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선심쓰듯 남발…과세기반 ‘야금야금’
[참여연대-한겨레 공동기획]조세 큰틀 바꾸자(중) 원칙없는 비과세 감면 제도
양극화 해소 등을 위해 필요한 재원을 어떻게 조달할 것인지가 뜨거운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세수 확대를 위해서는 세율 인상보다 탈루 세금을 줄이고, 과세 대상을 넓히는 게 우선이다. 현행 조세체계는 탈세를 조장하거나 비과세·세금감면을 과도하게 허용해 과세 기반을 훼손하는 측면이 있다. 조세체계를 바로잡을 방안을 <한겨레>와 함께 세차례에 걸쳐 연재한다. 두번째 기획으로 비과세, 감면 제도 남발의 문제점에 대한 글을 게재한다 <편집자 주> |

임시투자세액공제는 불황기 때 기업들의 설비투자를 유도하는 일종의 ‘미끼’다. 이 제도는 투자금액의 7%를 법인세에서 공제해준다. 투자를 할까말까 망설이는 기업들로서는 이 제도가 시행될 때 투자를 하면 그만큼 절세를 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임시로’ 운용하도록 돼 있는 이 제도는 거의 매년 시행되고 있다. 1968년 도입된 이 제도는 지금까지 24년이나 시행됐고, 지난 정기국회에서도 어김없이 연장됐다. 기업 등 이해관계자들 때문에 사실상 항구화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에만 임시투자세액공제로 인한 세금감면액은 2조5천억원에 이르렀다.
선거때마다 비과세·감면 법안 늘어나
국세의 14.5% 차지…최근 4년새 6조↑
조세제도 중에 비과세·감면이라는 ‘달콤한’ 제도가 있다. 세금을 아예 내지 않도록 하거나 일정액을 깎아주는 것이다. 비과세·감면은 1960년대 전략산업 육성 지원을 위해 도입된 이래 투자와 저축 증대, 서민·중소기업 지원 등으로 분야가 확대됐다. 하나하나 뜯어보면 어느정도 필요성이 인정되는 부분들이 있다. 그러나 너무 남발되면서 과세기반을 잠식하고 있는 점이 문제다. 따라서 실효성 있는 제도 중심으로 재정비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비과세·감면의 가장 큰 문제점은 그 규모가 너무 크다는 점이다. 정부는 해마다 비과세·감면을 줄이겠다고 천명해왔으나, 실제로는 갈수록 늘어났다. 현재 운용중인 비과세·감면제도는 모두 226개이며, 수혜 대상은 농업·근로자·중소기업·구조조정·투자 등 다양하다. 비과세·감면액은 2001년 13조7천억원에서 2005년에는 19조9878억원으로 늘었다. 관련 국세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같은 기간 13.4%에서 14.5%로 증가했다.

보험료·의료비 등에 대한 근로소득세 특별공제도 마찬가지다. 전체 근로자중 절반은 세금을 내지 않는 면세점 이하이기 때문에 특별공제 혜택은 중·상층 근로자에게 돌아가게 돼 있다. 지난해 특별공제로 인한 감면액은 3조2천억원 가량이었다. 박기백 한국조세연구원 연구1팀장은 “특별공제를 줄이면 소득분배가 오히려 개선된다”며 “자영업자와 근로자간 세부담 불공평 때문에 근로자에 대한 공제를 늘리고 있는데, 그 해법을 자영업자 과표 양성화로 찾아야지 근로자 공제 확대라는 손쉬운 방법으로 찾아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비과세·감면이 갈수록 늘어가는 것은 정부가 이에 대한 확실한 통제장치를 마련하지 못한 데다 국회의원들이 선심성으로 남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선거를 앞두고 각종 비과세·감면 법안이 많아진다. 기존에 혜택을 받고 있는 계층의 반발도 무시하기 어렵다.

정부는 비과세·감면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담당 부처에서 조세감면평가서를 작성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재경부 관계자는 “중소기업 관련 감면의 경우 ‘중소기업 경영난 해소에 도움이 됨’이라고 써온다”며 “내놓기 부끄러울 정도”라고 말했다. 정부가 일몰규정 등을 내세워 감면 폐지를 건의해도 국회가 감면을 늘리기 일쑤다. 조세감면 법안 발의 건수는 15대 국회 41건, 16대 106건에서, 17대 국회는 지난해 말 현재 130건으로 급증했다.
최영태 참여연대 조세개혁센터 소장은 “한정된 국가재정을 효과적으로 쓰는 지혜가 필요한 때”라며 “정책목적을 달성하거나 효과가 불분명한 비과세·감면은 재정비하고 걷을 세금은 거둔 뒤 취약계층 등 필요분야에 직접 지원하는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부가세 면세 제도도 불합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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