을 넘어서는 국가적인 기능, 예를 들면 거래세 인하, 을 수행하여야 한다면 어느 과세객체가 적당한가하는 것을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다. 필자의 주장은 토지가 가장 적당하다는 것이다. 토지는 어느 나라 등 헌법에 명시하지 않더라도(명시한 헌법도 종종 찾아 볼 수 있다) 소유여부에 불문하고 국민전체를 위하여 사용되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간의 노력이 들어간 건축물의 경우 소유권과 사유재산권을 무시하고 공 개념을 밀어 붙이는 것은 무리일 수 있다. 따라서 토지에 대한 세금 위주로 종합부동산세를 구성하여야 한다. 급격한 세제개편보다 좀더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하자면 법인이 납부하는 토지관련 보유세(과거 종토세의 2분의 1은 법인이 납부하였다)는 종부세로 할 필요가 있다. 나아가 여러 필지의 토지 또는 여러 채의 주택을 소유한 경우 자치단체는 자기 지역에 소재한 것만 과세하고, 합산누진과세의 원칙을 적용하여 보다 높은 세율(동일 세율체계를 사용하여도 과표 증가로 높은 세율을 적용받게 됨)을 적용받는 것은 이를 종합부동산세로 할 필요가 있다. 주택의 합산과세는 정부 개편 안에는 일부만 반영되어 있으나 합산누진과세를 기본으로 채택하여야 하며 토지는 종류별로 합산누진과세를 기본으로 하는 것이 이미 정부안에 채택되어 있다. 이 합산과세의 기능으로도 충분히 투기적 수요를 감당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후 필요에 따라 토지에 대하여 종합부동산세로의 과세범위를 확대하여도 무방하다.
합산을 한다면 개인별 합산이 옳은지 아니면 세대별 합산이 좋은 지에 대한 논란이 있을 수 있다. 정부는 금융소득의 부부합산 종합과세가 위헌판정을 받은 경험이 있으므로 보유세에 대하여는 개인별 합산누진과세를 주장하고 있다. 틀린 이야기는 아니다. 그러나 양도소득세를 보면 1세대 3주택자는 고율의 세율을 적용받는 등 차별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투기 대책에 있어 세대별로 기준을 세워 불이익을 주는 것은 허용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합산의 기준은 개인별 합산누진과세를 기본으로 하되 투기대책으로 세대별 합산이 추가적으로 가능하도록 설계되어야 할 것이다. 개인별 합산누진제도의 채택으로 증여 등으로 세금을 줄여가는 부작용이 생겨도 어느 수준까지는 어쩔 수가 없다. 다만 이 수준을 초과하면 투기 대책으로 불이익을 받도록 해야 한다.
합산에서 발생하는 또 하나의 문제는 토지 중 나대지와 주택을 나누어 소유할 경우 세부담이 훨씬 줄어든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주택을 사서 건물을 철거하고 나대지 상태로 보유하면 훨씬 유리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나대지는 언제라도 주택이 될 수 있으므로 법 형평의 논리상 수용되기 어려운 것이다. 현행 종합토지세도 주택용 건물의 부속토지와 나대지를 합산하여 종합과세대상으로 삼고 있었는데, 이러한 지방세법의 취지는 그냥 살려 두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나대지와 주택을 합산하여 동일금액의 나대지와 주택이 내는 세금에 비례하여 보유세를 내도록 할 필요가 있다.
종합부동산세는 토지와 투기대책에 국한하고 지방세로 하여 거래세를 인하할 수 있도록 하여야
종합부동산세를 부과한다면 국세로 하여야 하느냐 아니면 지방세로 하여야 하는 것도 큰 논란거리 중의 하나이다. 정부는 종합부동산세로 6,000억 내지 7,000억원을 거두어 재정이 열악한 자치단체에 나누어 줄 전망이라고 한다. 그러나 보유세제의 개편은 보유세를 현실화하고 대신 거래세를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한 것이지 재정자립도가 열악한 자치단체에 배분할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자치단체의 재정자립문제는 보유세 현실화 정책이 아닌 보다 근본적인 부분에서 해결점을 찾아야 한다. 그렇다면 지금의 보유세제 개편은 당초 목표로 하였던 대로 보유세를 현실화하는 대신 거래세를 낮추는 데에 집중하여야 한다. 거래세를 낮추려면 세원 보전책이 필요한 것은 당연한 이치이므로 종합부동산세는 광역자치단체의 공동세가 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방안이 될 것이다.
보유세 개편의 허점은 주로 주택과 비교하여 종합부동산세에 형평이 결여되어 있다는 점에 집중되어 있다. 이상의 개선안은 이러한 불평등을 개선하여 불필요한 논쟁을 미연에 방지 할 것이다. 이외에도 종합부동산세의 과세방식에 있어서도 이중과세의 느낌이 들지 않도록 단일고지서 방식을 채택하여야 한다. 단독주택과 공동주택과의 형평은 건교부가 발표한 ‘주택가격공시제도’ 등의 조치로 불균형을 충분히 완화해 갈 수 있으므로 큰 문제점으로 지적될 수 없다.
정부는 보유세 개편안에 대한 후속 조치로 1세대 3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방침의 완화 등 서둘러서 보완책을 내 놓으려 하는 인상이 짙어지고 있다. 보유세 개편은 나라의 100년 대계를 짜는 일이다. 미봉책에 다시 미봉책을 덧붙여 칠하면 누더기라 부른다. 보유세 개편은 누더기가 되어서는 안 된다. 미진하거나 고쳐야 할 점이 있으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여 고쳐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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